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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부능선/ 청학동-삼신봉-세석-벽소령-의신

질고지놀이마당 2008. 1. 14. 12:59

언제 : 2008. 1. 12(토) 비오다 눈으로 바뀜

누가 : '산길따라~' 카페 회원들과 동행

코스 : 청학동~삼신봉~세석대피소~영신봉~칠선봉~선비샘~ 벽소령대피소~삼정~의신 (9시간 30분)

 

새벽 3시 40분에 동천체육관을 출발하여 지리산으로 향하는 내내 비가 내린다.

눈이 내려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은 그러나, 강원도 일원의 폭설로 인한 입산통제(설악산 오대산)에 비하면 과분한 욕심이라 생각되어 얼른 접는다.

7시 40분 경 청학동 들머리에 도착하여 비옷으로 무장하고 출발을 준비하는데 빗줄기가 서서히 눈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08 :10 삼신봉으로 오르는 들머리 출발

청학동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일까? 솟대 형상의 가로등이 이채롭다.

 

키 작은 산죽과 쭉쭉뻗은 낙엽송이 조화를 이루는 탐방로 입구

  

한시간여 오르막을 올라 삼신봉에 도착(09 : 14)

하지만 구름이 낮게 드리운채 진눈개비가 날리는 날씨여서 전망은 꽝이다. 

 

우회로를 마다하고 미끄러운 암릉길을 오르는 '여학생'의 용기가 가상하여 한컷.

 

삼신봉에서 보는 장쾌한 주능선 조망을 기대한 산행인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구름바다 속이어서 아쉽다.

다음에 더 큰 감동으로 맛보라고 산신령께서 감춰 두었나보다.

산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비 대신 눈이 내리니 또 감사할 일, 때가 아니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삼신봉 아래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

 

세석평전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자연 고사목인지, 산불 혹은 병충해로 인한 고사목인지 '나무무덤'같은 고사목 지대를 지난다.

 

산죽밭 구간에서는 키가 큰 산죽이 회초리처럼 얼굴을 마구 때린다.(앞뒤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교목과 관목, 그리고 산죽까지 자연은 사이좋게 공생하고 있다.

눈꽃이 만발한 산죽밭 사이로 한사람이 가고, 열사람 스무사람이 가면서 터널같은 길이 만들어졌다.

 

 

산호초처럼 바위에 달라붙은 설화

 

 

석문(11 : 34)

대성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기 직전에 바위가 포개져서 만들어진, 城門과 같은 石門이다.

 

 

陰陽水 바위아래(12 : 19)

세석 대피소 못미쳐 바위틈에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다.

 

세석 대피소

점심을 해결하고 벽소령 대피소를 향해 길을 떠나는데 진눈개비 날리는 날씨는 여전히 개일 기미가 없다. (13 :24)

 

칠선봉 못미쳐 계단구간에서

 

 

세석 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각개 출발하다 보니 선두그룹은 보이지 않고 후미그룹은 남아서 자연스럽게 중간그룹이 되었다.

어쩌다 함께 중간그룹에 속한 여학생 네명은 타고난 산꾼들이다.

 

칠선봉 이정표(14 :10)

 

  

 

 

덕평봉 아래 선배샘에 도착하여(14 : 44) 목을 축이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하는데 날씨는 눈보라 수준으로 변한다.

 

지리산 주능선길에서 가장 편한 구벽소령~벽소령 구간

 

 

눈보라치는 벽소령 대피소 도착(15 :36)

 

산꾼들끼리 통하는 이심전심일까?

아무도 훼손하지 않고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인 야외쉼터의 운치있는 느낌이 참으로 좋다.

 

이윽고 도착한 후미대열(15 :56)

출발이후 뒷꼭지를 보여주지 않던 선두그룹이 이곳에서는 기다리겠지 했으나 역시나 벽소령에도 없다.(일부는 길을 잘 못들어서 알바를 했다니 쌤통^^*)

겨울산에 함께 왔으면 의리가 있어야지... 취사장에 들어가 후미대열을 기다렸다.

하산지점 의신까지 남은거리(6.8km)를 감안하면 어둡기 전에 하산하기 위해서는 쉴 짬이 없이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비(雨)와 눈(雪)의 경계선

벽소령을 넘는 舊 임도에서 삼정리로 내려서는 비탈길에 이를즈음,자 군데군데 구름이 벗겨지며 조망도 따라서 열린다.

이대로 날씨가 개인다면 내일은 조망이 아주 멋질텐데, 산에서 일박하기 위해 늦은 시각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부럽기 짝이없다.

작년 초 덕유산 종주산행때도 그랬는데 날씨가 심술궂은 것인지, 우리들 복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인지?

이를 일러 '시절인연'이 닿아야 한다고 하더라만...

 

드문드문 하늘이 열리면서 산허리에는 안개가, 마을에는 밥짓고 군불때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삼정리 마을(17 : 05)

 

삼정마을에서도 의신까지는 남은 거리가 제법 되지만 승합차까지 통행하는 시멘트 포장길이어서 어둠이 내린들 걱정할 것이 없다.

빠른 걸음으로  17시 40분 의신 도착, 비와 눈, 안개구름과 함께 한 지리산 남부능선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총 9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