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령-형제봉-피앗재-천황봉-비로봉-입석대-신선대-청법대-문장대-법주사/ 산행 약 8시간(법주사 탐방 후 주차장 1시간 별도)
2009. 9. 13. 토. 맑음 / 다물카페 종주산행 동행
겹치는 일정을 두고 어디를 가야하나?
가을이면 주말 일정 겹치는 게 더 많은 법, 시간을 쪼개어서라도 나누어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산행 일정은 나눔이 아니라 선택이다.
산행 2곳과 테니스 행사를 두고 고민하다가 기왕 시작한 것이니 끝을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택한 것이 충북알프스 종주 2구간이다.
첫 구간에서 알바를 하느라 밟지 못했던 갈령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요즘은 왠만한 지방도로 고갯길도 포장이 잘 되어 있는데 갈령을 오르는 중턱 쯤에서 터널공사가 한창이었다.
갈령도 머지않아 등산객이나 찾는 '옛 길'이 될텐데 좋은건지 나쁜건지..?
09:20 갈령 출발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과 마루금이 조망되는 전망바위
09:45 백두대간 갈림길에 접속했다.
10:00 형제봉 도착
선두로 올라와서 뒤 따라 오는 일행들에게 통행세를 받듯이 기념촬영을 해 주고, 맨 뒤에서 출발하여 열심히 선두를 따라 잡는다.
형제봉에서 바라 본 충북알프스 구병산 구간
10:40 피앗재
11:19 천황봉 일대 암릉이 보이는 전망바위에 또 먼저 도착했다.
대간길에서 약간 비켜난 곳이라 선두와 중간 대열은 그냥 지나친다.
휴식을 겸해 얼마간 머물다 다시 속도를 내어 선두를 쫓아간다.
12:30 대목리로 연결되는 삼거리 이정표에서 다시 선두대열에 합류했다.
이제부터 천황봉까지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약 15분쯤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숨이 가빠질 무렵 천황봉 바로 아래 전망바위에서 풍경을 둘러본다.
형제봉부터 걸어 온 대간길 마루금이 한 눈에 조망된다.
이윽고 천황봉 정상, 문장대 방향 암릉길을 조망하는 눈 맛이 시원스럽다.
비로봉 - 신선대 - 문수봉 - 문장대로 이어지는데 사진상으로 정확한 봉우리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천황봉이라 씌어졌던 정상석이 없다.
일제의 잔재가 남은 이름이라고 누가 없애 버렸나?(하긴 속리산의 정상석 치고는 초라하고 볼 품이 없었다)
기념촬영 후 전망좋은 자리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이다. 13: 35~
쾌청하여 햇살이 부담스럽던 날씨는 점차 구름이 많아져서 파란 하늘과 하얀구름, 그리고 암봉이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길이 나 있어서 뭐가 있을까 하여 갔더니 막다른 길,
주 능선을 걸으면서는 선두대열에 연연하지 않고 나홀로 산행처럼 유유자적 풍경을 즐긴다.
전망바위로 연결되는 길 흔적이 있다 싶으면 빠뜨리지 않고 들리느라 시간이 점점 지체되지만 후미 대열이 있으니까 느긋하다.
위에 사진은 지나치기 전에 건너다 본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지나쳐서 본 모습이다.
같은 바위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미지는 아주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바위는 처음에는 의자모양으로 보이다가 지금의 모습은 마치 등산화를 연상케 한다.
위 등산화 닮은 바위를 지나치면서 뒤 돌아 본 천황봉까지의 마루금
3년전 대간종주길에는 10월 중순이라 단풍이 제법 고왔는데 아직은 푸르름이 가득하다.
고릴라 아니면 원숭이 형제가 나란히 서있는 것 같은 바위
풍경을 담는 찍사들의 눈과 생각은 엇비슷해서 이처럼 무얼 닮은듯한 사진들은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산부추
눈을 잠시 동쪽으로 뻗어내린 지능선으로 돌린 풍경이다.
비로봉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전망 좋은 곳을 찾아 오를 수 있을만한 바위를 올랐다.
하지만 고생만큼 소득은 없고, 그러는 사이에 선두는 저만치 가고 있다.
꿩대신 닭이라고 바위틈에 모진 생명을 이어가며 꽃을 피운 모습을 담는다.
입석대 근처의 전망바위를 다시 찾아 올랐다.
가야 할 방향(문장대 쪽)으로 기암괴석이 계속 이어진다.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에 후미대열이 따라왔다. 한참 '도망'갔을 것으로 생각한 선두대장도 지금 바라보는 바위에서 만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선두대장은 뒤떨어진 후미대열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필자처럼 전망포인트를 들리면서 시간 조절을 하고 있었다.
입석대를 가까이 보는 대신에 전체 풍경속에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늦어진 시간을 만회하고자 뛰다시피 속도를 내어 가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전망바위가 있다.
또 늦어지더라도 빠른 발을 믿고 기어 올라갔더니 선두대장을 비롯하여 '다람쥐과'에 속하는 일행 몇이 올라와 있다.
이런 스릴과 재미도 없이 조신하게 정해진 길만 걷는다면 무슨 재미가 있으랴?
풍경도 찍고, 서로 기념사진도 찍어주다 보니 또 맨 꽁지가 되었다.
15:00 신선대 휴게소 도착, 다시 대열과 합류했다.
이곳 전망바위에 올라 문수봉에서 동쪽으로 뻗어내린 암릉을 보는 전망도 빼어나다.
오랜세월 자연이 빚어놓은 조각품
몇 번을 봐도 질리기는커녕 매번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서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풍경들이다.
15:19 문수봉을 지나며 뒤돌아 본 천황봉 방향
15:40 문장대에 올랐다.
문장대 아래 자리하고 있던 휴게소는 깨끗하게 철거되고 없었다.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으면서도 산객들의 쉼터로서 라면 막걸리 간식들을 나누던 추억도 사라지고 없으니 아쉽기도 하다.
선두조가 마냥 달아나지 않고 시간을 조절해 준 덕분에 문장대에서는 일행이 모두 만났다. 형제봉 이후 처음으로..
산행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제법 오래 머무르며 풍경사진과 개인 및 단체사진을 마음껏 찍었다.
다음 가야할 3구간 방향이다.
관음봉이 우뚝선 관음봉 너머로 묘봉 상학봉 등을 지나 활목고개까지가 종점인데 일부 통제구간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다.
지키는 자와 가려는 자의 부딪힘을 어떻게 피할지.. 다만 멈출 수 없으므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진리를 믿을 뿐..
이쪽 역시 통제구간에 속하는 대간길인데 어찌어찌 하든, 대간종주꾼들은 단속의 눈을 피해 통과하고 만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문장대(15:49)
3구간과 연결되는 문장대 아래 들(날)머리
아이러니 한 것은 길을 찾기 어려울 때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무단출입시 과태료 50만원에 처한다'는 경고문이 이정표 역할을 한다. ^^*
하산길, 법주사 바로 위쪽 소류지에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ㅎㅎ
17:17 갈령에서 법주사까지 길다면 긴 여정이 끝났다.(약 8시간)
속도를 낼 때는 빠르게, 풍광 좋은 곳은 다 들리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면서 '여유'있는 산행을 마쳤다.
충북알프스 2구간(갈령~형제봉~천황봉~문장대~법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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