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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라오섬의 아침풍경/ 필리핀(세부-보홀) 여행記(13)

질고지놀이마당 2010. 10. 12. 22:40

2010.9.13. 월. 갬 흐리고 소나기

 

오전에 세부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 한다.

하지만 황금같은 아침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수는 없으므로 아침일찍 카메라를 챙겨 알로나비치로 나갔다.

다들 엄살을 피워서 그렇지 숙소인 원더라군리조트에서 알로나비치까지는 걸어서 20분거리에 불과했다.(내 걸음은 좀 빠른 편^^)

 

그런데 날씨가 영 아니다.

수평선 저쪽으로 검은 구름이 하늘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서로 길게 펼쳐진 알로나비치의 서쪽끝에 조망하기 좋은 전망바위를 찾아 올랐더니 현지인 두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바다에는 호핑투어를 떠나는 배들이 어제만큼 보이지 않는다.

 

 

부지런하게도 아침 바닷가 산책을 나온 앳띤 아가씨들이 해변 이곳저곳을 누빈다.

대부분의 아름다운 해변이 사유화 된 이곳에서 알로나비치처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곳은 매우 드물었다.

 

 

숙소로 그냥 돌아오기는 시간이 아깝고, 마땅히 찍을 거리도 없으니 뭘할까?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쪽으로 난 제법 넓은 도로가 있어서 무작정 따라갔다.

가다보면 바닷가로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아니면 말고~ 튼튼한 두 다리로 돌아오면 그뿐이니까..ㅎㅎ

 

하지만 예상은 적중했다.

제법 큰 마을이 있었고, 바닷가로 나가는 길이 보였다.

물이 상당히 빠져나간 바다는 걷기에 알맞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거 뭣이여? "물반 고기반" 대신에 '돌반 고동반'이다.

 

마음속에 기대했던, 자유로운 바닷가 산책로를 찾았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저멀리 보이는 곳 끝까지 걸을 수 있을때까지 걸어가 보리라.

 

 

이곳 바닥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날카롭게 파인 석회암으로 이뤄져 있다.

퇴적된 흙이나 모래가 거의 없는데도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키워내는 나무의 생명력이 경이롭다.  

 

 

 

어딜 둘러봐도 그림같은 풍경이다.

바닷가에 지어진 집과 매어있는 배들이 자연풍광을 거슬리지 않는다.

인공이 가미된 풍경임에도 태고적 신비가 그대로 간직되고 있는 것 같다.

 

 

 

작은 바윗돌에 달라붙은 산호가 아침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난 꽃처럼 아름답다.

 

 

먹구름이 뒤덮은 서쪽하늘과 대조적으로 하늘이 열린 동쪽에서 비치는 햇살이 비쳐 그림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아침 극성스러울 정도로 부지런을 떤 덕분에 만나는 풍경이다.

 

 

자연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물빠진 모래바닥

 

  

 

아직 바닷물이 덜빠진 모래바닥이 물결에 따라 만들어진 문양

 

 

모래바닥에 별모양의 문양을 새겨놓은 불가사리

 

 

여그 모래밭에 *싸놓은넘 누구여?

 

바닷가에 별장처럼 지어진 이런 집들은 영업을 하기위한 집이거나 제법 부자로 꼽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무거운 가스통을 어깨에 메어다 배에 싣는 인부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犬公들

이곳 필리핀에도 '개팔자가 상팔자'인 모양이다.

 

야자수나무 아래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있는 염소

 

 이후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찍은 현지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별도로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