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기/영남알프스

가지산 한바퀴 학심이골 얼음풍경/ 130112

질고지놀이마당 2013. 1. 13. 01:43

언제 : 2013. 1. 12. 토. 맑음

누가 : 나홀로

코스 : 석남터널~정상~아랫재~큰골~학심이골(학소대)~쌀바위~정상~원점회귀 하산


원래는 새벽에 출발하여 일출과 상고대 풍경을 보러 갈 생각이었으나 전날 모임이 늦게 끝난데다가 날씨를 보아하니 상고대를 기대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단념했다.

그러나 하릴없이 집에 있으려니 근질근질해서 늦으막하게 출발했다.

11시쯤 석남터널 출발, 내 산행스타일로 한다면 하산할 시각이다.

 

중봉에서 정상으로 향하다가 회사 동료이기도 한 절친을 만났다. 




정상에서 인증샷 찍어주고, 오뎅 끓이는 것 기다려서 점심대신 요기도 하다보니 시간이 어중간하다.

그렇다고 그냥 내려오기는 좀 싱겁고, 사진을 찍을만한 풍경도 그저 그렇다.

하여 생각한 것이 꽁꽁 얼어붙어 있을 학심이골 ^^*

오후 두시가 넘은 시각에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려면 늦을 것을 감수해야 한다.



다음은 중봉부터의 풍경모음
































얼음골 사과경작지, 멀리 도래재가 보인다.


아랫재에서 큰골로 내려가는 길



학심이골 답사




학심이골 얼음 사진은 별도 꼭지로 소개한다.

걸음이 빠른 편인데도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이 가는줄을 모른다.

학소대폭포 사진까지 찍고나니 17시 47분, 벌써 일몰시각이다.


갈길이 아직 까마득한데 곧 어둠이 내릴 것이다.

밤중에 북릉을 다시 오르기는 너무 위험하고, 쌀바위로 오르는 길은 너덜지대가 많고... 마침 미답구간이 하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쌀바위에서 정상쪽으로 이동하다보면 헬기장이 하나 있다.

어림짐작으로 그리로 연결되는 길이겠다 싶었는데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있어 계속 따라 올라왔더니 맞다.


숨을 헐떡거리며 오르막을 치고 올라와서 이제는 안도하며 정상으로 향하는데 저만치에 불빛이 하나 앞서간다.

어둠 내린 산길에 나처럼 별난 산꾼일까? 그 시각 능선길을 걷는다면 무박종주꾼이거나 비박산행에 나선 길일 것이다.

정상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부산에서 왔고, 짐작대로 큰 배낭을 멘 비박산행에 나선 참이었다.

이 엄동설한에 홀로 나선 그도 어지간한 산행매니아임에 틀림없다.


하산을 하려는데 이런~이런! 헤드렌턴이 가물가물 빛을 잃는다.

달도 없는 어둠에 얼어붙은 경사길을 랜턴없이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다.

작년에 무모하게 랜턴없이 비에 젖은 야산길을 내려가다가 넘어지고 엎어지고... 결국 카메라 랜즈를 깨뜨렸던 아픔을 또 겪게 되다니!


아 그런데 고맙게도 정상에서 만난 비박산객이 여분의 밧데리가 있다면서 선행을 베푼다.

그 고마움이 얼마나 큰지는 겪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산객 덕분에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은 특별한 인연이 특별하게 만났다.

산행기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며, 별이 총총한 가지산에서의 비박 추억 멋지게 만들고 즐산 안산을 기원한다.


~학심이골 얼음 사진 별도꼭지 소개 참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