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8. 9. 29. 토. 비
답사자 : 필자
답사구간은 파래소폭포 왼쪽 중간정류장이 있는 곳에서부터 상단휴양소까지 상행선이다.
중간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위치를 찾아서 접근하기는 쉬웠다.
운행이 중지된 상태에서 비가오는 주말이라 고즈넉하기만 하다.
첫눈에 들어온 모노레일의 실체는 허약함을 넘어 조잡해 보이기까지 하다는 느낌이었다.
저 정도의 구조물로 전후좌우 모든 방향에 걸쳐 원심력과 가속도가 발생하는 상부의 중량물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
필자는 사실 이런 공사분야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이다.
다음에 지적하는 사항들은 그냥 보통시민 수준의 일반 상식선에서의 판단이라 오류나 비약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한다.
우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자.
사진처럼 설치된 모노레일 위로 8인승 전동차가 운행을 하는 것이다.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도 있고 급커브 구간도 있으며 커브와 경사가 동시에 이뤄지기도 한다.
독자의 머릿속에 하나의 그림을 그려보기 바란다.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분수에서 위가 큰 것을 가분수라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 머리가 큰 녀석을 '가분수'라는 별명을 붙여 놀리기도 했었다.
자, 여러분 머릿속에 모노레일 위로 전동차가 위태롭게 달리는 가분수를 상상해 보시라.
상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면 아래 사진을 참조하면 된다.
그런데 가만히 멈춰서 있거나 평형 직선로를 조신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8명의 사람을 태우고(관계자까지 포함하면 9명?) 앞에 설명한 것처럼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을, 급커브 구간을 돌아서 달리는 물체다.
엄청난 불균형의 가분수
아주 빠른 속도는 아니겠지만 엄청난 가분수의 물체를 싣고 달리게 되면 커브구간에서는 원심력이 발생한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가속도 및 원심력이 발생하는 하중을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 위태로워 보인다.
하부 구조물의 고정상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직경 약 50mm정도되는 파이프를 수직으로 박은 것을 기본으로, 땅속에 박기 어려운 바위나 너덜지대는 앵커볼트를 박은다음 파이프를 용접했다.
이게 도대체 하중과 속도를 감안한 구조설계를 제대로 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
설계도가 제대로 작성되고 설계 및 시방서에 따라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현장에서 아 여기는 앵커볼트를 박아서 용접을 하고, 취약해 보이는 곳은 파이프 하나 더 덧대서 보강용접을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하나의 비유를 추가로 설명한다.
필자는 자동차회사 연구소의 시작부서에서 시작차(프로토 카)를 만드는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한 경험이 있다.
시작차란 신차를 양산하기 이전에 조립과정과 성능상 이상유무를 테스트 하기 위한 개발과정인데 설계상의 문제점을 찾아서 보완하도록 한다.
그런데 시작자 전 단계로서 메카프로토라는 개념이 있다.
시작차는 모든 것이 설게를 통해서 이뤄지지만 메카프로토카는 설계도 없이 개념적인 것을 실제에 적용시켜 보면서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즉 메카프로토 작업은 설계 담당자의 아이디어와 현장 작업자의 경험과 직관으로 이렇게 저렇게 꾸며보는 과정이다.
눈치빠른 독자께서는 필자가 생소한 용어를 써가면서 설명하려는 의도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 모노레일 공사현장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하부구조 고정작업은 현장작업자가 '알아서 적당히' 작업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일부 하부구조는 파이프보다는 견고한 사각튜브를 썼으나 하부 접지가 취약하면 무용지물이다.
바위 위에 세워진 사각튜브의 고정방법 역시 앵커볼트를 박은 다음에 용접으로 때워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비전문가 눈으로 보더라도 이런 곳은 바위에 4점 정도를 고정하는 견고한 쁘라겟트를 설치한 다음에 구조물 파이프와의 연결도 4점 볼트를 채워야 할 부분이다.
앵커볼트와 구조물 파이프를 용접으로 고정하는 것은 충격흡수를 못하기 때문에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고 특히 정비성은 완전 제로다.
또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모노레일의 내구연한을 얼마로 잡았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이런 상태라면 당장의 운행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자연부식과 마모로 인해 3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
이 밖에도 이미 부식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군데군데 눈에 띄고, 레일의 수평불량, 이음부의 돌출현상, 너덜지대 구간의 낙석위험과 지반 불안정 등 비전문가 눈에 비친 모노레일의 상태는 완전 낙제점이었다.
현장을 꼼꼼히 살펴 본 필자의 솔직한 소감은 돈을 주면서 타라고 해도 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모노레일이 과연 필요한 시설이었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꼭 필요했다면 길게 내다보고 제대로 된 시설투자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매우 컸다.
장애인과 노약자 들에게도 이동권을 확보해 준다는 취지도 중요하지만
혹여 그것을 명분으로 내세워서 레저관광객 유치를 통한 상업적 목표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시공경험이 없는 업체에다 공사를 맡기고,
임의로 정한 개장일정(여름휴가 성수기?) 에 맞춰서 공사를 서두르다 보니까 모든게 졸속이 되어버린 것이리라.
지금 이상태로는 도무지 진퇴양난, 아마도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다시한번 공사업체에 '하자보수'를 시켜서 안전검사만 통과하고 보자?
이건 시민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너무나 무책임한 발상이다.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 및 안전진단을 통해서 보완책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철거를 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옳다고 본다.
파래소폭포 상단 중간정류장 지점
신불산자연휴양림 상단부쪽(상행선)
레일 이음부의 요철 수평불균형 등
취약해 보이는 허접한 용접상태
원심력이 발생하는 커브 구간에는 안쪽 레일보다 바깥쪽 레일이 약간 높게 시공하는 것이 상식일텐데 거꾸로 되어있다.
용접부위는 벌써 부식이 진행되고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부구간에 사각튜브를 사용했으나 정작 고정부위는 취약한 상태
하부구조물의 주 재료는 약 50mm정도의 원형파이프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구간에는 집중호우시에 나무 바윗돌이 덥쳐서 하부구조물이 파손될 위험이
낙석이 염려되는 너덜지대
너덜지대 하부구조는 지반 불안정으로 위태로워 보인다.
멈춰선 신불산자연휴량림 모노레일 전동차(상단부 정류장 및 정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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