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동아리/일터행사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

질고지놀이마당 2009. 9. 28. 08:39

2009. 9. 26. 토 (맑음)

 

주말에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 함께 참여한 모나리사 및 건찾사 회원님들 수고하셨습니다.

나눔과 섬김, 순간 순간은 힘들었을지라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어서 흘린 땀방울 만큼이나 뿌듯했던 순간을 담아 보았습니다.

 

자대배치(?)를 받기 전 신정3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훈련소 동기들과 기념촬영 

 

서부전선에 배치받은 1그룹

할머니 인상도 후덕하고 집도 깨끗한 편이어서 땡잡았다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벌이고 보니 은근히 할 일이 많습니다.

 

 

 

간단히 서부전선의 지형 정찰을 마친 뒤에 찍사는 동부전선으로 이동

오가는 길에 보니까 도심의 가을풍경도 심심하지는 않더이다. ^^*

 

2그룹이 배치받은 집엔 거의 거동을 못하시는 할아버님과 수족처럼 수발을 드시는 할머니 내외가 거주

그런데 찍사는 할머님이 젊어 보여서 처음엔 며느리거나 출가한 딸이 와 있는 줄로 착각 ^^*

 

이쪽은 도배 및 장판교체는 기본이고 산더미 같은 쓰레기 치우기 부터 창틀 청소 등등 일손이 부족할 정도여서 '일복 터졌구나' 생각했는데..

 

뒤에서 보니 영락없는 고물상~ㅋㅋ

 

신병들은 힘쓰고 허드레일 같은 '단순노동'에 투입되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도배와 장판은 전문가 몫 ^^*

 

"거기 뭔 구경났수?"

숙달된 조교의 손놀림에 신병들은 그저 감탄의 눈초리로

 

유일한 홍일점 정경미 이등병은 여류화가의 특기와 장기를 십분 살려서..

 

"내 작품 어때요?"

정경미 화백이 하이타이를 도료로 활용하여 그린 추상화

이만하면 개인전을 열어도 되겠지요? 

 

일장춘몽(추몽인가?)에 화무십일홍이라..

김정균 이등병은 동기로서 도와주는 것인지, 훼방놓는 것인지?

 

이렇게 각자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집에서도 그리 하시나요?)

 

방안에서는 숙달된 조교들이 무대위에서 공연을 하듯이 몸놀림이 경쾌하네요.

 

 

강교관은 감독인지 십장인지..? 늘 그자리에~ㅋㅋ

 

도배가 끝나고 낡은 조명등 교체는 특기를 살려서 자동화 대표선수 몫

 

 

이어지는 작업은 장판교체

 

동작봐라 이거! 아직도 다 몬했나?

 

 

작은방 마무리하고 큰방과 임무교대를 위해 어르신을 일단 대피시키는 작전수행 중

 

 

그냥보니 별 거 없는 것 같았는데 막상 일을 벌이고 보니까 끄집어 내야 할 살림살이가 끝이 없었지요.

 

 

큰방 털어내기 선수교체

 

 

도배 장판 끝난 작은 방에는 복구작업 진행중

 

할머니가 시장을 가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매일같이 요긴하게 쓰시는 손구루마 수선 중

집수리 봉사활동은 만능을 요하더군요. ^^*

 

뗄 때는 내맘대로 떼냈는데 도로 붙이려니 짝도 아귀도 잘 맞질 않아서 진땀꽤나 흘렸지요.

 

 

공구가 있나, 재료가 있나, 용접기만 있었어도 깔끔하게 수리할건데 암 것도 없으니 고시급자 둘이서 조물락 조물락..ㅠㅠ

 

참은 언제 오는거야?

막노동에는 막걸리 새참이 나와야 하거늘 민폐를 끼칠수는 없고.. 후생복지 담당이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허기진 일꾼들 음료수 한모금으로 갈증 해소

 

찍사는 다시 서부전선으로 이동 중(일개미 조들 사이에 끼어든 배짱이 보직 *^^*)

 

  

다시  둘러 본 서부전선, 전황이 치열하더군요.

먼지와의 전쟁, 몇 십년 묵은 먼지 털어내느라 집뜰에는 포연이 자욱할 정도

 

병사들이 방독면 대신 착용한 마스크로는 어림도 없는 독가스가 끝없이 분출되더군요.

소총을 쏘다가 기관총 따발총 다 동원해도  안되고.. 내로라는 선수로 교체해도 마찬가지..

