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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례의 모녀상봉 / 120719 울산역

질고지놀이마당 2012. 7. 20. 00:39

미례가 17일만에 제 엄마와 상봉했다.

 

사실은 아이는 엄마 아빠 거의 찾지 않고 할머니를 잘 따르며 잘 놀았다.

잠시나마 떼어 놓은 동안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과 간절한 보고픔은 부모의 몫일 뿐이었다.

아이가 보고싶어서 주말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인천공항에서 곧장 달려온 엄마는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 상봉의 기쁨이 사무친다.

그러나 아이는 처음엔 무덤덤한(?) 표정이어서 엄마의 마음을 저리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곧 엄마의 마음이 아이에게 전이 되면서 아이의 표정도 기쁨으로 변하여 제 엄마 품으로 파고든다.

 

모녀간 상봉 과정에서 아이의 엄마이자 우리 부부의 딸의 마음에는' 세상의 전부'인 미례만 보일 뿐, 부모의 존재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우리 부부는 말없이 눈빛으로 마음을 교환하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딸아, 우리 부부도 너를 그렇게 키웠단다, 그리고 우리도 아이 사랑에 마음을 빼앗겨 부모에 대한 마음이 소홀했단다.

 

딸의 태도에 섭섭함을 느끼기 보다는 "그래, 우리 생각 안해도 괜찮으니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으렴.."

이땅의 모든 부모들 마음이 다 그럴 것이다.

사람들 마음은 오십보 백보의 차이, '뿌린대로 거두는 법' 인생은 이렇게 되풀이 되며 끈을 이어간다.

 

모녀가 상봉의 기쁨을 나누는 동안 모녀간의 사랑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 부부에게는 작은 행복이다.

내 딸도 언젠가는 미례에게서 우리가 지금 느끼는 마음을 체험할 때가 올 것이다.

엄마 아빠에게 목숨보다 소중하고, 온 세상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을 받는 미례도 나중에 자라면 부모 품을 떠나 더 사랑하는 대상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