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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밸리 배드워터, 내츄럴브릿지 外 / 미국서부여행(8)

질고지놀이마당 2010. 8. 11. 13:16

샌드듄이 있는 데쓰밸리 북쪽에서 남하 하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다.

데쓰밸리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양 산맥 사이에 나란히 펼쳐진 모래사막인 셈인데 아주 오래전(1억년쯤 전?)에는 바다였다고 한다.

남북 길이는 200km가 넘고, 폭은 대략 15~30km쯤 된다니까 그 면적이 얼마나 큰지 쉽사리 상상이 안된다.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평평한 것 같이 보이지만 달리면서 보니까 지금 이곳과 레벨이 가장 낮은 배드워터와는 고도 차이가 거의 100m나 되었다. 

 

 

악마의 골프장이라해서 뭔가 있으려나 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황량한 사막이 펼쳐져 있을 따름이다.

무지하게 넓기는 한데 울퉁불퉁한 자갈모래와 소금이 뒤섞여 있는 사막이라서 풀도 못 자라는 황무지라서 악마에게 골프나 치고 놀라고 줬나보다.

아무 볼 것도 없는 땅에 그럴싸한 이름을 붙임으로써 전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셈이다.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올라가는 비포장길에 안내표지판이 있어서 흙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따라 오른다.

뉴트럴브릿지, 협곡에 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자연 다리다.

다른 곳을 보기 전이라서 신기하고 크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되는 아치나 브릿지를 먼저 봤다면 시시했을 것이다.

 

주차장 건너편 산등성이 형태가 이렇다.

오랜세월 더 파이고 또 파이다 보면 자브라스키포인트에서 본 모습이 되겠지..

 

2월인데도 협곡으로 들어가는 나그네 풍경이 몹시도 덥게 느껴진다.

한여름에 이곳을 잘 못 들어왔다가는 살인적인 더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단다.

죽음의 계곡이란 이름을 괜히 지었을까.. 겨울에 찾아오길 참 잘했다.(실제로 협곡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은 관광객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고)

 

협곡으로 들어가는 탐방로는 이렇다.

비가 오면 그냥 물줄기가 흐르다 곧장 말라버리는..

 

드디어 나타났다.

브릿지라고 해서 근사한 모양을 연상했는데 그냥 흙더미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려있을 뿐이어서 조금 실망이다.

 

 

 

크기는 무척 큰데 바위가 아닌 그냥 흙더미라서 밑을 지나면서 무너져 내리면 그냥 무덤이 되겠구나 은근히 걱정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맥없이 흘러내리는 흙이 아니라 오랜세월 콘크리트처럼 굳어진 지층이어서 바위만큼은 아니어도 꽤 단단한 지층이었다.

아무렴 우리네 무른 땅처럼 맨 흙이었다면 벌써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앞에 살펴본 지층에 대한 추측은 여기 물없는 폭포를 보니까 더 확실하다.

나무는 고사하고 풀조차 없는 산에 비가 내리면 쏟아지는 즉시 물줄기가 생길것이다.

그 물줄기가 모여서 잠시나마 폭포를 이루었다 말랐다를 반복한 흔적이다.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며 떨어진 자리는 이렇게 골이 파였다.

맨흙이었으면 절벽을 이루지도 않을 것이고, 정교한 골이 파이기 전에 무너졌을 것이다.

맞은편 벽은 촛농이 흘러내린 듯한 풍경인데 사진상태가 좋지 않아서 생략했다.

 

 

 

계곡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나 아내와 딸이 모델이 된 자리에서 되돌아 내려왔다.

안내도에 보니까 더 거슬러 올라가면 무슨 화석이 있다고 했는데 가치도 모르면서 마냥 발품을 팔기에는 거리가 멀다. 

  

내 성격에는 아내와 딸의 걸음이 느려터져 보이는데 미국사람들 세월아 네월아에 비하면 빠른편이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길에 앞에 왔던 다른 탐방객 한 커플을 따라 잡았다.

 

내츄럴브릿지 탐방로 주차장과 저 아래 데쓰밸리 소금사막과는 고도차이가 꽤 나는데도 워낙 광할한 개활지여서 별로 실감이 나질 않는다.

 

 

 

내츄럴 브릿지 캐년 탐방 안내도

그림만으로도 계곡을 좀 더 올라가면 공룡화석이 있음을 알 수 있지만 거리가 표기되지 않아서 되돌아 하산 

  

데쓰밸리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배드워터에 도착했다.

안내판에 보니까 무려 -85.5m라고 씌어있다.

바닥은 온통 소금결정으로 마감공사를 한 것 같다.

 

아래 사진에 보면 바위산 7부능선 부근에 하얀글씨로 SEA LEVEL(점선안 '해수면'은 필자 주)이라고 씌여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해수면보다 무려 85.5m나 낮은 곳에 서있는 것이다.

이 넓은 땅에 바닷물이 저 높이까지 채워진 모습을 상상하니 환경이 이만큼 바뀌려면 억겁의 세월이 흘렀겠다. 

 

주차장 아래 현재의 지표면에 보이는 물이 배드워터, 깨끗한 물도 좋은 물도 아닌 나쁜물이다.

그 이유는 앞에 설명했으니까 패스!

 

  

표면이 거친 마감재로 공사를 해 놓은 것 같은 데쓰밸리 모래사막의 표면이다.

아래 사진의 안내판에 소개된 결정은 비가 오고 난 다음에 빗물에 녹았던 소금이 다시 응고하면서 형성된다고 한다.

이 또한 계절과 날씨 등 시절인연이 닿아야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우리는 서릿발 비슷한 소금결정만 실컷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진짜로 짤까?(소금인데 당근 짜지요~~)

대개의 관광객들이 품는 의문은 비슷한 모양이다.

한조각씩 집어들고 짠가 어떤가 확인을 망설이고 있는데 장난기가 동한 딸내미가 들고있던 소금덩어리를 마눌님 입에다 쑥 밀어 넣는다.

그리고는 후환이 두려우니까 날 살려라~냅다 튄다.

"야, 너 거기 안 서~~ 잡히면 죽었어!"

쫓고 도망가는 모녀를 보면서 나는 본능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배드워터 탐방데크 모습

사막 한 가운데로 이어진 길은 탐방객들이 걸어다녀서 산책로처럼 다져진 것일뿐, 특별한 것은 없다.

  

데쓰밸리를 소개하면서 소금사막 건너편에 병풍처럼 등장하는 산이 계속 눈길을 끌었는데 궁금증을 해소하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

텔레코프 피크봉,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이 그냥 보기에도 높아보이는데 11,000피트가 넘으니까 대략 3,500m쯤 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