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중앙마라톤대회/ 배번5351/ 기록 3:52:06 완주
11월 3일 치러진 중앙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힘들기는 했지만 목표로 했던 4시간 이내에 완주를 했다.
기록은 3시간 52분 06초
이로써 개인 풀코스 완주 14회 를 기록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3시간 34분 23초 (2009년 고성대회)
개인 최저 기록은 작년 3월 1일에 울산마라톤대회에서의 4시간 32분이다.
하지만 이 때는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활동중이어서 정말로 연습을 한번도 못하고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을 생각하면 완주만으로도 대단한 성취였다.
어쨋든 그로부터 1년 반만에 풀코스 도전이니까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시작하는 첫 풀도전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생애 첫 풀코스 도전을 했던 2006년 가을, 경주 동아마라톤오픈대회 기록(3시간 52분 26초)과 거의 같은 기록이다.
<참가 후기>
중앙마라톤대회는 개인 기록을 갱신하기 좋은 대회라는 생각이다.
첫째, 코스의 고저가 높지 않고 평탄한 편이어서 특별히 힘든 구간이 없었다.
아마도 내가 참가해 본 대회 중에서 전 구간에 걸쳐 이만큼 오르막이 없는 구간은 처음이라는 생각이다.
둘째, 달리기에 딱 알맞은 기온과 바람이 거의 없는 이상적인 날씨였다.
물론 날씨는 해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변수가 많은 편인데 적어도 올해 대회는 약간 쌀쌀한 정도에 햇볕도 거의 없어서 아주 좋았다.
개인적으로 훈련할 시간을 내기 어려워 회사 출퇴근을 하면서 산길로 서너번 달렸는데 요즘 밤 기온이 뛰지 않으면 금새 땀이 식을 정도로 쌀쌀하다.
중앙대회 날씨가 딱 그랬다. 노출된 팔과 손이 약간 춥다고 느낄정도... 그리고 아침에는 안개가 깔렸고 한낮이 되면서 살포시 걷히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중앙대회에서의 날씨 조건은 내가 연습하던 것과 거의 같았으며 아주 이상적이었다.
셋째, 이건 메이저대회 공통인데 참가자가 많으면 마치 강물에 휩쓸려 가는 느낌이어서 덜 힘들게 느껴지고, 속도감을 덜 느끼게 된다.
이는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같은 속도로 달리더라도 국도에서는 엄청 빠르게 느껴지는 속도라도 고속도로에서는 아주 느리게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
따라서 메이저 대회에서는 많은 무리중에 섞여 달리느라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덜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다.
또한 약간의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고비를 잘 넘기면 기록향상의 지름길로 이어진다.(물론 과욕을 부리다간 망칠 수도 있지만...)
하여간 나는 쉬었던 기간이 길고, 연습량이 너무 부족해서 초반에 1km를 6분대로 페이스 조절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중 기록을 보니 훨씬 앞질렀다.
위에 조회해서 올려놓은 구간별 기록에서 보듯이 20km지점 통과 기록이 1:43분이면 거의 5분대로 뛰었다는 결론이다.
계속 1km당 5분대로 뛸 수 있다면 3시간 30분대에 골인하니까 개인 최고기록 갱신을 할 수 있는 페이스다.
하지만 항상 후반부에 뚝 떨어지는 체력과 고관절 통증(이번엔 발바닥 통증까지)이 문제여서 20km 이후 구간은 6분대로 뚝 떨어졌다.
출발해서 한동안은 페메 신경 안쓰고 달리다가 15km 지점 이후 부터는 3시간 40분 페메를 따라 잡았다.
그러나 20km 지점 이후에서 3시간 40분 페메를 놓치고, 37km 지점에서는 3시간 50분 페메에게도 따라 잡혔다.
20km 지점까지의 컨디션으로는 개인 기록 욕심을 낼만도 하다는 생각을 반짝 가져봤으나 반환점 돌면서 4시간 40분대 기록이면 되겠다고 타협을 했다.
그러다 3시간 50분 페메에게 추월당하면서는 50분대 기록도 잘 뛰는 거지 뭐, 4시간 이내 완주만 해도 잘 하는 거라는 당초의 목표로 돌아갔다.
마라톤을 뛰어 보면 이처럼 매 순간 고비가 찾아오고 수없이 갈등을 하게 된다.
쥐가 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그래서 내면에서는 '천천히 달려라~ 혹은 그만 멈춰라..' 등등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42km를 달려 마침내 잠실종합운동장을 들어서는 순간의 환희와 성취감은 국가대표 부럽지 않다.
다시 또 하나의 목표를 해냈다는 자부심, 이런 각오와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면 헤쳐나가지 못할 것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는다.
그래서 마라톤을 일러 또 도전하게 되는 중독성을 지닌 운동이라고 하는 것 같다. <끝>
<똑딱이 카메라에 담은 사진 몇 장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