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의 안전을 과신하지 말라는 경고!!
어제(6. 21) 고리핵발전소 2호기가 멈춰섰다.
지난 4월 고장으로 가동 중단됐던 1호기가 안전하다며 가동재개를 한지 불과 한달여만에 일어난 사고다.
<아래 사진은 고리1호기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해상시위 장면>
각 언론에서 보도하는 2호기 가동정지 원인은 천편일률적으로 송전선로에 비닐이 걸린 때문이란다.
핵발전소 내부의 사고에 대해서는 한수원측이 제공하는 보도자료에 의존하니까 그럴 수밖에..
하지만 정부와 한수원측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운영한다고 자랑하던 핵발전소가 바람에 날린 비닐조각 때문에 멈춰섰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한수원측이 발표한 사고원인은 믿을 수도 안믿을 수도 없는,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하도 속고 살아서 그렇다.
(환경운동가들 입장에서 볼 때 한수원측은 핵발전소 사고에 관한 한 은폐 축소의 달인으로 통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송전선로에 달라붙었던 비닐조각은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고, 핵발전소가 멈춰선 것은 '보호계전기'라는 놈의 작동 이상이었다.
즉, 오작동이란 말이다.
생각해 보자, 비닐조각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 다른 핵발전소도 가동이 중지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
'보호계전기'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언론에 보도 되었듯이 핵발전소 관계자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한겨레신문 기사 중 해당부분 발췌>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송전선로가 곧바로 복구되면 보호계전기가 동작하지 않도록 설계됐는데도, 보호계전기가 스스로 가동해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제작사와 함께 사고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리 1호기는 보호계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가동을 계속했다.]
그런데도 한수원이나 언론들 모두 사고원인을 '비닐조각 때문'으로 돌리고 있다.
왜 그럴까?
한수원은 사고원인이 아주 사소한 것임을 부각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은폐 축소의 달인으로 불리는 한수원이야 그렇다치고, 비판과 감시가 본분인 언론이 전혀 의심하거나 검증해 보려는 노력없이 액면 그대로 보도한 것도 의문이다.
하여간 이번 고리핵발전소 2호기 정지사고는 한수원측에서 밝힌 사고원인이 사실이든 아니든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
사고 원인이 따로 있다면 이번에도 정부와 국민을 속인 것이 된다.
가동정지한 이유가 비닐조각 때문이 맞다면 그동안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을 유지한다던 자랑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거짓말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송전선로는 전국 방방곡곡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데 바람에 날린 비닐조각이 이번에 딱 한번만 걸렸을까?
앞으로도 비닐조각이 송전선로에 걸리면 핵발전소가 또 정지될 수 있을텐데 태풍이 불면 천지로 날아다닐 비닐 조각을 어찌 막을 것인가?
이번 고리2호기 가동정지 사고를 설명하는 한수원측의 괘변은 접입가경이다.
방송보도에 등장한 한수원측 관계자가 전력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국민들은 안심하란다.
한수원측 관계자들은 셈을 할 줄 모르거나 뺄셈 덧셈을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고 있다.
빌어먹을 놈들 같으니라구!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우리가 노후된 고리1호기 폐쇄하라고 주장하니까 이넘들은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공갈협박을 했다.
"1호기 폐쇄하면 전력 부족이 우려되고, 한 가구당 연간 2만5천원 정도의 전기료를 추가부담해야 한다"
그 근거로는 1호기의 발전량이 전체 전력생산의 1%쯤 된다는 거였고, 전체 한수원 매출액(약18조원)을 전국 가구수로 나눈 것이었다.
에라이 도적놈들아, 우리나라 전기를 가정에서 다 쓴다더냐?
산업현장과 상업용으로 거의 다 쓰고 실제 가정용 전력소비는 전체의 15%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번에 2호기가 고장나니까 전체 발전량의 0.8% 수준밖에 안돼서 전력공급에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란다.
참고로 고리 2호기는 발전용량이 65만kw 급이고, 1호기는 59.5만kw 급이다.
즉 나중에 건설된 2호기의 발전용량이 더 많다.
하지만 뭐 큰 차이는 아니니까 쪼잔하게 그런것 가지고 따지지는 않겠다.
발전용량 차이를 따지지 않더라도 한수원의 주장은 앞뒤가 안맞는 것이다.
