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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해 쪽빛 바다와 무욕의 섬-욕지도

질고지놀이마당 2008. 1. 23. 14:09

Daum 포토베스트에 선정된 포스트입니다.

 

암자로 떠남을 잠시 멈췄다. 마음은 고요한데, 가슴 한 켠이 답답했다. 어디로 갈까? 가슴이 뻥 뚫리는 곳,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욕지도를 택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굳이 다른 이유가 있다면 감귤 때문이었다.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는 줄 알고 있었던 감귤이 욕지도에서도 생산되는 게 아닌가. 욕지도는 아열대의 최북단이고 한대지방의 최남단이어서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과 향을 자아낸다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감귤이라고 한다. 60년대부터 재배되어 왔는데 제주도의 물량공세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들다가 최근 웰빙붐과 함께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래, 욕지도로 가자. 이번 여행은 감귤여행이다.' 통영여객터미널에 전화를 거니 11시에 배편이 있었다. 오늘은 간만에 혼자 가는 여행이다. 남미 페루 음악을 들으며 고속도로를 내달린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음악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난 여행을 떠날 때 카메라를 제일 먼저 챙기고 다음으로는 어김없이 음악 CD를 한 웅큼 챙긴다. 그날 가는 장소, 가는 여정, 일행들의 취향까지 대충 고려해서 말이다. 오늘은 나 혼자 떠나니 고속도로에서는 신이 날 '라틴음악'을, 섬으로 가는 배에서는 '필리파 지오다노의 곡'을, 섬에 한적한 길이 있다면 '인디언 로드'를 들으리라.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지는 노을을 보며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리라.

 

 

배시간 오분 전 통영여객선터미널에 겨우 도착했다. 급히 표를 끊고 차를 배에 실었다. 그런데, 배삯이 만만치 않았다. 차량 운송비가 왕복 20000원이고, 승선료가 왕복 7,200원이었다. 그러나, 비싼 요금은 배가 출발하고나서는 신경이 쓰이질 않았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을 바라보는 맛과 수 없이 떠 있는 섬들로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1시간이 넘는 뱃길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연화도에 잠시 정박을 한 후 다시 욕지도로 향했다. 20여 분을 달리니 어느 새 욕지도이다.

 

여담이지만, 내가 아는 어떤 분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이란 말에 대해 비판적이다. 자신이 유학하던 시절 이탈리아 여행을 몇 번 했는데, 나폴리에도 자주 여행을 갔었단다. 그러고 난 후 귀국하여 통영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통영을 나폴리에 비유하는 말을 듣고 어이없더라는 말을 하였다. 자신이 보기에는 나폴리보다 통영이 훨씬 아름다운데, 굳이 나폴리에 비유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물론 나폴리의 유명세를 인정해야겠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이런 일들은 종종 있다. 외국여행을 자주 다녀오는 친구들을 데리고 국내 어떤 장소들을 데리고 가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우리나라에 이런 데가 있느냐?'고 나한테 반문한다. 우리네 강산이 제일이라고 무조건 주장하는 것도 경계할 일이지만, 우리 자신의 것도 모른 채 외국만 돌아다니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먼저 미(美)에 대한 안목을 키워 나와 남의 아름다움을 비교할 수 있는 객관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통영에서 연화도 가는 뱃길 - 다도해란 말이 실감난다. 바다 위가 온통 섬으로 가득 차 있다. 섬이 많다 보니 뱃길 안내를 위한 등대도 수 없이 많다.

 

 

