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4. 화 아침에 개인날씨, 차차 흐려져서 소나기
여행마지막 날이라 마음적인 여유가 별로 없지만 항공스케쥴이 바쁜 것이 아니어서 평소처럼 오전 일정을 보내기로 한다.
오히려 오늘 새벽일정은 숙소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원정산책을 감행한다.
세부섬과 막탄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두 곳 있는데 최근에 세워진 아치형 다리로 가서 일출과 아침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약 10km 정도 되니까 도심지를 걷거나 뛰는 것은 무리여서 부득이 택시를 이용했다.(치안에 문제가 없다면 뛸 수도 있겠지만 ^^)
숙소에서 택시로 약 40분 걸려서 도착한 제2브리지
다리 한가운데 택시를 세울 수가 없으므로 막탄섬으로 건너가서 내린 다음에 거슬러서 다리 중간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숙소에서 출발하면서의 동쪽하늘과 달리 막상 도착해서 보는 일출풍경은 영 아니다.
게다가 택시기사가 바가지요금을 청구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기분이 좀 상했다.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부르면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서 메모지에 택시번호랑 출발지 행선지를 적어 주는데 이 기사는 배짱인 모양이다.
미터기를 작동하지 않으면 미리 확인을 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깜박했다.
대략 200~250패소 정도 요금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350패소 달라고 해서 비싸다며 6$(약 270패소)를 주니까 아무말 안한다.
기분좋게 서비스를 한다면 50패소쯤 팁을 주었을 것이고, 그러면 기사는 서로 기분좋게 받을요금 다 받을텐데 작은 욕심이 화근이다.
막탄섬 쪽에서 세부시내 방향으로 건너 오면서 바라보는 아침 풍경
방문 이틀째 되던 날에 잠시 방문했던 다리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본다.
이른아침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는 시민들이 보인다.(멀리까지 점으로 보이는 사람도)
출근길 아침이라 다리를 오가는 차량들이 번잡하게 오고간다.
대중교통은 대부분의 승합차량이고 큰 버스는 거의 없다.
단거리 구간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다리를 오가려면 장거리 개념이어서 그런지 트라이시클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필리핀 사람들의 특징, 친절함이 몸에 배어서인지 인사를 잘하고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운동을 하던 커플이 자청해서 한 컷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막탄섬과 세부섬 사이의 작은 해협을 이어주는 다리가 두 개인데 멀리 뒷 배경으로 보이는 다리가 첫번째로 놓여진 다리다.
아침바다를 오가는 여객선과 화물선들
논처럼 바다를 칸막이 한 모습을 보니 염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침운동으로 뛰어서 다리를 건너갔다 건너오는 시민들을 심심치않게 만날 수 있었다.
카메라를 피하기 보다는 거의 예외없이 웃음과 손짓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친근감을 표시한다.
다리 위에서의 탐방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기 전에 출근길 거리풍경을 스케치했는데 '풍물보기' 별도 꼭지로 소개 참조
아침먹고 가족들과 들러보기로 한 도교사원을 사전답사 차원에서 먼저 들렀다.(도교사원 풍경은 다음 순서로 별도소개)
아래 사진은 도교사원을 둘러보고 숙소로 가는 도중에 마주친 거리풍경 일부다.
도교사원과 주변 주택지는 선택받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면 지금 보게되는 풍경은 서민들 삶의 현장이다.
필리핀의 빈부격차는 정말 심각해 보인다.
골짜기를 흘러내린 하천 양옆의 판자촌
하늘높이 솟아오른 성당의 종탑과 판자촌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판자촌 너머로 멀리 우뚯솟은 건물이 세부에서 마지막 밤을 묵었던 마젤란호텔이다.
거리는 아직도 출근시간대가 끝나지 않은 러시아워다.
우리회사 그랜드스타랙스 크기의 지프니가 가장 큰(?) 대중교통수단인데 어림잡아 30명은 타는 것 같다.
하긴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만든 트라이시클에도 많을 때는 7~8명이 매달려서 달리는 형편이니까 지프니에 30명은 무리도 아니다.
세부시내에서 만나는 현대차는 얼마나 세련된 모습인지..
건너편에 스타랙스와 뒷모습이 어여쁜 산타페가 반갑기 그지없다.
이번 세부 -보홀 여행에서 현대-기아차를 참 많이 보게되니까 국력신장과 회사의 자부심을 만끽하게 된다.
호텔 로비
호텔이 높은 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창밖으로 주변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산쪽으로는 도시계획 개념이 안보이는 일반 주택가, 바다쪽으로는 시가지 중심부.. 그 사이사이에 판자촌들이 섞여있다.
호텔 바로 옆의 동산에 판자집 수준의 주택가가 '자연친화적'으로 들어서있다.
소방도로는 물론 상하수도 개념이 끼일 자리가 없어 보인ㄷ.
바로 아래로 눈을 내리뜨면 호텔 야외수영장, 이 곳도 참으로 빈부의 격차가 대비되는 풍경이다.
나 자신 이곳 호텔의 고급스런 시설을 이용하면서 저들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위선적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것은 필리핀 사람들의 낙천적인듯한(필자가 판단하기에 그렇다는 것) 품성이다.
아마도 정치 경제 사회적 불평등과 모순에 대한 생각이 한국인과 같았다면 이렇게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수가 없지않을까?
야외수영장 한켠의 작은 돌탑, 카나다에서 가져다 쌓았다는 것인지 뭔가 깊은 뜻이 담긴 조형물로 보이는데 영어실력이 안되니 그냥 사진만..ㅠㅠ
다음 소개할 차례는 도교사원으로서 필리핀 여행의 마지막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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