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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고지놀이마당 2014. 3. 26. 14:23

벼랑 끝에 선 안철수의 선택은?     -시민일보 편집국장 고하승


야권의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드디어 130석의 거대 야당으로 화려하게 출범했다.

하지만 창당 주역인 안철수 의원은 사실상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기초선거에서의 ‘무(無)공천’ 약속을 이행했다는 명분뿐이다. 하지만 그 명분마저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안 의원의 힘이 많이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에 안철수 의원 측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이미 등을 돌린 김성식 전 의원에 이어 전날에는 새정치연합의 2인자 격인 윤여준 새정연 의장마저 안 의원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윤여준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미처 안 의원에게 이야기를 할 틈이 없어서 못했지만 지난번에 간접적으로 (떠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제는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성식 위원장이 나가고서도 제가 사무실에 나와 있었던 건 마무리를 끝까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오늘 해산까지 했으니 제 소임은 다 했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전날 해산 결의 후 사무실을 돌며 그간 함께 고생한 실무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윤 의장보다 먼저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박호군 위원장도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근명 위원장도 일단 일선으로 돌아가 시민단체 일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에서 그간 궂은일을 도맡아 해 온 강인철 조직팀장 등 실무진 일부도 조직을 완전히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의원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왔던 새정연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그의 곁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당내 안 의원의 세력 구축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안철수 의원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지지율마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각종여론조사에서 안의원의 독자 창당 준비위 격인 새정연의 지지율은 제 1야당인 민주당 지지율을 압도했었으나, 통합 선언이후의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국일보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3~24일 이틀간 서울과 경기 지역 유권자 각 706명, 7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7%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의 신당 지지율은 각기 28.8%와 25.4%로 새누리당(52.2%, 56.1%)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안철수 의원의 곁을 지켜주었던 사람들이 보따리를 싸는 상황에서 그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지지율마저 급속하게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에게 닥친 곤란한 상황이 이게 끝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선 신당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친노계가 통합신당의 제 1명분인 무공천 철회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친노 대표격인 문재인 의원이 최근 무공천 재검토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 신호탄이 되었다. 실제 안철수 의원이 지난 25일 ‘기초선거 무공천이 (민주당과) 통합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친노계는 연일 무공천 결정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식 출범한 26일에도 김현미 의원은 “무공천이 야권의 선거 준비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비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된 원인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무공천 결정 재고를 촉구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합당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친노계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친노계는 합당으로 안 의원의 모든 역할이 끝난 만큼, 더 이상 안철수의 약속이행을 위해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불이익을 당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안 의원의 등을 떠미는 형국이다. 거기서 밀리면 안 의원은 절벽 아래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끝장이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안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