연화도 - 연화도에 다다르자 섬들사이로 빨간 등대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욕지도에 입항을 하니 등대 셋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제일 먼저 하얀 등대, 노란 등대, 빨간 등대 순으로 나타난다. 가까이 다가서자 한꺼번에 세 등대가 인사를 한다. 감격적인 일이다. 갑판 위의 쌀쌀한 초겨울 바람이 항구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느냐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따뜻한 봄날씨 같아 섬을 돌아보기에는 제격이다. 시간이 12시 30분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어야 되는데. 나가는 배시간은 4시 30분. 지금 점심을 해결해야 나가는 시간에 맞추어 섬을 최대한 여행할 수 있다. 불현듯 짜장면이 떠오른다. 섬에 주유소도 있는 걸 보니 중국집도 있을 법하다.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중국집이 눈에 들어 온다. 중국집에 들어서니 마을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돼지국밥'. 아니 중국집에 웬 돼지국밥. 갑자기 맛있어 보인다. 어제 과음으로 속이 약간 더부룩한데 잘된 일이다. 호기롭게 돼지국밥 한 그릇을 주문한다. "저, 아주머니 여기 감귤농장은 어디에 있어요?" 주방으로 향하던 주인아주머니가 돌아 본다. "섬을 돌다 보면 온통 감귤밭입니더." 그러더니 식탁 위의 카메라를 흘낏 본다. " 지금은 감귤을 거진 다 따서, 달려있는 게 업을 껍미더." 사진 찍을 게 없다는 설명이다. " 고구마도 다 캤지요?" 욕지도 고구마는 해남의 '화산'고구마에 비해서는 덜 알려졌지만, 당도가 높아 맛이 정말 좋다. 여행자는 이전에도 간혹 주문해서 먹곤 하였다. 그런데, 올해에는 날씨 영향인지 당도가 예년만 못하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 고구마는 벌씨로 다 캤지예. 섬을 돌다보모 감귤은 간간이 보일 낌미더." 국밥이 나왔다. 맛도 느낄 새 없이 허겁지겁 먹는다. 물 한잔을 하며 오늘 코스를 정리해 본다. 섬의 남단을 먼저 돌아 섬을 일주하기로 마음 먹었다. 국밥 값을 치르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욕지도 - 우리나라에서 마흔 네번째 큰 섬이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32km거리에 있으며, 소요시간은 1시간 10여분이 걸린다.사슴이 많아 녹도(鹿島)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

두미도(頭尾島)·상노대도(上老大島)·하노대도(下老大島)·우도(牛島)·연화도(蓮花島) 등 9개의 유인도와 30개의 무인도가 있는 욕지면의 주도(主島)이다. 100여 년 전에 한 노승(老僧)이 시자승(侍者僧)을 데리고 연화도의 상봉(上峰)에 올랐는데, 시자승이 도(道)에 대해 묻자 '욕지도 관세존도(欲知島觀世尊島)'라고 답하며 이 섬을 가리킨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외에도 이름에 관한 유래설이 몇 가지 더 전해진다.  

 

입석마을 가는 길 언덕배기에 동백꽃이 붉게 피어 있었다. 고창 선운사와 강진 백련사, 여수 오동도의 동백이 유명하지만, 여행자는 한겨울에 피는  남해안 섬의 동백을 유난히 좋아한다.

 

 

바다를 끼고 야트막한 고개를 넘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로 가면 욕지도의 유명한 관광명소로 이어진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여행자는 항상 삐딱하다. 안내표지도 별로 없는 왼쪽길을 택하였다. 입석마을이다. 마을은 한적한 포구이다. 마을 앞 바다에는 소나무와 고사목이 어우러진 옥섬이 있다. 이런 곳에 고사목이 있다니. 다시 차에 올라 지도에 나와 있는 야포 도로를 탄다. 갯가에는 낚시꾼들이 많이 있다.

 

입석마을과 조선포 - 마을 사이의 비탈길로 올라가면 노적마을과 통단마을로 갈 수 있다. 섬의 산비탈에 수확을 끝낸 고구마밭들이 그 줄기만 남겨 놓은채 옹기종기 모여 있다.

 

 창문을 한 껏 열고 바다 구경을 하는 데 왼편에 무언가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도로 옆 벼랑 끝 소나무에 잿빛두루미가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소나무와 두루미는 언제 봐도 한 폭의 동양화이다. 조심스럽게 차를 세우고 내렸다. 아무리 조심해도 새들은 알고 있었다. 인간이라는 무서운 존재가 다가 선다는 것을.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도 말이다. 십여 마리의 잿빛 두루미가 창공을 향해 날아갔다. 조용한 휴식을 깨뜨린 무례한 여행자를 나무라는 듯 머리 위에 포곡선을 그리며 바다로 날아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신파조로 중얼거려도 두루미는 다시 돌아 오지 않았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다. 해안도로도 잠시, 큰 바위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여기서 더 이상 갈 수는 없었다.

 

 

차를 돌려 조선포 마을의 샛길로 빠졌다. 마을을 가로 질러 급경사를 올라가니 나무의자가 놓여 있었다. 차에서 보니 수평선 밖에 보이지 않았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나무의자에 가까이 다가서서는 까무러칠 뻔하였다.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 점점 이어지는 섬들, 아름다운 해안선, 기암절벽, 이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조그만 어촌 마을.

 

노적마을 - 노적은 세 개의 마을이 있다.

