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목에서 천왕봉 구간 거리는 2km가 채 되지 않는 지척이다.
그러나 장터목 대피소(1653m)에서 아침식사를 한 다음 07:50 출발하여 08:07 제석봉(1,808) 통과, 08:48 천왕봉(1,915m) 정상에 도착했으니 꼬박 1시간이 걸렸다.
계속 오르막인데다가 풍경 사진을 찍으며 시나브로 걸었기 때문이다.
통천문을 지나면서 바라보는 천왕봉 주위 풍경은 색감도 우중충하고 좀 을씨년스럽다.
바위가 많은데다가 아직 완전한 초록빛으로 갈아입지 않은 탓이라.
그런 가운데서도 붉은색 입눈을 틔우는 나무와 막 피어나는 진달래가 있어 삭막함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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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을 오르면서 드문드문 남아있는 고사목 사이로 탁트인 전망아래 펼쳐진 산군이 장관이다.
아픈 상처의 기록인 고사목들이 오랜세월 비바람에 삭아 흙으로 돌아가고 그 빈자리에 어린 구상나무 묘목들이 모진환경을 견디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복원되려면 30~50년의 세월이 필요하리라.
고사목 너머 멀리 이어진 서북능선이 첫날 걸은 인월~만복대 구간이다.
제석봉 아래 남쪽으로 조망되는 산군(아래 3장)
제석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까 연화봉 촛대봉 영신봉 등은 낮으막한 야산처럼 느껴진다.
제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
막 피어나는 나뭇잎 새순이 붉은 빛을 띠면서 어두운 느낌의 색감을 밝에 채색한다.
통천문을 지나서 뒤돌아 봄
날씨가 맑고 순광이라서 무명봉 뒤로 왼쪽부터 노고단~반야봉~만복대~서북능선이 또렷하다.
세찬 바람이 빚은 구상나무 자태. 일류조경사가 이리 멋지게 다듬을 수 있을까?
천왕봉 정상부의 바위사이로 무리지어 꽃을 피우고 있는 진달래
천왕봉 정상을 몇미터 앞에다 두고... 가까이 걷는 이가 지리산을 손금보듯 훤히 꿰는 '까만콩'님이다.
천왕봉 남측 산군(거림골 방향)/ 왼쪽 중간에 삼신봉 능선을 터널로 지나는 도로가 보인다.
잠에서 깨어나듯이 중봉을 마주보는 천왕봉 북사면에 막 피어나는 진달래 군락의 부드러운 느낌
용솟음 치듯 천왕봉에서 뻗어내린 능선이 살아서 꿈틀대는 것 같다. 오른쪽이 중산리로 하산하는 능선
천왕봉에서 내려보는 중봉과 하봉 역시 동네 뒷산과 같은 느낌으로... 하지만 해발 1,800m가 넘는다.
08:48 마침내 천왕봉 정상(1,915m)에 섰다.
여기까지가 태극종주의 2/3 구간인데 덕산으로 하산하려면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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