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5. 화. 맑음
월류봉에서 바라본 백화산 원경(멀리 하얗게 눈에 덮인 왼쪽이 주행봉, 오른쪽이 한성봉)
백화산(주행봉) 풍경 소개는 바로 앞에 풍경 카테고리에 소개한 월류봉~월류정 답사에 이은 반짝 산행기다.
이런저런 일로 서울과 평택에서 4일간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나홀로 울산으로 내려가는 길이어서 즉흥적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으례 그렇듯이 꼭 산행을 목적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가벼운 산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차안에 등산화와 배낭은 기본아닌가.
그래도 눈덮인 겨울산행이어서 준비가 부실한 것은 피할 수 가 없다.
스팻츠와 아이젠이 없어서 마음에 걸렸지만 갑자기 구할 수 없으므로 생략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방한복 여벌과 벗어 두었던 내의를 챙겼다.
풍경사진 찍으려고 나섰다가 밧데리 없어서 낭패 겪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카메라와 랜턴 밧데리를 확인하니까 충분하다.
서둘러 들머리를 찾아가서 시간을 보니까 14시 50분, 아무리 짧은 코스를 돌아와도 어둠 내리기 전 하산하기에는 늦은 시각이다.
평소 훈련된 내 두 다리를 믿고 출발이다.
출발 후 약 40분 빠른 걸음으로 쉬지않고 오르자 시야를 가리는 나무숲길을 어느정도 벗어난 능선에 올라섰다.
16시 10분 주행봉 정상, 허술한 장비로 눈길을 헤쳐 올라온 보답으로 눈꽃이 반겨준다.
이쪽 저쪽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날씨가 너무 춥다.
카메라 밧데리를 여분까지 챙겨왔는데 추운 날씨 탓인지 금방 방전(?) 돼버린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방전이 아니라 성능이 떨어지는 것..
이럴 때는 경험, 여분의 밧데리를 따뜻하게 품어주면서 교대하면 된다.
이제 어디로 갈까?
원래 계획은 지난 번 산행 때 미답구간으로 남겨두었던 한성봉까지 내쳐 돌아내려오고 싶었다.
그러나 일몰까지 한시간 밖에 남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성봉 방향으로는 럿셀이 되어있지 않아서 단념했다.
남쪽 코스인 이쪽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하지만 빤히 건너다 보이는 이 곳까지도 좌우가 낭떠러지인 암릉길과 밧줄에 의존하는 오르막 내리막이 꽤 되는데 눈이 덮여 있어서 예상보다 난이도가 높다.
주행봉에서 지나 온 칼바위 암릉
칼날능선 서쪽 아래는 골프장, 동편 아래는 S자 하천이 있고, 다리를 건너온 지점이 산행들머리, 다리 건너편에는 숯가마 찜질방
손이 얼어붙는 것처럼 춥지만 전망좋은 능선에서 해가 지기까지 기다린다.
언제부턴가 산행을 하면 해돋기 전에 산에 오르거나 해가 지고 나서야 하산을 시작하는 습관이 붙었다.
해넘이를 보고 출발해도 하산길은 빤히 내려다 보여서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해가 떨어지고 하산길 말미는 달빛산행이 되겠다.
반달보다는 조금 더 살이 오른 달이 중천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하산할 일만 남았다.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넣되 혹시 넘어지더라도 깨지지는 않도록 방한복으로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도 비싼 댓가를 치른 경험이다.
17시 20분, 심호흡 한번 가다듬고 하산시작, 눈쌓인 내리막은 스키를 타듯이 중력에 내 몸을 맡기면 된다.
18시 10분 차를 세워둔 주차장 도착, 지나는 길에 바람처럼 덤으로 돌아 내려온 주행봉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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