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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매화마을', 매실밭 풍경

질고지놀이마당 2008. 6. 2. 11:46

3월 하순, 꽃이 피던 시기에 사진을 찍을 겸 다녀 왔던 매실 과수원을 한달여 만에 찾았다.

무룡산과 동대산이 연결되는 숲 속에 자리잡은, 내가 내 마음대로 명명한 '매화마을'이다.

 

5월 한달동안 외지로 돌아 다니느라 바빠서 찾지 못했는데 행여나 그 사이에 매실을 다 땄으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은 그러나 기우였다.

5년 전 묘목을 심기 전부터  이 곳 숲속 오지를 드나들었던 필자가 보기에 '매화마을'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친환경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은퇴하여 노후를 이곳에서 땅을 일구며 생활하는 노부부의 자부심과 맑은 심성 또한 필자가 인정하는 바이다.

 

개화시기를 맞추지 못해 첫 방문을 헛걸음 한 다음에 두 번째로 매화꽃을 보러 가던 날은 봄비가 촉촉히 내렸었다.(3.23)

그로부터 약 70일이 지난 지금 꽃이 만발했던 가지마다 탐스러운 매실이 익어가고 있다.

 

 

 

 

 

 

 

  

 

 

 

 매실과수원 가운데 노부부가 손수 지은 원두막은 오가는 길손들이 쉬어가는 운치있는 쉼터다.

그리고 사방이 온통 울창한 나무 숲으로 둘러쌓인 이곳은 산 속에 들어앉은 섬처럼 외진 곳으로써 가장 가까운 접근로의 경우도 1시간 이상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교통이 불편한 이곳까지 노부부의 이동수단은 사륜구동 �차다.

일반인에게는 엄격히 통제되는 임도를 따라서 진입이 가능한데 묘목을 심을 당시에는 경운기를 타고 탈탈거리며 한나절을 달려야 도달하는 거리였다.  

다행히(?) 2년 전에 임도가 추가로 개설되면서 차량통행은 가능해 졌으나 산불, 산림훼손, 불법묘지 조성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반 차량의 임도 출입은 상시 통제된다.

 

 

매실 과수원 가는길(송정 저수지길)

'매화마을' 접근로는 여러 곳이다.

화봉 연암과 호계에서 무룡 임도를 따라가면 닿는데 거리가 멀어 약 두시간 거리다.

가까운 길은 차일부락이나 송정저수지에서 오르는 등산로로써 약 1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송정 저수지에서 오르는 길가 밭두렁에 초롱꽃이 군락을 이루며 만개해 있었다.

 

꿀꽃도 한창이고 

 

끝물에 접어 든(?) 인동덩굴꽃은 짙은 향을 멀리까지 날려보낸다.

 

매실 과수원 주변은 야생화의 보고(寶庫)라 할만하다.

올 봄에 찍어서 소개했던 복수초, 노루귀꽃 군락도 이 언저리에 있다.

이 꽃의 이름은(?)

 

 

 

 

황사 영향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노을이 그리 맑지 못하다.(5. 31 매봉재)

 

 

필자가 즐겨찾는 숲 속의 외딴섬과 같은 이 곳 '매화마을'에 심은 매화나무는 주로 5년생으로서 올해는 매실 수확량이 제법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작물은 돈을 만들기 보다는 나눔을 먼저 생각하는 분들인데 매실은 올해부터 수확량이 많아져서 나눔에 의한 소비의 범위를 넘는다.

아닌게 아니라 노부부는 다음 주(6. 8)에 수확을 할 것이라며, 올해는 약 2천kg쯤 될거라며 판로를 걱정했다.

유통은 고사하고 세련된 상품으로 포장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처지여서 어떻게 판매를 도와 줄 수 없을까 고민을 안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