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현대자동차 노조 지부장선거 관전 포인트

질고지놀이마당 2009. 9. 7. 17:01

현자노조 지부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여 14일까지 선거운동을 하고 15일 1차 투표를 하는 일정이므로 초반 탐색전이 끝난 상태인 셈.

더욱이 지난 주에 유권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현자노조의 구심이자 상징인 울산공장에서의 첫 합동유세도 실시됐다.

필자는 어느 조직, 어느 후보에게도 치우치지 않는 입장에서 이제 중반전에 접어 든 지부장 선거의 관전포인트를 짚어 보기로 한다.

 

이후 선거운동 진행 일정은 15일 1차투표에서 과반수 당선자가 나올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1, 2위 득표팀이 16 ~17 양일간 추가 선거운동을 하고,

18일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후가 주말 연휴여서 선관위의 공식 당선자 발표는 9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기 소개한 바 있듯이 현자노조 임원선거는 기업별 노조시절은 물론, 금속노조로 전환한 이후의 지부장 선거에서도 임원후보를 런닝메이트제로 등록한다.

지부장(舊 위원장)과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3인, 사무국장 등 6명이 한 팀을 이루어 등록하는 것.

이러한 러닝메이트제는 다양한 정파간 경쟁이 치열한 노동계 풍토에서도 집행부만큼은 한목소리를 내는, 즉 지도 집행력 강화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상급단체와 대공장 노조가 채택하는 부문별 부위원장 별도 선출 방식은 부문별 대표성 부여를 통해 소외되는 부문이 없도록 한다는 좋은 취지와 장점에도 불구하고, 집행부 내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집행력 약화라는 단점이 있다.

 

런닝메이트제에서 각 출마팀은 자유롭게 임원후보를 선정할 수 있는데 득표전략상 공장별 지역별로 임원후보를 안배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있다.

 

이번 지부장 선거에 입후보한 팀은 4팀이다. 

 

앞에 순서부터 지부장(만 나이),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3명), 사무국장 후보 順  

 

기호 1 이경훈(49) / 이상수 / 박영기 김만태 김성재 / 문성곤

기호 2 홍성봉(48) / 이한부 / 문영옥 전광수 손성환 / 임희호

기호 3 권오일(43) / 문용문 / 권오길 왕택상 장경훈 / 강오수

기호 4 김홍규(47) / 지진근 / 정태철 박태준 최문식 / 하홍건

 

<사진은 지난 9월 4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장에서 포즈를 취한 지부장 후보들>

 

하지만 아직까지 지부장(구 위원장)을 포함하여 주요 임원후보는 본조(本組)라 불리는 울산공장 소속을 벗어난 적이 없다.

이번 지부장 후보는 물론, 수석부지부장 후보까지 8명 모두 울산공장 출신이다.

다만, 득표전략상 지역과 직급 안배를 고려하느라 6명의 후보 중에서 1~2명을 본조(울산공장) 밖에서 발탁하는 정도였는데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각 후보 진영 별로 울산공장 출신이 아닌 타지역(부문) 임원후보群은 다음과 같으며 1~3번 진영은 2명씩, 4번 진영은 3명을 안배했다.

기호 1번 2명/ 부위원장 후보 박영기(판매) 김성재(5공장, 구 정공)

기호 2번 2명/ 부위원장 후보 손성환(판매) 사무국장 후보 임희호(남양)

기호 3번 2명/ 부위원장 후보 왕택상(판매) 장경훈(남양)

기호 4번 3명/ 부위원장 후보 정태철(판매) 박태준(정비) 사무국장 후보 하홍건(5공장, 구 정공)

 

이러한 특성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자노조의 조직 분화와 통합의 역사를 간단히 돌아 볼 필요가 있다.

87년 7월에 결성된 현자노조는 단일지역 단일노조였으나 이후 남양(마북)연구소, 전주공장, 아산공장 등 '직할 지부'가 생겼다.

이들 직할지부는 울산공장에 근무하던 직원들(조합원)이 전출을 통해 토대가 마련된 경우가 대다수여서 이질적 요소가 거의 없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현지 채용이 늘어남으로써 다소 옅어지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본조출신 1세대 활동가들이 건재한 편이다.

 

그러나 판매와 정비 부분이 통합되면서 이질감과 다양성이 늘어나고 주요 정책과 임원선거에 있어 주요 변수(이른바 캐스팅 보트)로 등장했다.

울산에서는 과거 현대정공이 통합되어 5공장으로 편재되고 모비스도 직할 위원회로 편재되었는데 같은 지역에서 활동했다는 동질감도 있지만

구 현대정공의 경우, 현대자동차와는 뭔가 좀 다른 노사관계의 독특한 전통과 조합원정서가 별도로 남아있기도 한 특성이 있다.

