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밀양 송전탑 공사중단 성과 - 촛불문화제(1)

질고지놀이마당 2013. 5. 30. 16:30

때 : 2013. 5. 29. 수 19:00~

곳 : 영남루

 

한전측의 공사강행으로 촉발된 밀양 고압송전철탑 공사가 일단 중지됐다.

밀양지역 주민들의 결사적인 저지와 환경 시민 노동 종교 단체 등이 연대 지원활동에 속속 결합하자 정부와 한전이 일단 물러선 것이다.

더욱이 때맞춰서 신고리원전에 불량부품을 사용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한전과 한수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국민적 불신감이 확산되는 것도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어쨋든 40일간 중단이라는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매우 값지고 의미있는 '승리'였다.

그래서 협상결과 보고회를 겸해 '작은 승리를 자축'하는 촛불문화제를 밀양시내에 있는 영남루에서 개최했다.

밀양 송전철탑 저지투쟁 '촛불문화제' 이모저모를 화보로 소개한다. 

 

집회시간에 맞추어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각 공사현장별로 분산 고립되어 저지투쟁을 하던 4개면 마을주민들이 집회시간에 맞추어 속속 모여들고 있다.

고령의 몸으로 여러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농성하느라 피로감이 쌓였지만 집회장으로 오시는 어르신들 얼굴에는 우리가 지켜냈다는 성취감이 엿보였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생각했던 싸움, 중과부적으로 맨날 밀리고 얻어 터지면서도 투쟁의 현장에서 단련되고, 오랫만에 맛보는 승리감이 충만해 있었다.

 

 

 

필자가 놀란 것은 시골 어르신들이 집회시간을 칼같이 지키신다는 거였다.

실은 울산에서 일마치고 넘어가면서 집회시간에 늦을까봐 노심초사 하면서, 한편으로는 좀 늦더라도 의례회 20~30분은 늦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서둘러 달린 덕분에 15분 전쯤에 도착해서 보니까 집회장이 아직 썰렁했다.

그러면 그렇지, 한국사람들 고질병인 코리안타임이 적용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사회자는 정확히 7시에 집회를 시작할 것임을 알렸고, 실제는 딱 3분 늦게 시작했다.

투쟁에서 승리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시간지키기 규율부터 어르신들에게 본받아야 하겠다.

 

듬성듬성 앉아있던 영남루 올라가는 계단이 거의 다 들어찼다.

비록 일시 휴전일망정,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의 공사중단 결정이라서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승리감을 공유하고 있었다.

 

투쟁의 현장에 언제나 함께였던 민주당 문정선 시의원의 인사를 주민들이 반갑게 맞고 있다.

 

 

 

 

 

마을별 소개와 경과보고

촛불문화제의 또다른 축제는 이른바 내빈을 먼저 소개하고 축사 격려사 등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의례적 절차를 거의 생략한 점이다.

투쟁의 동력도 주민들이므로 촛불문화제의 내빈도 당연히 주민들이어야 옳다.

 

 

 

 

 

 

어둠에 비례해서 촛불도 늘어나고, 촛불이 상징하는 희망도 밝아지고 있다.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함께 참석

 

 

 

 

 

첫 경과보고를 나오신 70대 중반의 이장님과 70~80대 할머니 전사들

가만 보니까 나오신 어르신 중에 두 분이 팔을 다치셔서 부목을 대거나 깁스를 하고 계셨다.

경과보고는 때론 눈물이 핑 돌게 감동적이고 어느 대목에서는 목이 메일 정도로 처절한 무용담이었다.

누가 순박한 촌로들을 투사요 전사로 만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