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표현을 할 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이라는 말을 쓴다.
작은 티끌 하나만 들어가도 견딜 수 없는게 눈인데 그만큼 애지중지 한다는 표현이다.
뭐 그럴까~ 생각했었는데, 손주 자랑하느라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 보면 나도 저럴까 싶었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그 심정 이해가 간다.
한참 이쁘게 재롱을 떠는 외손녀를 멀리 떠나보내는 마음이 자식 보내는 것보다 더 눈에 밟힌다.
내가 이런데 아내는 더 할 것이다.
긴 작별이 아쉬워서 출국전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록이다.
딸 부부가 짐을 먼저 부치고 임시로 거처하던 숙소를 나서면서
밤새 눈이 많이 내려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하얀 눈과 함께 기억하라는 하늘의 배려인가 보다.
차도 다 실어 보낸 참이라 이동수단이 없는 딸 부부를 위한 차량기사 도우미~^^*
딸네 가족이 살았던 집에서의 마지막 추억만들기
가구는 다 실어내서 썰렁하지만 그래도 3년을 살았던 집이라 낯설거나 서글프지가 않은 분위기다.
부녀간의 정다운 한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온가족에게 웃음과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미례
할머니 손을 이끌고... 무얼 해달라는 걸까 궁금했는데 술레잡기놀이~ㅋㅋ
찍사 할아버지가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외출을 청했다.
내 예상대로 눈밭에 데려다 놓자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라 한다.
내 생전에 처음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만들어본 경험도 솜씨도 없지만 외손녀에게 추억거리 하나를 선물하고 싶어서다.
외할아버지를 기억할 때 대머리를 먼저 떠올릴까봐 눈사람 머리를 솔가지로 장식했다. ㅎㅎ
외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듯이 포즈를 취하는 미례
얘네들이 돌아가는 미 동부의 매릴랜드에도 한국처럼 눈이 내릴까?
할머니와 가위 바위 보
태어난지 45일차를 맞은 둘째 레이나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서 뭘 아는듯이 웃음을 지어 보인다.
큰 아이 미례도 사진을 찍기 좋게 포즈며 시선을 잘 맞춰줬는데 레이나도 그런다.
미례의 동생 사랑, "레이나 사랑해~!"
두 손녀의 재롱에 그저 행복한 외할머니
딸네가 떠나기 전 마지막 외식은 짜장면 집에서..^^
딸 부부의 아이들 교육은 엄격하고, 사랑은 풍부해서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이 많다.
식사자리에서 미례가 할머니 할아버지 빽을 믿고(?) 말을 잘 안듣자 옆방으로 데리고 가서 엄하게 야단을 쳤다.
이 점은 딸이나 사위나 둘 다 엄격하다.
우리와 다른 점은 엄하게 야단치고 나서 곧바로 사랑으로 감싸며 타이른다.
미례의 하는 짓을 보면 나이에 비해 너무 일찍 해서 될 것과 안되는 것을 분별하는 것 같다.
아이의 표정에서 방금 전에 엉덩이를 맞고,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는 그늘이 없다.
진짜로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왔다.
임시 숙소까지 태워주고, 사위에게 부탁해서 나도 미례와 작별의 인증샷을 남겼다.
미례는 이번 작별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니러 왔다 갈 때처럼 손을 흔들며 빠이~빠이~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될 즈음에 미례와 레이나는 부쩍 자라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르긴 해도 한국에서 생활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 딸은 미례와 레이나에게 엄마의 모국어이자 외조부모 나라의 말도 함께 가르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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