여하간 이렇게 직할지부 외에도 판매와 정비 정공 모비스 등을 통합한 현자노조는 조합원 4만 5천명을 넘나드는 전국 최대의 단위 노조로서

규모나 위상 영향력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커진 덩치 못지않게 전국 각지에 산재한 지부 지회 분회 등 조직관리와 의사결정의 애로점도 동시에 안게되는 문제도 생겨났다.

예컨데  대의원대회를 한번 치르려 해도 전국각지에서 대의원들이 한 곳으로 모여야 함으로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문제를 안게 되었다.

비용의 문제보다 어려운 것이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고, 다양성 속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통합하고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임원선거를 한번 치르려면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전국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출마하는 후보진영은 전국을 커버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는 출마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

또한 선거관리업무를 관장하는 선관위의 업무범위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전통과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별 무리없이 선거를 치러내는 능력을 보면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에 출마한 4팀이 내건 슬로건과 걸어 온 노선, 주요 지지기반을 알아보자.

편의상 기호순으로 소개한다.

 

<기호 1번 이경훈 후보> 

  

기호 1번 이경훈 후보진영이 내건 슬로건은 "숨쉬는 현장, 황소투혼 이경훈"이다.

현 집행부 사퇴로 사측의 현장통제가 강화된 현장권력을 되찾겠다는 것과 이경훈 지부장 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부각시킨 슬로건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가 속한 현장조직은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 약칭 전현노로서 결성된지 얼마 안되었으나 밑바닥 뿌리는 깊은 편이다.

현자노조 역사에서 가장 보수적인 노선을 취했던 이영복 위원장 시절의 '한빛'부터 '노연투'를 거쳐  '현장연대'로 이어오다가 분화하여 전현노를 결성, 독자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그간 위원장 선거에 6번 출마하여 항상 결선투표에는 올랐지만 늘 1~2%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던 아픔을 안고있다.

그는 이영복 전 위원장의 후광과 멍애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1차투표에서 안정 지향성의 표심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 후광이라면, 2차에 가면 범 민주파의 견제와 담합의 벽에 막히는 것이 멍애였다.

6회 출마 모두 결선투표의 벽을 넘지 못하자 조직 내부의 '세대교체론'에 따라 두 차례 불출마 했다가 이번에 7전8기의 신화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전 박**, 이** 등 민주파 활동가로 명망성을 지닌 활동가 상당수가 합류하여 노선과 정책 이미지 쇄신을 꾀한 점,

그리고 현장연대 민혁투 등과 후보통합 논의가 깨진 뒤에 현장연대에 몸담았던 이상수 문성곤 등이 전현노에 합류하여 수석지부장 및 사무국장 후보로 출마한 것이 득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관심사다. 

  

<기호 2번 홍성봉 후보> 

 

기호 2번 홍성봉 후보는 '잘못된 금속노조 확 바꾸고, 패권적 정파운동 종식시킨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금속노조 전환이후 현장조합원들의 불만이 팽배된 현장 정서와 패권적인 정파운동의 폐해를 겨냥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홍성봉 후보 진영은 기호1번 이경훈 후보와 오랜 동지적 관계였으나 조직내 세대교체론의 기치를 내걸고 끝내는 분화한 경우에 속한다.

따라서 기호 1번과 2번 후보팀은 비교적 온건 합리노선이라는 점에서 안정지향 성향의 조합원들 지지기반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홍성봉 후보는 이경훈 후보와 오랜기간 조직활동을 함께 해 왔으나 이경훈 후보가 여섯차례나 결선투표의 벽을 넘지 못하자 조직 내부에 확산되기 시작한 세대교체론의 정점에서 두 차례 지부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그러나 홍 후보 역시 일정한 고정득표력은 확인했으나 첫 출마에서는 결선투표에서 석패, 두 번째 출마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이번 출마를 앞두고 현장연대 조직내부에서 필승카드가 되려면 3조직 연합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현장연대, 민혁투, 전현노 등과 단일후보 논의를 하였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하고 현장연대와 민혁투의 연합후보 출마, 현장연대 일부가 전현노와 합류하는 형태로 등록했다.

따라서 온건 합리 성향의 조합원 지지층이 겹치는 기호 1번과 기호 2번 후보가 결선투표에 가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샅바싸움이 그만큼 중요한 처지다.

홍성봉 후보는 이영복 집행부 시절 상집위원 근무를 시작으로 이후 집행부와 한빛 노연투 현장연대를 거치면서 기획업무 및 직선 사업부 대표 등 실무와 현장경험을 단계적으로 거치면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참신성을 강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주요 지지기반은 울산공장의 경우 지원사업부를 포함한 간접부문에 지지층이 넓고 홍 후보가 연구소 출신이어서 남양연구소에서도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이번 선거에 사무국장 후보를 남양연구소에서 발탁했으며, 부위원장 후보 1명을 판매 쪽에 할애했다. 

