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폐 발전소(보일러 건물) 발파해체 참관기
2019. 9. 8. 일. 갬. 18시
동서발전의 폐 보일러 건물(68m) 2개동 발파해체(전도) 작업을 참관한 기록이다.
동서발전 회사측은 미세먼지 발생 차단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였고, 사전설명을 하는 등 정보공개와 참관허용까지 하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미세먼지 비산을 기대한만큼 차단시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유는 예측(이론)과 실제의 차이였다.
먼지 비산을 막기위해서 물대포 차량 10대를 배치한다고 하였으나 정작 발파 순간부터 건물이 전도되어 먼지발생이 최대로 발생할 때까지는 물대포 차량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일정거리에 대기하고 있다가 각자 위치로 출동할 수밖에 없어서 이른바 먼지발생차단 골든타임(발파부터 약 12~20초)에는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이다.
구름이 끼고 일몰시간과 겹쳐서 시민들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으나 비산된 먼지는 바람을 타고 시내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여 석유화학단지를 거쳐 대략 18시 30~40분 경에 시내 중심부(남구)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연속촬영 사진을 보자.
당초 외부에 발표했던 발파시간은 오후 5시였으나 태풍으로 인해 재점검을 하느라 1시간 지연된 18시 정각에 발파작업이 이뤄졌다.
발파직전 모습
18시 정각 발파
왼쪽건물 아래쪽 가림막을 뚫고 발파파편이 튀는 것을 볼 수 있다.
5초 경과시점
왼쪽건물 발파 5초 후에 오른쪽 건물을 발파하는 것으로 설계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역시 오른쪽 건물 하단을 보면 발파파편이 튀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건물이 사이좋게 쓰러지는 순간까지 매우 정교하게 진행되어서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먼저 쓰러진 왼쪽건물 몸통이 엄청난 중력으로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폭격이 이뤄진 것과 같은 검은 먼지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첫 발파 후 12초 경과
오른쪽 건물까지 쓰러지면서 피어오르는 먼지는 공습 혹은 포격을 받은 전장에서 보는듯한 먼지구름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고
첫 발파 후 14초 경과
이즈음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먼지에 가려서 식별이 안되는 상황인데 대기하고 있던 물대포 차량이 출동하는 소리로 짐작된다.
고정으로 설치한 살수 노즐에서 먼저 분사를 시작 했더라도 안전팬스와 먼지에 가려서 보이지 않고 , 발사를 했더라도 사정거리가 짧아서 별 효과가 없었을 것 같다.
발파순간 바람이 불지않아서 먼지는 서서히 상공으로 솟아 오르면서 시내방향으로 불고 있는 미풍을 따라서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첫 발파 후 2분 경과
사정거리가 멀고 성능이 좋은 물대포차량의 활약이 시야에 잡혔다.
실제는 좀 더 일찍 분사를 시작했는데 먼지에 가려서 안보였을 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물대포 차량의 활약은 최초 발파 후 1분은 지난 시점일 것 같다.
그러니까 먼지발생 최고점을 지나 거대한 먼지띠가 발파현장 상공을 벗어나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동서발전에서 나름 철저히 준비를 했다고 보여지지만 예측만으로 대책을 세우다 보니까 이른바 골든타임을 커버하지 못하는 대책이었다.
이시각 거대한 먼지띠가 시내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사진으로는 현장감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데 상당한 범위의 먼지 덩어리가 점점 퍼지면서 이동하는 모습이다.
건너편 미포조선 쪽 시야가 완전히 가리워졌다.
이미 거대한 먼지띠가 형성되어 이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물대포 차량의 살수작업은 좀 공허하게 느껴진다.
전혀 의미없는 것은 아니나 산불 진화작업에 비유해서 말한다면 잔불정리 수준이다.
첫 발파 후 4분 경과
먼지띠에 가려있던 건너편 염포산 전망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첫 발파 후 6분 경과
이제 발파현장의 먼지발생은 거의 잡힌 상태다.
첫 발파 후 10분 경과
발파현장 참관을 마치고 철수를 하느라 동서발전 정문 옆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대기질 모니터링 차량이 열심히 대기질을 측정하고 있었다.