 

잠시 흥분을 가라 앉히고 두 갈래의 길에서 다시 여행자는 잠시 생각했다. 오른쪽으로는 시멘트길, 왼쪽은 비포장 흙길. 다시 비포장길을 택하였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의 도로폭이다.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운전을 하면서도 다리가 떨린다. 길 반대편에서 나오는 차가 있으면 어떡하나? 후진하기에는 너무 길이 좁으니. 에라 모르겠다. 그때 가서 생각하자. '인디언 로드'음악을 틀었다. 나만의 길을 위해서 준비한 음악이다. 오르막과 내리막,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몇 번 반복하고 나니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앞 공터에 할머니 한 분이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할머니, 이 마을 이름이 뭡니까?" 하니 구부정한 허리를 힘겹게 드시더니 " 통단이요."하신다. " 여기서 더 갈 수 있습니까?" 하니 "여서 조금 더 가면 길이 끝나는디, 집 두채가 있어야, 거가 막다른 길이라, 차는 마지막 집 앞에 공터가 있어야, 거서 돌리고."하며 친절히 말해 주셨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길을 잡았다. 해안 절벽 위의 아찔한 길을 오르고 나니 짙은 숲길이 나왔다. 그래, 여기서 차를 세우자. 마침 집 한 채가 있어 좁은 공터가 하나 있었다. 배시간에 쫓기더라도 조금은 걸어 보자. 차를 내려서 걷는다. 허름한 집에 대여섯 마리의 까치가 날아 든다. 동백꽃이 마당에 피어 있다. 따스한 햇살이 여행자를 나른하게 한다. 고요하다. 들리는 소리는 새소리와 멀리 절벽 아래에 부딪히는 바다 소리 뿐이다. 마치 시간을 잃어 버린 것 같다. 해안절벽 위에 집 한채가 보인다. 현대식 집인데도 바다와 섬을 끼고 있으니 '누가 살까?'하는 궁금증이 일 정도이다. 고구마를 캐고 난 붉은 황토밭을 지나니 염소 두 마리가 놀란 듯 여행자를 바라 본다. 인사를 건넨다. 그때 이 고요함을 깨는 개 짖는 소리가 난다. 통단마을의 마지막 집, 바다색을 닮은 쓰레트 지붕을 인 단촐한 바닷가 집은 수십년은 되었을 동백나무와 아직도 감귤이 달려 있는 감귤나무에 둘러 싸여 있었다.

 

통단 가는 길 - 비포장 흙길과 포장길이 반복되어 이어진다. 여행자가 보기에는 욕지도 최고의 길이 아닌가 싶다. 사진 오른쪽의 전봇대가 서 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가면 통단 마을의 해안절벽 위 마지막 집 두 채를 만날 수 있다.

 

통단에서 다시 노적마을로 향했다. 지금부터는 지도에 나와 있는 길이다. 한적한 길을 벗어나니 이내 2차선 포장도로로 이어졌다. 도로공사가 한참이었다. 노적에서 통단까지는 제발 그대로 두기를 바라면서 다시 길을 떠났다.

 

개미목 - 바다 사이의 땅이 개미 허리처럼 잘록하게 연결되어 있어 '개미목'이라 한다.

 

개미목 부근에서 펠리칸바위와 거북바위를 찾는다. 지도에 보니 두 바위가 나오는데, 이리저리 등산로까지 올라 가도  거북 모양과 새모양의 바위는 보이질 않았다. 마침 아주머니 한 분이 해안길을 따라 운동 중이었다. " 아주머니, 펠리칸 바위와 거북바위가 어디죠?" "펠리칸 바위요, 잘모르겠는데, 여기서 살아도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는게 아닌가?  지도와 사진을 보여 주니 "아, 이 근방은 맞는데,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보일 것 같네요." 하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휘어졌다. 거기에서 보니 거북바위의 형상이 뚜렷한 게 아닌가?  멀리 보이는 바위도 펠리칸을 닮은 것 같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전망대였다. 금방 보았던 바위를 다시 보니 영락없는 새모양이었다. 한참 구경을 하고 있으니 그 아주머니가 올라 오신다. 반갑기도 하고 보여 주고 싶어 저 멀리 보이는 게 펠리칸바위라고 말씀 드렸다. 여수에서 시집 와 처음에는 힘든 점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 섬이 너무 좋아 떠나기가 싫다고 하였다. 여행자도 별 기대없이 이 섬을 찾았는데,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고 하였다. 욕지도에 왔다가 그 풍경에 빠져 아예 정착을 한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아주머니는 몇 마디 덧붙였다. 통단에서 노적까지, 다시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이 섬을 '무욕의 섬'이라 부르고 싶었다. 욕지(欲知)를 뜻 그대로 하면 '알고자 함'의 섬인데, 여행자가 보기에는 알고자 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그래서 아무 욕심이 생기지 않는 그런 섬이다. 세상의 일은 바다 건너에 남겨 두고 섬에 오자. 욕지도가 영화 '화려한 외출'에서 70년대 산업화된 도시 공간에 대비되는 원초적인 생명력이 존재하는 낯선공간으로 설정되었듯이 섬은 '무욕'이었다.

