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2013. 1. 19. 토. 맑음
누가 현대자동차 2공산산악회 동행
새해 첫날 태백산에 다녀왔으면서 다시 태백산을 찾은 것은 며칠 전 영동지역에 폭설이 내렸기 때문에 태백산에도 으례 눈이 더 쌓였을 것이란 기대에서 였다.
마침 여러차례 단체산행에 동행을 했던 2공산 산악회에서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유일사 및 당골쪽 입장이 너무 혼잡할 것 같아서 하산지점으로 잡았던 금천동에서 산행시작.
태백산을 여러차례 와 봤지만 이 코스는 처음인데다 한적해서 좋았다.
들머리는 쭉쭉빵빵 늘어선 소나무 군락지와 낙엽송 군락지를 차례로 지난다.
선발대를 따라 가느라 우리팀이 아닌 앞서 올라간 대열과 함께 이동
산행대장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가자 그야말로 호젓한 산길
인공적인 조림을 한 지역을 지나 자연림 지역으로 들어섰다.
2공산 선발대
그런데 눈이 많이 쌓였을 것이란 기대는 정보에 어두워서 빚어진, 아니 알아보지 않고 지레짐작한 헤프닝이었다.
눈이 많기는 고사하고, 남쪽 등산로 곳곳은 맨살을 드러낸 곳이 많을 정도다.
산행 출발 40여분 경과, 2.5km를 올라왔을 뿐인데 산행대장이 이쯤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자는 결정을 내린다.
버스기사가 들머리를 제대로 찾지 못해 알바를 하는 바람에 산행 시작이 많이 늦었다.
내심 문수봉 정상까지 올라가서 식사를 했으면 좋겠는데 산에서는 산행대장 말을 따라야지~ㅎㅎ
산에서는 주로 행동식으로 해결하는 나로서는 점심을 거하게 차려서 먹고 자시고 할 게 없다.
아내가 보온통 도시락에 싸준 밥과 국이 따뜻하여 후루룩 뚝딱 해치우고 나니 그냥 있기 심심하다.
사진은 타이밍이 중요하기에 산행대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문수봉으로 올랐다.
돌출된 전망바위에서 처음으로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본다.
이윽고 문수봉에 올랐다.
정상은 바위 너덜지대, 중간 중간 돌탑을 쌓아 놓았고 전망이 탁 트여서 좋다.
다만 시야가 흐려서 지척인 함백산 조차 제대로 조망되지 않는다.
눈꽃이라도 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
함백산이 보일듯 말듯 흐릿하게 조망.
태백산 천제단 아래 망경사는 일망무제 과연 명당이다.
예서 봐도 그럴진데 저 자리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광이 어떠할지 짐작이 간다.
그래서 이름을 망경사로 지었구나!
차디찬 눈밭, 얼어붙은 바위에 가부좌 틀고 앉아 무슨 원을 비는 걸까?
뜻밖에 이곳에서 백두산악회 이** 산행대장을 만났다.
알고보니 백두산악회도 태백산 단체산행을 온 참이었다.
반가움을 나누며 서로 기념사진을 한 컷씩 남겼다.
문수봉 정상을 휘둘러보고 사진을 다 찍고나니 하릴없이 본대가 올라오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천제단이 빤히 건너다 보이는데... 시간상으로 봐서 내 걸음이면 1시간이면 닿는 곳.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래, 난 단체산행에 따라 왔지만 풍경사진이 주 목적이었으니까 늦지않게 돌아 내려가면 되지 뭐~ 자기 합리화를 시키면서 부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내달았다.
아~! 그런데 부쇠봉을 지날즈음 상고대가 맺히기 시작했다.
얼굴에 와 닿는 공기가 싸하게 차가워졌음을 느끼고 있었는데... 뭔가 자연의 선물이 있을 것 같다.
침엽수인 구상나무는 하얗게 변했다.
그러나 자연의 선물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구상나무 잎새에는 하얗게 달라붙으면서도 정작 찍사들이 바라는 고사목 나무결에는 달라붙지 않는다.
더 추워야 한다.
천제단으로 오르면서 뒤 돌아본 문수봉과 부쇠봉
인산인해, 산이 바다로 변했다.
겨울에 휴일날 태백산 산행을 하려면 혼잡함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신년 해맞이 산행과 눈꽃산행을 하려면...
천제단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늘 세찬 바람이 분다.
산객들 99%가 유일사로 올라와서 장군봉과 천제단을 거쳐 당골로 하산하는 것 같다.
일방통행과 마찬가지여서 소통에 도움되는 측면이 있겠는데 그럼에도 등산로가 소화해 낼 수 있는 적정 인원을 넘으니까 하산길 역시 정체가 극심했다.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향하는 사람들... 거의 한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군봉쪽으로 건너와서 바라본 천제단 방향
천제단으로 가는 사람들이 거의 99%다.
고사목 지대를 살펴보고 사진찍으러 건너온 것인데 고사목에는 상고대가 맺히지 않았다.
시절인연이 닿지 않음에 실망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는다.
언젠가 인연이 닿을 날이 있을거다.
내가 건강을 유지하여 다시 산을 찾기만 한다면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주목 고사목 사진은 별도 꼭지로 소개)
문수봉에서 당골로 바로 하산하는 본대와 맞추려면 하산을 서둘러야 하는데 하산길이 꽉 막혀서 낭패다.
길만 트였다면 40분쯤이면 달려 내려갈텐데...
망경사 앞을 지나면서 바라본 문수봉
정체가 극심한 하신길을 용케도 뚫고 하산완료.
시간이 급하니까 염치불구 갓길로도 내달리고, 지름길을 찾아 눈밭을 구르듯 내려오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당골에 내려와서 보니까 아이젠 한쪽이 벗겨져 나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ㅎㅎ
손님맞이 준비에 한참인 눈꽃축제 얼음조각 현장
<추신>
천제단에서 당골로 하산하는 길의 정체현장(1월 19일 16시경 폰카 촬영)
눈꽃축제기간에 태백산을 가시는 님들은 등산로 혼잡을 감안해서 일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등산위주로 태백산을 가는 산꾼들이라면 유일사 및 당골 코스는 가급적 피해서 산행하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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