들어갈 때도 서 있었지만 무심코 지나쳤는데 가만 생각하니까 아니 저 차가 여기 서있으면 대체 무엇을 측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파현장에서 발생한 먼지가 날아가는 방향과 전혀 상관이 없는 지점에서 측정하는 대기질 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곳은 발파현장을 안전하게 바라보기 좋은 위치이지, 발파작업에 의한 대기질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장소로는 영 아니었다.
보통 시민들의 상식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 일인데 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원님들 전문가 맞으신가요?
울산시에서는 거액을 들여서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한 대기질 측정차량을 구입했다고 홍보하고 시범행사도 가졌는데 정작 현장에서 가동되는 실상을 보니 장비가 좋으면 뭐하냐, 제대로 써야지.
그리고 내친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울산시와 남구청 공무원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7월 7일 연돌(굴뚝) 폭파 당시에 사전 알림도 없었고, 조치도 미흡해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런 자세로 일해서야 되겠냐고요.
동서발전에서 단디 준비했다고 하니까 그 말만 믿고 나와보지도 않는 관계 공무원들, 이거 무사안일을 넘어 직무유기라고 생각된다.
현장을 참관한 필자의 생각으로는 동서발전은 나름 노력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먼지발생 차단에는 실패했다.
그런데 그 책임은 동서발전보다도 울산시 대기질 담당자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난 번 연돌폭파 당시에 현장을 제대로 관찰하고 함께 대책을 세웠더라면 훨씬 더 효과적인 먼지발생 방지대책이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판단으로는 아무리 성능좋은 물대포 차량을 10대가 아니라 20대를 갖다 놓아도 먼지발생 골든타임에 기능할 수가 없다.
폭파할 건물 중간이나 상층부에 물을 가득채운 물탱크를 설치해 놓고, 건물 발파 직후(약 3~5초) 물탱크도 폭파되도록 설계한다면 건물이 전도되는 순간에 최고로 발생하는 먼지를 상당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연돌 발파해체 작업을 하면서, 그리고 보일러 건물 3동 중 가운데 건물을 폭파해체 하면서 비산먼지 발생을 제대로 막지 못해서 동서발전은 물론이고 울산시와 남구청도 많은 질타를 받았었다.
울산시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울산의 대기질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공무원들이 업체가 알아서 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직무유기다.
지난번 발파작업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살려서 보다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그 때 우리 환경연합을 참관 시켜주었더라면 이런 아이디어를 주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 발파 후 18분 경과
참관을 마치고 귀가길에 올라 지대가 좀 높고 전망이 탁 트인 곳을 지나다가 깜짝 놀라서 차를 다시 세웠다.
이쯤 시간이 흘렀으면 먼지띠가 일부는 가라앉고, 일부는 희석되어 날아갔을 것으로 짐작을 했는데 아니었다.
SK공장으로 짐작되는 지점에 짙은 안개가 드리운 것처럼 먼지띠가 상공을 뒤덮고 있지 않은가!
먼지띠 이동 관찰위치
24분 경과
아래 사진에서 왼쪽부터 굴뚝을 주욱 살펴보면 가운데로 갈수록 굴뚝이 가리워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보일러 건물 발파로 인해 발생한 먼지띠가 이렇게 오래, 이렇게 멀리 상공에 체류하면서 시내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필자가 시내에 들어왔을 즈음에는 구름이 더 드리우고, 일몰 이후 시간이어서 일반 시민들이 육안으로 먼지띠 형태를 인식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저녁시간 한 때 미세먼지가 아주 나쁨 수준으로 떨어졌던 것만큼은 분명할 것이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한가지가 생겼다.
울산시에서 시내 요소요소에 미세먼지를 포함하여 대기질을 측정하고 있을텐데 오늘 동서발전 보일러 건물 발파작업으로 인한 변화가 어떨지 궁금하다.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확인되는 먼지의 정체를 첨단 과학장비는 더 명확하게 체크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 별다른 이상징후를 측정하지 못했다면 대기질 측정방식에 문제가 있거나, 장비가 엉터리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결론이다.
영구적으로 사라진 동서발전 폐 발전소 보일러 건물
동서발전 직원들도 관심고조
홍일점 여성은 함께 참관한 환경연합 오** 회원이다.
생생한 동영상을 찍어 주어서 소중한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