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記)/문화재&문화탐방

공업탑과 육군대장 박정희

질고지놀이마당 2013. 12. 10. 15:50

"... 제2차 산업의 우렁찬 건설의 수레소리가 동해를 진동하고

공업산업의 검은연기가 대기로 뻗어나가는 그날엔 국가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눈앞에 도래하였음을... "

 

"... 5.16 혁명 진의는 어떤 정권에 대한 야욕이나 정체의 변조에도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1962. 2. 3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육군대장 박정희

 

울산시민으로 살아온지 만 34년을 지나 35년차가 되는데 '산업수도'로 지칭되는 울산의 공업탑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는 것을 약 3주 전에 탈핵 및 송전탑 반대 포토캠페인을 하면서 처음 알게됐다.

 

5.16쿠테타를 일으켜 군부독재와 유신독재로 철권통치를 휘두르다 자신의 심복이었던 중정부장 총탄에 맞아 비극적 삶을 마감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편가는 천당과 지옥만큼이나 다양하게 존재한다.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의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하는 이들은 여전히 박정희 시대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킨 일등 공신들이다. 반면에 경제개발을 이유로 한 정경유착과 종신 집권을 위한 유신독재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와 인권 유린, 그리고 민주인사 및 야당 탄압 등등은 박정희 정권에 대해 지울수 없는 그늘이다.

 

그의 유신통치는 반공이데올르기를 앞세워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고 민주화 및 개인의 인권 등은 희생되어도 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정경유착, 재벌에 대한 특혜,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도 크게 문제시 하지 않거나 감수해야 할 조건으로 치부됐다.

 

검은연기가 국가민족의 희망과 발전의 상징으로 묘사된 것에서 환경문제는 사치였던 것이다. 그 결과 땅과 강과 바다가 죽고, 대기오염 문제 등 혹독한 댁사를 치르면서 환경오염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하는데 반세기가 걸렸다.

 

어쨋든 울산 공업탑('울산공업센타 기념탑' 이라는 정확한 명칭도 이번에 처음 알았음~^^*)에는 '울산공업센타 지정선언문' 이라는 비문과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 이라는 비문이 떡하니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비문의 명의자와 직책은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육군대장 박정희' 로 되어있다.

 

지금 이런 사실을 알고있는 울산시민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혹은 다들 알고있었는데 필자만 무관심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박근혜 정권의 불통과 아집, 국정원 댓글사건에서 보여주는 현실인식의 수준을 보면서 그 아버지인 박정희 유신정권 시대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의 한마디에 대해 새누리당이 이성을 잃은 집단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집권당 국회의원들은 청와대 치마폭만 바라보며 충성경쟁을 하는 것인지,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주의 시계바늘은 지금 거꾸로 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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