 

 

<기호 3번 권오일 후보> 

 

기호 3번 권오일 후보는 '혼란수습, 현장에서 미래를'이란 슬로건을 내 걸었다.

현자지부가 처한 현실을 혼란스럽고 위기상황으로 보는 데는 4팀의 후보진영 모두 이견이 없다.

다만 원인과 해법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분석과 처방을 내놓는다.

예컨데 2번 후보는 금속노조 확 바꾸겠다고 한 반면, 3번과 4번 후보는 금속강화를 주장하는 식이다.

권오일 후보를 출마시킨 '민주현장'은 종전 '실노회'와 '자주회'가 통합한 조직이다.

전국조직에서의 정파적으로는 국민파에 속하고, 현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을 배출한 조직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일대오로 일찍 선거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입후보 등록 직전까지 진통을 겪었던 다른 세 팀에 비해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오일 후보 진영은 금속노조를 이끌었던 정갑득 위원장의 공과를 고스란히 받아 안아야 하는 장단점을 동시에 안고있다.

즉 통합이후 금속노조에 대한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가 호의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실노회와 자주회 조직통합의 시너지 효과 역시, 실노회 내에서 상당수의 활동가들이 이탈하여 이경훈 후보 조직인 전현노에 합류함으로써 반감됐다.

권오일 후보를 출마시킨 민주현장은 '민주파'의 적자임을 자임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명성과 투쟁성을 선호하는 성향의 조합원들 지지를 두고 기호 4번 민노회 후보 진영과 겹친다는 점에서 두 후보 진영간 민주파 정통성과 대표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3번 진영은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이 속한 조직이라는 점과, 현 지부 집행부를 배출했던 민투위가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같은 '민주파'로 분류되는 민노회가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1차투표 득표력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기호 4번 김홍규 후보> 

  

기호 4번 김홍규 후보는  '노조는 생명이다! 혼란 끝낼 든든한 대안'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현 집행부가 단체협상 진행중에 사퇴한 초유의 사태를 위기와 혼란스런 상황으로 규정하고 혼란을 수습할 대안세력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홍규 후보가 속한 민노회는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출마를 함으로써 이번 지부장 선거 성적표는 향후 조직활동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선물비리'사건으로 불리는 노조창립기념품 납품비리로 인해 중도사퇴한 박유기 집행부의 공과를 고스란히 감당하는 선거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유기 전 위원장에 대한 노조 자체 징계에서 1년 정권을 받은 것은 선거전에서도 큰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좋은 성적표를 받는다면 향후 '선물비리' 사건은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성적표가 좋지 못하더라도 이후는 좀 더 홀가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유기 전위원장은 금속노조 임원선거에 위원장 후보로 입후보한 상태인데 팩키지 선거의 장점이 될지, 동반 악재로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이러한 핸디캡에도 김홍규 후보가 출마한 민노회는 현자노조 역사에서 '민주파' 의 뿌리라 할 정도로 명망성을 지닌 활동가층이 두터운 강점을 갖고 있다.

전국 운동판에서 이른바 '중앙파'에 속하는, 운동판의 양대산맥 중 하나이기도 한 저력은 가볍게 취급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5공장(구 정공)과 판매 정비 등 외곽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 역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이를 뒷바침 하듯이 김홍규 후보팀은 이번 지부장 선거에서 판매 정비 5공장 등에 3명의 임원후보를 안배하여 발탁하였다.

따라서 이번 선거전에서는 아킬래스 건이라 할 만큼 조직의 입장을 어렵게 만든 '선물비리' 악재를 털어 버리고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상 각 후보진영의 입장을 살펴본 것을 토대로 정리하고 마무리 하고자 한다.

중반전에 접어 든 금속 현자지부 지부장선거 관전 포인트는

 

첫째, 비교적 안정을 바라는 온건 합리적 성향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1번과 2번의 치열한 표심얻기 경쟁과 

 

둘째, 상대적으로 선명성과 투쟁성을 선호하는 조합원들의 지지 확보를 위한 3번과 4번간 경쟁 결과가 결선투표 진출팀을 결정 할 것이다. 

 

셋째,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가 각 후보진영 득표력에 얼마나 어떻게 영향를 미칠 것인지와

넷째, 남양 아산 전주 및 판매 정비 조합원들이 어떤 지부장 후보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낼지가 변수다.

 

초반전에는 비교적 온선성향의 1번과 2번 후보 진영간, 선명성과 민주파임을 자처하는 3번과 4번의 샅바싸움이 치열했다.

팽팽한 긴장은 중반전을 지나 종반전으로 가면서 힘의 균형추가 기울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힘의 균형추가 기우는 순간, 선거의 속성상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결선에 오를 두 팀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한다.

 

<선거공약 비교>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 선거공약 소개는 기호 역순으로 ^^*

 

기호 4번 김홍규 후보

 

기호 3번 권오일 후보

 

기호 2번 홍성봉 후보 

 

기호 1번 이경훈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