1호기를 가동 안하면 전력공급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가구당 2만5천원의 전기료를 추가부담해야 한다고 했으면서
2호기는 가동이 정지돼도 전력공급에 별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라는 것은 누가봐도 괘변이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정도가 있지, 뭐 이따위 셈법이 있는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다.
보수언론도 마찬가지다.
좃선일보는 앞에 "1호기 폐쇄하면 가구당 전기료 2만5천원 추가부담해야 한다" 는 한수원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보도했었다.
잘 길들여진 앵무새도 아니고.. 이쯤되면 아무 개념없는 '찌라시'수준이다.
요며칠 날씨가 무덥자 올여름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예비율이 위험하다고 방송들마다 난리법석을 떨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국민들 여론이 반핵쪽으로 기울자 똥줄이 타던 한수원은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그렇잖아도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전력대란 불안감을 극대화 시킬 방도를 찾고 있었을테니까.
매스컴에서 전기 모자란다고 쌍나발을 불어대면 순진한 국민들은 핵발전소 위험성보다 당장의 전력대란을 걱정한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전기 모자란다고 불안감 조성해서 핵발전소 더 짓고, 전기 많이 쓰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 몰고 가서는 또 모자란다고 하는 논리를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써먹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를 일러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 이라 하겠다.
어떻게 국민여론을 되돌려 놓을까 고심하고 있던차에 언론이 앞질러 나발을 불어주다니!
아니 실은 보이지 않는 손이 벌써부터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번 사고가 하찮다면 하찮은 원인에서 비롯됐지만 한수원측에서도 밝혔듯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핵발전소 가동이 중단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다시말해 고리 2호기 가동중단 사고는 언제 어떤 일로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자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절대로 과신하지 말라는 경고다.
<언론보도 스크랩>
고리원전 2호기 가동중단…노후원전 불안감 가중
MBN 기사입력 2011-06-22 00:00
【 앵커멘트 】
고리원전 2호기가 송전선로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가벼운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노후 원전의 잇따른 사고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 오전 10시 30분쯤. 고리원전 2호기가 갑자기 가동을 멈췄습니다.
고리원전 2호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신울산으로 이어주는 송전선로 3개 가운데 하나에 이상이 생긴 겁니다.
나머지 2개 송전선로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를 감지한 계전기가 원자로 가동을 멈췄습니다.
▶ 인터뷰(☎) : 최교서 / 한국수력원자력 홍보팀장
- "고리에서 신울산을 연결하는 송전선로 가운데 전선 하나가 이상이 생기면서 계전기가 작동해 원자로의 작동이 정지됐습니다."
한수원은 원자로가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발전소 인근에 방사능 피해는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고리 2호기는 지난 1983년 준공된 국내 3번째 원전입니다.
시설용량은 65만 킬로와트로 우리나라 발전용량의 0.8% 정도를 차지해 전체적인 전력생산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는 수준은 아닙니다.
한수원은 사고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과 점검을 거쳐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아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리 1호기에 이어 2호기까지 잦은 고장으로 노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한겨례신문>
송전선로에 비닐 걸려 전기 끊겨
주민들 “점검 제대로 한거냐” 불안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고리 1·2호기가 생산한 전력(345㎸)을 신울산변전소로 보내는 송전선로에 비닐이 걸리면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전기 공급을 곧바로 복구했지만, 고리 2호기에서만 보호계전기가 작동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고리 2호기의 재가동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는 고리 1호기 사고 이후 ‘원전 안전과 직결되지 않은 부분의 이상으로라도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 직접 원인을 규명한 뒤 재가동을 허용하겠다’는 원전 안전 확보 대책을 밝힌 바 있다.
가압경수로형 65만㎾급인 고리 2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63차례 고장으로 가동이 멈췄다.
고리 2호기의 가동 중단 소식에 고리 원전 인근 기장군 장안읍 길천리의 한 주민은 “고리 1호기가 4월에 고장난 뒤 정부가 국내 원전 21기에 대한 정밀점검을 벌여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는데 두 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사고가 났다”며 “정부가 형식적으로 점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과부는 30년 설계수명이 다한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수명을 10년 더 연장해 가동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고리 1호기에 고장이 나자, 전문가 56명을 동원해 정밀점검을 벌인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원전 21기 모두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지난달 6일 발표했다. 고리 1호기는 발표 이틀 뒤 재가동에 들어갔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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