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7. 일. 맑음
올 가을에도 오서산을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오서산 아래 상담마을에 살고있는 손위 동서의 고희(古希), 즉 칠순을 맞아서 형제들 모임차 갔다가 새벽 댓바람에 출발하여 후딱 다녀 와서 아침을 먹었다.
억새산행을 즐기는 분들을 위하여 오서산 정상부의 억새상태를 소개한다.
팔각정이 있던 전망대 데크에서..
새벽별이 총총해서 멋진 일출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안고 올랐는데 안개나 구름도 아니고, 시야를 흐릿하게 가리는 연무현상만 자욱하다.
오서산 정상부의 억새는 지금 피어나고 있다.
억새군락 면적이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충남 서해안 제일봉다운 탁트인 전망과 어우러져서 가을이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내친 걸음에 남북으로 이어진 정상부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한걸음에 다녀왔다.
전망대 데크에서 야영을 한 일단의 등산객들
금방이라도 떠오를 것 같던 아침해는 오서산 정상에 도착하고 나서야 연무위로 솟아올랐다.
흐릿한 연무는 바로 쳐다볼 수 없을만큼 찬란한 태양의 빛조차 바래게 만들고 있다.
부지런히 오서산 정상을 갔다 되돌아 오는데 무거운 등짐을 앞뒤로 메고오는 한 등산객(?)을 만났다.
나 못지않게 부지런한 산객이구나 생각했는데 가까이 다가오면서 보니까 그 사람이 앞뒤로 메고 들고 있는 무거운 짐은 아이스크림 통이었다.
멀어져 가는 젊은이를 지켜 보면서 산에 오르는 나 자신과 생존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무거운 등짐을 나르는 그를 비교해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산 정상에 올라오는 산객들은 공통적으로 더위와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얼음과자는 뿌리치가 어려운 유혹이다.
그런 심리와 환경을 타켓으로 한 장사 기법이라면 기법이겠지만 온 몸으로 땀흘리는 정직하고 고된 노동이 뒷바침 돼야 가능한 일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노동하는 그의 모습이 경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무겁게 메고 올라온 아이스크림 남김없이 다 팔아서 품절되는 사례를...
연무가 짙어서 산아래 광천포구 풍경도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전망데크 쪽 능선
상담마을 주차장 옆 동서 집에서 올려다 본 오서산 정상
내걸음으로 빠르게 걸으면 오서산 정상까지 한시간 남짓, 내려오는데는 40분이면 가능하다.
그래서 동서집에 갈 때면 특별히 바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오서산 산행을 하고 오는데 가끔은 저녁에 올라갔다 오고, 다음날 아침에 또 다녀온다.
즉, 저녁에는 노을풍경을 보기 위해서 올라갔다 내려오고, 다음날 새벽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동서 집은 울타리가 없으며 화단을 잘 가꾸어 놓아서 봄부터 늦가을까지 항상 꽃이 끊이지 않는다.
회사 일터에서 바라본 수출부두 너머로의 해넘이/ 121012
'등산&산행기 > 산행후기(종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선봉 송년 눈꽃산행 (0) | 2012.12.31 |
---|---|
덤(?)으로 다녀 온 백화산(주행봉) 겨울풍경 (0) | 2012.12.26 |
팔공산/ 120205 손학규 대표님 일행과 (0) | 2012.10.06 |
무룡임도 휴일 봄나들이 (0) | 2012.04.02 |
무룡산 (0) | 201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