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거를 자신의 일처럼 도왔고, 여론조사 경선에서 패하자 누구보다 분해하는 친구가 있다.
그는 수능시험을 쳤는데 점수도 공개안하고 대학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그냥 믿고 진학 포기하냐고 막 화를 냈다.
시험감독을 믿기 어렵다는 그 친구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나도 안다.
민주통합당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내가 경선에서 졌다는 것도 여론조사 경선결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다는 언론 발표를 통해서 였다.
상대 후보가 이겼다고 발표했으니까 나는 진 것이고, 그게 여론조사 결말의 전부다.
그런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공정성이 생명이어야 할 경선관리위원회의 이중성과 차별대우다.
통합진보당 대표인 이정희 후보 선거캠프는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되는 정보를 시간마다 중계할 정도로 알고 있었음이 보좌관 문자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론조사 기관이 어딘지, 여론조사 득표결과는 비공개로 하겠다고 합의서를 쓰고, 후보들한테 서약서를 받아갔는데 안산 단원갑은 양 여론조사 기관의 득표율이 공개되고, 세 표차이라는 것도 공개됐다.
관악을의 김희철 - 이정희 후보간 여론조작 공방전에서도 마찬가지고,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경선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며 재경선을 주장했던 이른바 통합진보당의 전략지구는 다 마찬가지였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은 사퇴한 이정희 후보 뿐만 아니라 심상정, 노회찬, 천호선 후보 모두 찝찝한 승자이기는 마찬가지다.
울산 북구는 사실 위에 통합진보당 간판급 후보들이 포진한 수도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야권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통합진보당 대표들보다도 더 우선순위 전략지역으로 양보를 요구하며, 판을 깨겠다는 협박성 요구를 하던 곳이다.
만약 울산 북구가 수도권에 있는 선거구였다면 여론조작 논쟁의 중심에 섰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수도권에서 시끄럽거나 말거나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바로 출마를 접었다.
나는 공정하지 못한 여론조사 경선임을 알면서 참여했기에 '이정희 사태'나 안산 단안 갑에서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련없이 출마를 접었던 것이다.
언론도 변방의 한 선거구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었다.
이정희 후보는 재경선을 하겠다고 하다가 사퇴않고 출마를 하겠다고 버티다가 결국은 여론의 뭇매만 맞고 사퇴했다. 인과응보요 사필귀정이다.
100% 여론조사 경선의 가장 억울한 희생자는 누가 뭐래도 안산 단안갑의 백혜련 후보일 것이다.
백 후보는는 RDD방식의 면접조사에서는 18% 이겼으나 ARS경선에서는 18% 졌다고 한다.
그 차이가 단 세 표였다니 누구라서 분하고 억울하지 않겠는가?
오죽하면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도 (재경선을 염두에 두고) 재공천을 결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결국 백혜련 후보도 결국 불출마로 정리됐다.
여론조작 의혹, 재경선 요구, 재공천 결정.. 결국엔 사퇴... 백혜련 후보에게는 마음의 상처만 더 받고, 고통만 연장한 결과가 되었다.
백 후보의 사퇴회견장에 나란히 선 한명숙 대표는 미안함과 위로의 마음을 표시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미안함이나 위로 이전에 자신이 가해자라는 생각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신이 한껏 폼을 잡으며 이정희 대표와 합의한 100%여론조사 경선이 갖는 심각한 결함이 여론조작 사태를 낳았고, 불복사태와 재경선 요구 등 궁극적으로는 야권단일화를 왜 했는지 의문인 상황으로 이어졌음을 안다면 무한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
통합진보당은 100% 여론조사 경선방식에 합의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텐데 그걸 모르고 합의했으면 바보 등신이요, 알았으면 야합이고 배신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무능과 이적행위의 결과는 참으로 괜찮은 후보 여러명을 골병 들이고 말았다.
내 친구가 화를 낼만도 한 것이 난 아직도 내 여론조사 경선을 어디서 했는지, 경선결과 몇 점을 받았고, 몇 점 차이로 패배했는지조차 모른다.
친구의 말처럼 시험감독이 짜고치는 고스톱을 쳐서 승패를 뒤바꿨을지도 모르는데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아니 난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몇 표의 차이로 졌으면 더 분하고 억울할 것이요, 큰 격차로 졌으면 모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왕 졌다고 인정하고 마음 접었는데 알면 병만 도질 뿐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경선을 치르기까지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나에게 아군이 아니라 적군이나 다름 없었다.
달리기 경주를 하는데 상대방은 훨씬 앞서 출발했는데, 나는 후발 주자라는 불리함에 더하여 공천과정과 경선방식 둘 다에서 장애물 경기를 하듯이 불리한 조건을 달고 뛰어야 했던 것이다.
그 불공정성이 상대방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중앙당 지도부가 그걸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상대편을 더 배려하는 감독 밑에 들어간 선수의 비애라면 비애다.
중앙당의 경선관리위원회에 대해서도 유감이 크다.
여론조사 경선에 앞서 서약서를 받고, 여론조사 경선비용 선납을 요구했던 경선관리위원회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경선여론조사 전날 밤 상대방의 대표경력 표기 문제로 항의하다가 김 아무개 위원장에게 "이따위로 여론조사 경선 강행하면 나는 참여 안한다. 강행하더라도 승복못하고 거부한다"고 분명히 통보했다.
경선관리위원회는 일방적으로 강행했고, 여러 정황에서 드러나듯이 통합진보당 후보진영은 정보를 공유할만큼 경선관리가 편파적이었다.
그리고 경선결과는 비공개라는 합의사항등 경선관리위에서 먼저 깼다.
당신들은 나한테 경선비용 선납을 요구했는데 나는 경선비용을 낼 돈도 없거니와 있다해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냈으면 냈지, 여론조사 경선비용을 낼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당신들의 편파적인 경선관리와 비공개 합의사항을 깬 것에 대한 책임을 먼저 따져야 하겠다.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경선비용을 선선히 지불하면 '수능시험 치고서 수능 점수도 모른채 불합격 통보받았다고 대학진학 포기하냐'고 방방뛰는 내 친구는 나한테 친구의 연을 끊자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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