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철탑공사 현장 답사/ 90~86번

질고지놀이마당 2014. 1. 21. 02:07

2014. 1. 19. 일

 

동화전마을회관 뒤편으로 지나가는 765kv 송전철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이 96번 철탑으로 한창 조립공사 중이고, 오른쪽이 이미 조립 완료된 95번 철탑이다.

저 철탑을 막아내지 못하면 동화전 주민들은 평생 괴물같은 송전탑을 바라보면서 그 아래서 살아야 한다.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97번 철탑현장은 마을에서 가장 가깝다.

 

동화전마을회관 뒤로 보이는 96, 95번 철탑

97번까지 완공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마을회관 너머로 보이는 96번 철탑 조립현장.

기초공사가 끝나고 나면 철탑을 조립하는 공정은 속도가 무척 빠르다.

규격화 모듈화된 철골을 크레인으로 끌어 올려서 볼트로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동화전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97번 공사현장

 

동화전 마을 반대편, 그러니까 산 너머 표충사로 가는 길에서 바라 본 95번 철탑과 96번 조립현장

 

97번 철탑 공사현장으로 자재를 실어나르기 위한 미니케이블카

 

 

평리마을로 가는 길에 올려다 보이는, 백마산 아래 바드리 마을을 가로지르는 88번 89번 철탑

뒤편이 88번이고, 아래쪽이 89번 철탑이라 생각되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철탑번호가 한 단계씩 틀릴 수도 있다.

그동안 백마산 줄기에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철탑이 89번으로 알고 있었는데 84번부터 확인해서 오면 88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간 바드리에 올라갈 수가 없어서 철탑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인데 만약 필자의 기록이 틀리다면 88번~90번으로 소개한 철탑이 89~91번이 된다.

 

사진에 아주 희미하게 나타나지만 90번 철탑도 기초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철탑은 백마산에서 바드리 마을을 거쳐 이곳 골짜기를 건너 오른쪽 봉우리로 연결될 예정이다.

그러니까 골짜기를 건너기 전 90번은 기초공사가 거의 끝나가고 골짜기를 건너서 91~94 네 곳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으나 시간문제로 보인다.

앞서 소개한 95, 96번 철탑은 들어섰고, 97번도 한창 기초공사중이며, 다시 하천을 건너서 98번도 공사준비가 진행 중으로 보였다.

 

그간 바드리는 금단의 땅이었다.

공사가 끝났으니 검문과 통제도 완화돼서 차로 올라가도 가능하겠지만 어차피 공사현장은 두 발로 가야 하니까 불문곡직 길도없는 산비탈을 타고 올랐다.

90번(내가 생각하는 번호가 틀리다면 91번 현장이 됨) 현장으로 직접 가지않고 옆 봉우리로 올라가서 건너다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방향을 잡았다. 

90번 현장 근처로 고도를 높여서 바라 본 95번과 96번 철탑방향이다.

 

왼쪽에 있는 봉우리로 91번 철탑이 연결될 것으로 짐작되며 95번까지는 세개의 철탑이 더 있어야 하는데 정확한 지점은 육안으로 알아내기 어렵다.

그런데 뭔가가 희미하게 보였다.

아마도 93번 철탑지점으로 짐작되는 위치에 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시작됐는지 컨테이너를 한개 갖다놓은 것 같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능선상에 돌출된 지점에 그런 흔적이 드러난다. 

 

90번 철탑 옆 봉우리로 오른다고 방향을 잡았는데 올라와서 보니까 90번 현장과 딱 맞닥뜨렸다.

이중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오갈수도 없고 낮은 곳에 위치해 있으니까 공사현장은 보이지도 않는다.

하는 수없이 다시 골짜기로 내려와서 옆 봉우리로 올라야 했다.

 

옆에 봉우리로 다시 올라 비슷한 고도가 되자 90번 현장이 건너다 보인다.

돌출부가 없어서 나뭇가지가 시야를 가리지만 아쉬운대로 공사가 어느만큼 진행됐는지는 파악이 된다.

