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7. 일 황토전 야산에서
인터넷을 검핵해 보면 2월이 채 되기 전부터 노란 복수초가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막상 찾아보면 아직은 귀하신 몸이다.
각자 알고 있는 군락지에 따라서 개화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가 살고있는 울산 북구 근교 야산에 군락지를 몇 군데 알고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북사면 음지에 있어서 개화시기가 늦은 편이다.
무룡산 자락에 있는 테니스코트에서 월례회를 하던 중 잠시 짬을 내어 멀지않은 군락지에 들렀다.
내가 위치를 잘못 찾았나 싶을 정도로 개체를 발견하지 못해서 이곳저곳 둘러보니까 벌써 다녀간 이들이 헤집고 다닌 흔적이 어지럽다.
얼마간을 헤매다가 겨우 하나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하나를 발견하자 연이어 눈에 띄는데 대개는 2~3일 이후에나 피어날 봉오리다.
아직 개화된 개체는 그야말로 보물찾기 수준이어서 다음 주가 되면 노란 복수초가 군락을 이룰것 같다.
아래 꽃을 보면서 제대로 하나 찾았다고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야생화를 찾아서 사진을 찍은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겠다.
앞 뒤로 운지버섯(?)이 덕지덕지 붙은 나뭇가지가 가로놓여 있었는데 작위적인 연출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뭇가지를 들어내는데 만개한 복수초가 픽 쓰러졌다.
내가 실수하여 껵인 줄 알고 살펴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런 몹쓸짓을...!
누군가 사진을 찍으러 왔다가 꽃모둠이 없자 개화된 꽃을 꺽어다가 살짝 꽂아 놓은 것이었다.
아래의 두 사진은 같은 꽃송이인데 만개한 꽃과 꽃봉오리 한 개는 다른 데서 꺾어다가 연출해 놓은 것이다.
야생화를 찾아서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이라면 야생화 사랑이 먼저여야 하거늘 이런 몰상식한 짓을 해서야!!
자연상태로 오늘 만난 복수초 가운데 진객이다.
앞에 누군가 꺾어버린 꽃은 곧 시들것이다.
하여 어차피 꺾인 꽃을 갖다가 연출을 해 보았다.
왼쪽에 반쯤 핀 봉오리와 만개한 꽃이 꺾여진 복수초를 갖다가 꼽은 것이다.
즉 아래 복수초 사진은 이런 그림을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에 멀쩡한 꽃을 꺾어다 연출하는 몰상식한 짓을 고발하기 위한 연출이다.
수북이 쌓인 가랑잎 속에는 무수한 복수초 꽃봉오리들이 솟아 오르고 있어서 군락지에서는 한 발자국을 뗄 때마다 조심해야 한다.
피크가 예상되는 다음 주 중에 눈이 한번 살포시 내려준다면 설중 복수초를 볼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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