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에 취해 살면서 순수한 의지로는 일을 저지르기 어렵다.
마음은 있으면서도 엄두를 못내던 이 길을 걸어서 퇴근해 보았다.
마침 노동조합 대의원(대표) 선거기간에 승용차를 징발당한 기간이 좀 불편하기 하지만 망설이던 일을 하기에 딱이다.
12월 7일 출근은 시내버스로 하고, 퇴근길을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 즉흥적인 결정으로 아무 준비없이 걸어보았다.
옷은 근무복 그대로, 신발만 운동화로 갈아신었고, 당초 계획은 큰 길 따라서 가려고 했는데 막상 길을 나서니까 달빛이 너무 좋았다.
랜턴이 없어도 산길 걷기에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염포주민센터 임도로 접어 들었다.
고고한 달빛은 사색하기에 그만이고, 얼굴에 스치는 찬 바람이 정신을 맑게 해 준다.
마주치는 사람도 없으니 오롯이 나홀로 걷는 전용길인 셈이다.
뛰어 가는 시간보다 두 배는 걸리지 않을까 했는데 빠른 걸음에 중간중간 천천히 뛰기도 한 덕분에 2시간 40분 걸렸다.
아내는 내가 뛰어왔다고 하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렴 어떠랴, 누군가에게 피해 준 것도 없는데다 내가 좋으면 된 것이지.
앞으로 종종 이런 낭만을 즐겨야 하겠다. ^^*
그래서 내친김에 인터넷 지도검색을 통해 자르고 붙여서 자작 지도를 만들었다.
노란 경로가 임도를 따라서 걷는 주 경로이고, 파란선은 매봉재에서 갈라지는 여러 갈래의 오솔길 등산로다.
매봉재 이후는 갈래길이 많은데 기분 내키는대로 이용하면 되고 거리는 엇비슷하다.
전체구간 보기(하단에 구간별 상세 별도)
구간별 상세도
1. 송정 연암~매봉재 구간
2. 매봉재~약천사 구간
3. 약천사~돈문재 구간
4. 염포소방파출소~ 염포정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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