  

거북바위 - 개미목을 지나 혼곡에 있다. 용의 발톱 같기도 하고 거북이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 같기도 하다. 전망대 못미처 왼편으로 조그만 샛길이 보이는데, 거기에서 가장 잘 보인다.

 

펠리칸바위 - 부리가 긴 펠리칸이 먼 바다를 향하여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다. 전망대에서 그 모습이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

 

새천년기념공원(전망대) - 해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야포, 노적, 삼여, 유동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삼여도 - 욕지도의 대표적인 비경이다. 전설에 따르면, 용왕의 세 딸이 있었는데 마을에 900년 묵은 이무기로 변한 젊은 총각을 서로 사모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용왕이 노하여 세 딸을 돌로 변하게 하였다. 힘이 장사인 총각은 자기 여인을 돌로 만든 용왕이 미워 산을 밀어내어 두개의 섬으로 바다를 막아 버렸다. 훗날 세 여인이란 뜻으로 삼여라 불렀다. 지금도 삼여 주변에는 뱀이 많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해안도로의 반도 채 돌아보지 못했는데도 벌써 3시가 넘었다. 새에덴동산에 들어서니 할머니 한 분이 "사진만 찍지말고 이리 와서 설명을 들어야 집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며 큰 소리로  여행자를 부른다. 최숙자 할머니이다. 대한민국 모든 방송사에서 촬영해 갈 정도로 유명한 스타급 할머니다. 할머니는 '최후의 만찬'이라는 테이블과 의자에서 이 동산을 세우게 된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셨다. 11년 전 따님이 위장암 말기 선고를 받고 모녀는 아무 연고도 없는 이 섬에 들어 왔다고 한다. 지금은 성자 같은 생활로 병도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땅 밑의 돌을 캐어 그렇게 11년 동안의 피땀으로 이 동산을 일구었다고 한다.

 

새에덴동산 -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유동마을 끝에 있다. 여유가 있으면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 놓고 해안풍경을 감상하며 걸어가는 편이 좋다. 도로가 좁아 마주 오는 차량이 있을 경우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은 마을에서 좁은 시멘트길로 오분 정도 가면 된다. 포장길이 끝나는 시점에 공터가 있다. 여기에 주차를 하고 나면 두 갈래의 오솔길이 있다. 왼쪽 오솔길은 유동등대 가는 길이고, 새에덴동산은 오른쪽 길을 택하면 된다.

 

사진 촬영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응하시며 한 말씀 던지셨다. "이왕 사진을 찍을꺼면 예쁘게 찍어 줘" 하시며 포즈까지 취해 주신다. 사진을 찍고 나니 젊은 시절 사진과 자식들의 사진을 보여 주셨다. 정말 멋쟁이였고 고왔던 분이었다. 해맑은 얼굴은 이 분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그대로 보여 준다. 이런 저런 설명 끝에 여행자를 보고 미국 배우를 많이 닮았다고 하였다.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난다면서 방에 있는 따님한테 물어 보신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미국 최고의 멋쟁이 배우가 누구냐"고 물어 보았지만 따님도 잘 모르겠다고 하고 당신도 기억을 떠 올리지 못하셨다. 여행자는 행복했다. 마치 배우가 된 듯한 기분, 실제의 외모는 아닌데도 말이다. 선한 사람 눈에는 모든 게 긍정적으로 보이는 가 보다. 배시간도 다 되어 가고 다른 손님 일행들이 와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며 새에덴동상 촬영 DVD를 선물로 주었다. 집에 와서 알았지만 가격이  20,000원이었다. 지갑을 차에 두고 와서 돈을 드리지 못했던 게 죄송스러웠다. 다음에 꼭 한 번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최숙자할머니 - 이 동산을 11년째 가꾸어 온 분이다.

 

사찰인듯 보이는 건물 한채가 불에 끄을린 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섬의 서북쪽도 비경이지만 시간이 없어 계속 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대풍바위 쉼터에서 잠시 바다를 바라보다 서둘러 배에 올랐다.

 

 

 통영으로 돌아오는 길에 배 위에서 노을을 보다.

 

 

 

 

욕지도 안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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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천령의 바람흔적
글쓴이 : 김천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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