 

 

 

고난도 작업은 결국 해체하여 신병훈련소에서 써먹던(감방에서도 쓰던 방식^^*) 장풍털기 권법으로 해결

이마이 탁한 환경에서 일을 시키면 콧구멍 목구멍에 때 벗기라고 비계많은 돼지고기 배급을 했더랬는데 오늘 점심메뉴는 돼지고기 삼겹살?

 

한편, 큰 방에서는 장롱 위에 켜켜이 쌓인 먼지는 누릉지를 긁어 내듯이..

 

1그룹 십장이 뉘신지 오늘 팀장님한테 쪼까 거시기한 보직을 맡겼네요. ^^*

집에서 걸레들고 설치면 집안이 편하고 마르고 닳도록 사모님한테 사랑 받을겁니다.(하긴 새 집에 먼지가 쌓였을리 없겠죠)

 

서 교관도 거시기한 보직, 많이 해본 폼입니다요.

 

 

장롱 뒤에 짱박힌 금붙이나 지폐라도 나오면 좋으련만 퀴퀴하게 냄새나는 곰팡이랑 먼지만 그득..

시작 할 때는 이쪽 일이 수월할 것 같아서 땡잡았다 했는데.. 막상 일을 벌이고 보니까 일복이 터진 땡이었습니다.

 

거실 전기공사 중

 

찍사는 다시 동부전선으로..

찍사 노는 것 같아도 동 서부 전선을 도보로 오락가락 하느라 요령소리 났다구요.

 

그런데 너는 어이하여 지조없이 농염한 속살을 다 내보이는고?

 

명물인지, 애물단지인지..

태화강 양 옆과 삼산 일대에 경쟁적으로 들어서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울산의 명물일까, 애물일까?

 

 

뭣이 그마이 심각할까요?

동부전선에 도착하니 작전 종료, 병사들은 전투복 벗어버리고 평상복으로 갈아 입었네요.

잡일 허벌나게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먼저 끝내고 철수준비 완료!

 

이 일대 집집마다 울안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석류가 참 많더군요.

 

 

다시, 서부전선 시찰에 나섰는데 아직도 전투가 끝나지  않았네요.

혼자 사시는 할머님의 건강과 겨울철 추위를 막아 줄 옥돌장판 말끔히 청소하느라 젊은이 여럿 고생했습니다요. ㅠㅠ

 

마당에 비바람에 노출된 평상도 꼬까옷으로 갈아 입히는 중

 

동부전선에 투입됐던 병력까지 합세하여 막바지 소탕작전 중

그런데 일손은 많아도 작업진도는 여전히 지지부진.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 아니고 손 많다고 일 빠른 것 아님은 평범한 진리

 

 

"어이~! 거기 쪽바로 몬하나?"

겁대가리 상실한 쫄다구가 고참들 헤메는 꼬라지를 지켜보다 못해 불호령!

 

휴~ 다 된것 같습니다. 

 

내친김에 작은 밥상까지 장판으로 포장? ^^;;

 

마무리 인사

아들 없는 집에 이렇게 많은 아들이 생겨서 고맙다는 할머니

물 한모금도 민폐 끼치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가서 깔끔하게 마무리짓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라고 하신다.

국가유공자 집안의 유가족 답게 할머님은 깔끔하고 단정한 품위를 풍기신다.

"할머님, 건강하세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발이 모르게 하라" - 이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모방한 것이 절대 아니고, 스스로 창작한 임종빈 병장의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찍사의 임무는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것이어서 유공자 할머님과 기념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할 의무로 하나 둘 셋! 

 

 

먼지를 많이 마셨으니까 점심엔 목구멍에 때 좀 벗겨 주겠지..

그러나 왠걸, 2시를 훌쩍 넘긴 늦은 점심 밥상에 올라 온 메뉴는 칼국수(칼국시?) 뚝배기 뿐이다.

하지만 보람된 일을 했다는 자부심과 적당한 시장기로 인해 다들 맛나게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개인 취미생활이나 가족과의 나들이를 접어두고 사랑 나눔에 함께한 발걸음이라 다들 표정이 밝다.

화창한 주말 오후, 집으로 가는 길에 올려다 본 하늘엔 비 소식과 달리 아직은 파란하늘을 하얀구름이 수놓고 있다.

함께하신 님들 모두다 수고하셨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