네 개의 기둥이 다 올라와 있고 그 아래로 거푸집이 둘러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도 기초공사 마지막 단계에 접어 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네 기둥을 떠받치는 마지막 콘크리트 타설이 남은 단계로 보인다.

 

 

공사현장으로 자재를 실어 나르는 미니케이블카도 설치되어 있고...

 

 

 

기왕 답사를 시작한 길에 89번과 88번 철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산위로 계속 올라갔다.

암릉산이 아니어서 돌출부가 없으니 계속 나뭇가지가 시야를 가린다.

89번 철탑도 조립은 끝나고 공사현장 뒷정리만 남은 것 같았다.

 

89번 철탑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88번 철탑

바드리에 올라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밑에서 올려다 보면서 판단하기로는 높은 곳의 철탑을 89번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넘은 아래쪽에 있는 89번(혹은 90번) 철탑이고

 

요넘이 89번으로 알고 있던 88번(?) 철탑이다.

바드리 농성장에서 밤에 올려다 보면 대낮같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주야장창 공사를 강행하던 바로 그곳이다. 

 

바드리마을 입구

참 살기좋은 바드리마을 이라는 표지석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백마산 아래 평화롭고 아름답던 바드리마을은 765 송전탑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을이 지닌 매력과 가치가 사라졌다.

 

바드리마을 표지석 위쪽에 우뚝솟은 재앙의 상징 바벨탑

 

조립작업이 다 끝났으려니 생각했는데 88번 철탑에 접근하자 공사하는 중장비 소리가 들렸다.

자재를 운반하는 미니케이블카를 통해 뭔가가 운반되기에 다가가서 보니까 중장비가 쓸 연료통이었다.

작업하는 인부가 몇 안돼 보이기에 시침 뚝떼고 현장안으로 들어갔다.

뒤늦게 필자를 발견한 인부들이 출입금지구역이라며,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내쫓다시피 해서 되돌아 나왔다.

굳이 그들과 실랑이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저들은 셋이고 나는 혼자인데다 이미 내가 필요한 사진촬영은 마쳤기 때문.

 

 

조금 전에 미니케이블카를 통해 운반해 온 연료통

 

88번 철탑 현장에서 바라 본 95번 철탑으로 이어지는 경로

바로 아래 89번 철탑은 완공단계고 그다음 90번은 기초공사 완료단계며, 골짜기를 건너가서 91~94 네 곳은 아직 공사 전이다.

하지만 조금 전에 살펴 본 것처럼 93번에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흔적으로 보아 이곳 공사시작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공사현장을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 바람에 할 수없이 비탈면을 우회하여 88번철탑 위쪽으로 올라왔다.

원래는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있었을 터인데 한전은 공사를 하면서 등산객을 위한 우회로를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통행을 아예 못하도록 막아버린다.

그래 놓고는 경고판을 붙여서 협박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안하무인이고 폭력적이다.

 

 

백마산 정상부로 향해 능선을 오르면서 삼박골 골짜기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공사현장이 87번일게다.

지난 전에 답사를 할 때 공사준비를 하고 있던 바로 그곳이다.

역시 시야가 가려서 나뭇가지 사이로 겨우 몇 장 찍었는데 네 기둥을 떠받칠 곳에 거푸집을 세우고 있었다.

 

 

 

이쯤에서 하산을 서둘러야 할 시각이어서 길없는 비탈면을 미끄럼타듯이 삼박골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골짜기 였는데 막상 내려오려니 경사도가 생각보다 심하고 밑으로 내려올수록 바위절벽으로 막혀있는 곳이 많았다.

삼박골을 걸어 내려오면서 올려다 본 88번 철탑

 

 

귀로에 바라 본 95, 96번 철탑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능선을 주욱 따라 내려가다 보면 97번 현장도 스카이라인 상으로 실루엣처럼 드러난다.

 

 

이 사진에서 보면 백마산에서 향로산으로 이어지는 고개마루에 위치한 86번 철탑도 조립공사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번 답사 때 막 공사를 위한 진입로를 닦고 터파키를 시작하던 곳인데 85, 86번 현장은 막는 주민이 없으니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