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호랑이?
그려놓은 벽화가 아니다.
가지산, 정확하게 말하면 가지산의 한 자락인 백운산 암릉부를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백호의 모습이다.
10월의 마지막 휴일인 지난 일요일, 지인 몇 명과 '차마고도'를 보기 위해 영남알프스 근교산행을 나섰다.
함께한 일행 중에서 산과 야생화 사진으로 존명을 익히 듣고 있던 '대운산장'님이 지나가는 말로 가지산(백운산) 호랑이 바위를 아느냐는 물었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었는지 금시초문이라고 했더니 백운산 암벽바위를 사자봉쪽에서 바라보면 백호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산행코스에서 약간 떨어진 전망포인트를 찾아가서 건너다 보니 정말로 그럴듯 했다.
그런데 이곳을 숱하게 다녔으면서도 왜 여태껏 몰랐을까?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가지산 '호랑이 바위'는 없었던 것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있었던 것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촬영 위치는 사자봉에서 능동산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도래기재로 가는 갈림길에서 샘물산장 쪽으로 약 300m 지점의 전망바위다.
윗 글을 올리고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전에 산행하면서 찍었던 기록을 찾아봤더니 많다.
가장 잘 보이는 곳은 얼음골 좌측으로 올라가는 용아릉a 능선상이다.
아래 사진은 작년 가을(2009.10.17)에 용아릉a b 코스를 돌아 내려오면서 촬영한 것이다.
운문산과 가지산의 힘찬 기상 가운데 위치한 백운산에 늠름한 백호 한마리가 앉아있지 않는가?
앞에 첫 사진보다도 훨씬 더 또렷한 형상으로 보이는데도 그때는 그냥 암릉바위에만 눈길이 갔지 호랑이 형상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좀 더 클로즈업을 해보면 입을 약간 벌린 모습에 눈의 형상도 찍혀있다.
앞 다리는 반쯤 구부린 자세, 뒷 다리는 완전히 접혀있고, 꼬리를 밑으로 내려 깔았다.
마치 사냥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기 위해서 살짝 웅크린듯한 모습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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