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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태극종주 사진보기 12/ 천왕봉~하봉

질고지놀이마당 2007. 5. 25. 21:25

기이한 인연으로 세석에서부터 동행하여 천왕봉에 함께 오른 세 명의 나홀로 산꾼이 정상주를 나누어 마시고 언젠가의 인연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다행히 '까만콩님'은 동부능선을 타다 도중에 하산하는 계획이라 한동안 더 동행이다.

 

중봉을 지나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대원사로 내려가는 코스를 버리고 하봉으로 가는 동부능선은  태극의 오른쪽 라운드에 해당하는  멀고도 지루한 구간이다.

고도는 점차 낮추어 간다지만 오르내림의 반복이어서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더욱이 중봉 갈림길부터는 완전 초행길인데다가 통제구간이어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까만콩' 님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한 동행은 참으로 절묘하다.

상부상조 혹은 상생이란 이런 경우를 일컬음일게다.

나는 담력은 있지만 초행길이라 지리가 어둡고,

까만콩님은 지리는 밝지만 여성의 몸이라 담력이 작아 외진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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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중봉으로 내려가는 북사면의 진달래 군락 너머로 반야봉과 서부능선 원경

 

천왕봉에서 중봉과 하봉으로 내려서는 길

 

진달래만 붉은 것이 아니다. 막 피어나는 새순도 붉은 빛을 띠어 고운빛을 보탠다.

 

중봉으로 내려서는 안부에서 돌아다 본 천왕봉(아래 두장)

 

중봉이다. 길동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멀리서 두번째 선명한 능선 뾰족한 봉우리가 웅석봉이다.

 

'천상화원'을 이룬 중봉일대의 진달래가 바래봉 철쭉의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시간에 쫓기거나 야간 산행을 하면서는 이 아름다움을 감상할 짬을 가질 수가 없다.

일정을 하루 늦추어 여유있는 주간 산행만 하기로 한 것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지!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하고 행복하다.

 

동쪽으로 태극종주의 동부꼭지점인 웅석봉이 아주 멀리 희미하다. 오전 10시 무렵이라 빛 방향 탓이다.

 

측광을 받는 북쪽방향 산군이 웅중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때를 딱 맞춘 것일까? 도처에 얼레지꽃이 지천으로 군락을 이룬다.

지난 4월 초에 마산 무학산에서 애써 찍었던 얼레지꽃 사진이 카메라 고장으로 하나도 못건졌는데 이번에 그 보상인지 원없이 구경하고 사진으로 찍었다.

 

얼레지에 질세라 현호색도 지천이다. 

 

중봉에서 하봉 사이에서... 멀리 아직도 반야봉이 지켜보고 있다. 곧 작별을 고할 때가 되었다.

 

중봉에 흘러내린 산사태 상처를 보니 작년여름 물난리 때 설악산 대청봉 산사태가 떠오른다.

당시 중청대피소에 고립되어 3일 한계령에 내려와서 하루 도합 4박5일간 물난리를 현지에서 겪었다.

 

주위를 조망하기 좋은 하봉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무덤 옆으로 내려가면 국골 사거리로 이어진다.

 

어느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한폭의 그림이 되는 풍경의 연속이다.

 

 

사진을 찍는 자리가 두류봉이라고 표기된 지도가 있는가 하면 국골사거리를 조금 지나쳐 추성리로 내려가는 능선의 전망좋은 바위가 두류봉으로 표기된 지도가 있어 어느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위 사진은 하봉을 올려다 본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반야봉으로 연결되는 주능선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린 지능선들이다.

가장 멀리 만복대에서 정령치를 거쳐가는 서부능선이 일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