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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 새해맞이 / 인천 월미도

질고지놀이마당 2011. 1. 2. 14:18

인천 월미공원 정상에서의 신묘년 새해맞이

 

 

신묘년(辛卯년) 새아침을 밝히는 첫 해돋이를 월미도에서 맞았다.

새해 해맞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동해안으로, 그것도 조금이라도 해가 일찍뜨는 일출명소를 찾아 가는데 난 거꾸로 간 것이다.

경인년 마지막날 인천 처남집에서 처가 형제들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인천까지의 먼거리 이동에다 시끌벅적 어울리는 자리여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새해맞이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06시, 다들 깊은 잠에 떨어져 있는 사이에 카메라 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아직 어둡고 어느쪽이 동서남북인지 지리도 잘 모르지만 뜻이 있으면 길은 있는법.

일단 처남집에서 가까운 수봉공원을 찾아 올라갔으나 현충탑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해돋이를 보기에는 전망이 마땅치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곳이 전에 한번 가봤던 월미도였다.

 

걸어서 가기에는 멀고, 해돋이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마음이 조급하다.

택시를 이용하여 월미공원 입구에 내리자 역시 이곳은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았고, 모두들 향하는 곳은 정상쪽에 있는 전망대였다.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을 하며 든든한 두 다리 덕분에 단숨에 전망대까지 올라쳤다.

그러나 동쪽으로 짙은 구름띠가 동쪽 하늘에 걸쳐있었고, 일출을 볼만한 장소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신묘년을 밝히는 첫 태양은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해돋이가 시작될까봐 마음이 조급해서 뛰다시피 올라왔는데 30분 이상 대기상태다.

 

동해안보다 약 10분쯤 늦는 일출시간을 감안하더라도 7시 45분쯤에는 솟아 올라야 하는데 8시가 다 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실은 제 시각에 떠 올랐겠지만 구름띠가 두터워서 10분쯤 늦어지는 것이었다.

하매나 해돋이를 기대하던 시민들 중에서 춥고, 시간에 쫓겨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제법 늘어나고 나서야 해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황홀한 일출이 아닌 그저그런 모습으로..

 

하긴 날씨에 따라서 전혀 못 보는 경우에 비하면 이정도의 해돋이를 본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는다.

 

 

 

 

 

 

 

 

오랜 기다림에 비해서 짧은 순간에 밋밋하게 진행된 일출이 지나자 그 많던 이들도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조금전까지 만원을 이루다 금새 텅 비다시피한  전망타워에 올라가 인천항을 내려다 본다.

조국근대화의 관문이라 할 인천항 저쪽으로 인천대교가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