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족들이 함께 탐방을 하기로 정한 두 곳 중에서 먼저 코압캐년을 찾아간다.
비지터센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피크닉에리어를 지나서 말과 사슴이 공존하던 목장의 운치있는 축사 뒷편이 트레일 들머리다.
축사 부근 공터에 주차를 하고 코압캐년으로 이어지는 눈쌓인 바위산을 오른다.
바위산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바로 치고 오르기는 힘들기 때문에 트레일은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고도를 점차 높이는 것에 비례해서 24번 도로에서는 주로 절벽만 보이던 주변 바위산의 상단부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늘진 곳에 목장과 운치있는 축사가, 나무가 우거진 곳이 일부는 과수원이고 일부는 캠핑장, 왼쪽으로 돌산과 바위산 사이에 방문자센터가 있다.
하얗게 눈이쌓인 괘적을 따라 희미하게나마 24번도로가 보인다.
물길과 찻길은 서로 교차하면서 낮은 곳을 찾아 흐르고 나무들 또한 물길을 따라다닌다.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목장쪽 도로는 공원내 탐방도로이고, 24번도로는 절벽을 따라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코압캐년을 걷는 우리는 이 지점에서 약 1.5km 동쪽으로 진행한 지점의 24번도로로 내려서게 된다.
왼쪽이 서쪽, 오른쪽이 동쪽이다.
얼마간의 오르막을 지나면 비로소 협곡이 시작되는데 좌우편 바위들이 위압적일 정도로 늘어선 협곡을 따라서 길이 이어진다.
겨울이라서 탐방객이 거의 없는 탓에 눈위에 찍혔던 발자국은 거의 메꾸어져 있었다.
하지만 골짜기가 이뤄진 형상이 일방통행에 가까워서 초행길임에도 길을 찾아 가는 것은 어려움이 없다.
다만 눈이 발목 위까지 빠지는 구간이 많아서 앞서가며 발자국을 찍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그리고 이곳 코압캐년 좌우로 나타나는 바위산의 모습은 24번 도로상에서 보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단애를 이루는 절벽이 아니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두루뭉실한 형상이 이어진다.
양지쪽은 눈이 거의 녹았으나 응달을 이루는 곳은 눈이 적당히 덮여있다.
따라서 볕이 거의 들지않는 협곡아래 골짜기는 발이 빠지는 구간이 제법 남아 있었다.
바위 표면에는 작은 구멍이 무수히 파여 있는데 기포로 인한 용암과 달리 이곳 바위는 풍화작용 또는 침식작용에 의한 결과로 보인다.
양쪽 바위가 맞닿을듯이 협곡을 이루던 구간을 지나고 시야가 점차 넓어졌다.
바위산의 경사는 더욱 완만해지고 협곡도 개활지처럼 넓어진 것이다.
그만큼 햇볕이 많이 드니까 눈도 많이 녹았다.
개활지로 나오자 아내가 눈밭에 벌렁 드러누워 버린다.
쉬었다 가자는 신호다.
사진에 내 모습은 거의 안나타나는데 나는 간식과 보온물통 및 음료, 여벌 옷 몇가지를 담은 베낭을 메고 앞에는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었다.
계곡에 이리저리 이어지는 발자국은 산짐승들이 오간 흔적이다.
녀석들도 대개는 길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쉬는 짬을 이용해서 올라갈만한 바위를 찾아 전망이 더 트인 곳까지 올라가서 둘러본 풍경이다.
기온도 많이 올라가서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가 되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한 곳으로 끌고 간다고 투덜대던 아내와 딸도 생각보다 험한 길이 아닌데데 이색적인 풍경이 이어지자 만족스러워 한다.
낸들 뭐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다만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우리 가족이 걸을 수 있는 능력 등, 주어진 조건과 부합하도록 선택할 뿐이다.
그 결과가 이상적일 수도 있고, 오판으로 인해 고생할 수도 있는데 미지의 여행에서 그런 것은 각오해야 한다.
잠시의 휴식 후에 코압캐년 트레일을 계속 걷는 중인데 풍경이 갑자기 달라진다.
버섯모양으로 우뚝 선 바위가 눈길을 끈다.
그놈 참.. 국내에 있었으면 힘있게 생긴 남근석이라고 명물이 되었을텐데 여기서는 별 인기가 없나보다.
하늘을 향해 발딱 일어서서 뭘 어쩌겠다고?
코압캐년을 벗어날 무렵, 그러니까 24번 도로가 가까운 지점에서 지형은 평범한 야산처럼 변한다.
그리고 바닥에는 이색적으로 까맣고 동글동글한 돌이 많이 보였다.
지름이 약 20~30cm정도로 작은 것에서부터 50~100cm 정도로 제법 큰 돌까지 무수히 깔려있다.
그 돌은 물흐름에 따라 굴러 내려왔는지 곳곳에 무더기를 이루기도 한다.
이 검은 돌들은 야산에 많이 널려 있었는데 모래와 흙이 유실되면서 비교적 큰 돌들이 드러난 것으로 추측된다.
아내와 딸은 거인이 갖고놀던 공기돌이라커니 거대한 염소똥 화석이라니 카면서 재미있어 한다.
코압캐년 탐방로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전방에는 짜잔~~~! 하고 아이맥스 와이드 화면처럼 시원스럼 그림이 펼쳐진다.
24번 도로와 하천이 지나가는 큰 협곡 건너편에 캐피탈리프 중심에 해당하는 바위산 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이곳 소개는 다음편에.
그림으로 보면 그냥 이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24번도로로 내려섰다가 계곡을 가로질러 다시 올라야 한다.
우리 가족의 목적지는 건너편까지인데 아직 아내와 딸은 모르고 있다.
미리 저곳까지 걸어갔다와야 한다고 말해버리면 지레 겁먹고 못간다고 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아직은 비밀...ㅎㅎ
바로 요 아래 내려다 보이는 도로가 24번도로다.
요리로 내려가서 다리를 건넌 다음에 건너편 산길로 접속한다.
아래 사진 왼편에 원형처럼 둘러쳐진 목책 일부가 힉맨브리지 트레일이 시작되는 주차장이다.
탐방로는 물길을 따라 이어지다가 모퉁이를 돌면서 언덕으로 올라간다.
다음 소개할 순서는 힉맨브리지까지 왕복구간으로서 주로 힉맨브리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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