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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부여행(가족 18)/ 엔틸로프캐년

질고지놀이마당 2010. 11. 11. 00:43

2월 13일 토요일 맑음/ 현지여행 13일차 

 

 

글렌호수 탐방을 마치고 다음 탐방코스인 엔틸로프캐년은 여행사를 통해야 하는데 10시 이후에 접수를 한다고 했다.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여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도 시간여유가 충분했다.

사전에 숙지한 정보에 따라 대략 10시에 맞춰서 시내에 있는 관광사를 방문했더니 10시 출발 관광객들은 이미 출발했다고 한다.

 

다음출발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현지로 직접 찾아갔다.

엔틸로프캐년 탐방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서 찾아가는 길까지도 미리 숙지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곳도 역시 비수기여서 한가한 편이었다.(겨울 여행은 여러모로 탁월한 선택!)

한가하다는 것은 손님대접을 제대로 받고, 가격흥정도 유리하면서 다른 탐방객들로 인한 불편 없이 여유롭게 탐방하는 이점이 있다.

 

주차장에서 캐년입구까지 왕복으로 태워주고, 가이드까지 하는데 일반탐방은 1시간에 30$, 사진촬영 코스는 2시간에 40$이었다.

특이하게도 허허벌판에 차를 세우는데 주차료 6$를 그것도 차 대수가 아닌 인원수만큼 받는 셈법은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횡포였다.

인디언자치구역은 국립공원에서 통용되는 에널패스도 무용지물이고 요금체계도 마음대로니 울며겨자먹기다. 

 

어제 모뉴멘트밸리에서도 그랬는데 현지주민들의 관광객을 상대로 한 독점적인 영업권은 자치권의 산물인 것 같았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횡포에 가까웠으나 이땅의 원주민 입장에서는 유일한 수입원일테니 더 따지지 말자.

따져봤자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넘들 칼만 안든 강도처럼 싫으면 가라는 식이다. 

 

허허벌판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1인당 6$나 되는 바가지 주차요금을 받는다) 가이드에게 30~40$씩 내고 아래와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한다.

 

앤틸로프캐년 입구

 

우린 한 가족인데 나 혼자만 사진찍는데 셋 다 40$은 비싸니까 좀 깎아 달라고 해서 에누리를 받았다.

나만 40$을 내고 아내와 딸은 일반요금인 30$씩으로 합의를 봤다.(아까운 주차요금을 좀 만회한 기분^^*)

에누리 없는 장사 없다고, 딸의 언어구사와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비수기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우린 11시경에 들어가서 12시 반쯤에 나왔다.

들어갈 때는 조리개를 1~2분정도 열어야 할 정도로 빛이 많이 부족해서 사진을 찍기가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정오무렵이 되자 셔터속도를 30초 정도로 줄여도 될만큼 빛이 많아졌다.

인터넷에 보면 위에서 강렬한 빛이 내려꽂히는 사진이 있는데 태양의 각도상 겨울에는 연출이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사진을 찍기 위한 엔틸로프캐년 방문이라면 계절과 시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인물 기념사진 촬영인데 30초~1분 정도의 장노출로 찍으려니 아무리 부동자세를 취해도 선명한 사진이 어렵다.

숨만 크게 내쉬어도 흔들릴 판인데 움직이지 않으려니 표정이 굳어진다.

 

그런조건에서도 우리 딸내미는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한다. 

 

그에 비해서 찍사의 어부인께서는 잔뜩 골이 난 표정 ㅎㅎ

어쨋든 풍경사진도 찍어야 하고, 삐지지 않게 가족사진도 찍어야 했으니 찍사 요령소리가 난다. 

탐방객이 그닥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이나마의 사진도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다.

 

 

 

탐방은 '동굴' 끝의 바깥세상으로 나가서 잠시 쉬고 되돌아 나오는 코스다.

즉, 같은 동굴(반 지하?)을 왕복한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바깥으로 나오니 눈을 못뜰 정도로 세상이 눈부시다.

 

 

아내의 표정도 밝게 펴지고, 두 모녀 괜스레 신이 났다.

있는 폼 없는 폼 번갈아가며 잡더니 점프도 하고, 도마뱀놀이 흉내도 내고.. 완전 명랑모드로 바뀌었다.

 

 

 

 

 

새처럼(내 보기엔 박쥐처럼~) 하늘을 나는 점프를 하면서 외려 찍사에게 촬영을 주문한다.

 

 

 

 

딸이나 어매나 똑같이 동심으로..ㅎㅎ

 

 

두시간 코스로 돈을 더 냈으니까 다른 탐방객들보다 여유있게 사진을 다시 찍으며 되돌아 나온다.

정오무렵이 되니까 동굴속의 빛이 두 배는  밝아진것 같아 사진 촬영이 훨씬 나아졌다.

좌우론 좁고, 상하로는 높은 동굴이어서 사진은 거의 세로로 찍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가족사진 역시 한결 나아졌다.

촬영조건도 좋아졌고, 찍사도 어느정도 적응됐으며, 모델들 마음의 여유도 생긴 덕분이다.

 

 

 

요 나무가 서있는 곳이 사진가들 주요 포인트다.

여기서 빛내림도 찍고, 모래가 흘러내리는 모습도 찍는다.

이중 빛내림은 타이밍을 잘 맞춰야 가능하고, 모래 흐름은 연출이었다.

가이드가 사진가들을 위해 모래를 한삽 떠서 바위위로 휙 뿌리면 모래시계처럼 모래가 천천히 흘러내리는 것.

 

 

 

 

 

 

 

 

 

 

 

이곳은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탐방객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상대적 비교일뿐, 절대적으로 본다면 비수기여서 장노출로 찍어야 함에도 크게 지장받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어퍼캐년과 로우캐년 두 곳이 있는데 겨울에는 어퍼캐년만 개방하는 것 같았다.

로우캐년은 지표면보다 낮은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겨울에는 빛이 들지 않음은 상식인데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빛의 각도와 양의 부족함이 단점이기는 해도, 앞서 열거한 이점이 많은 겨울철 엔틸로프 탐방을 여유롭게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이다.

가는 길에 페이지 시내에서 89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 2마일 지점에 있는 호슈스밴드를 들리면 된다.

 

 

머리카락 휘날리며~

영화를 찍은 것은 아니고 엔틸로프캐년 탐방을 마치고 우리의 愛馬로 돌아 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