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3. 5. 5. 일. 맑음
코스 : 밤골~숨은벽~백운대~노적봉~산성입구 하산
들머리는 밤골 입구, 휴일을 맞아 본격적인 등산객들이 몰리면 병목현상이 생길 것 같아 산행을 서둘렀다.
막 퍼지기 시작하는 아침햇살을 받아 박무에 살짝 덮여있던 숲도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잎이 피면서부터 색상이 붉은 단풍나무가 어서 오라고 반기는 듯 하다.
밤골 탐방안내소를 들어서서 이곳 굿당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 길이 숨은벽능선으로 통한다.
울산에 비해 서울의 봄은 보름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한달 정도 늦다.
벚꽃, 진달래, 애기똥풀 꽃을 아직도 많이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고도가 낮은 초입에는 연달래가 한창이다.
꽃 모양은 철쭉을 닮았으되 꽃 색깔이 연분홍으로 수줍은 새색씨를 연상하게 하는 꽃이다.
고도가 조금 높아지면서 부터는 아직도 진달래꽃이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었다.
키큰 나무숲에 가려져 있던 등산로를 쉬엄쉬엄 한시간쯤 오르자 비로소 북한산 스카이라인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왼쪽이 인수봉, 오른쪽이 백운대, 그 가운데 낮으막 하면서 하얗게 속살을 드러낸듯한 바위능선이 숨은벽능선
이렇게 보니까 있는듯 없는듯 숨어있어서 '숨은벽'이란 이름을 얻은 것 같다.
출발한지 1시간 30분 정도 지나서 '해골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올랐다.
이제부터 숨은벽능선의 하이라이트가 시작이다.
이쪽에서 보니까 숨은벽 바위능선의 각선미가 워낙 빼어나서 인수봉도 별로고, 백운대 뒷태도 그저 그렇다. ㅎㅎ
북한산은 거대한 화강암이 억겁의 세월을 이어오면서 갈라지고 쪼개져서 풍화작용에 의해 오밀조밀한 바위산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저멀리 오른쪽으로 도봉산 주봉이 보이고 왼편으로 하얗게 빛나는 바위산이 오봉
전망바위 한켠에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활짝 피운 진달래
저 아래 윗부분에 홈이 파진 바위를 일컬어 '해골바위'라고 부른단다.
숨은벽능선은 방금 전 전망바위까지는 호젓한 육산길로 이어지다가 이곳부터 저 앞에 날카롭게 솟은 바위구간까지가 전망좋은 암릉길로 이어진다.
진달래와 어우러진 숨은벽 암릉구간
해골바위가 있는 전망바위에서 지나쳐 온 구간을 돌아본다.
전망바위에는 그새 등산객이 부쩍 늘었다.
북한산 북서쪽 기슭을 보니 봄도 부지런히 산을 오르고 있다.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연녹색 명암이 고도와 비례한다.
사진을 찍느라 지체하는 사이에 앞질러간 한팀이 바라보는 날카로운 암릉구간을 어떻게 지나가지?
자일도 없고, 초행길이라 걱정이 앞섰는데 알고보니 기우였다.
숨은벽능선의 백미인 암릉길
이때까지 앞에 보이는 뾰족한 암릉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기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아래에서 골짜기로 내려가서 계곡길로 올라가는 우회코스였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계곡길로 우회하면서는 여늬 평범한 등산로와 다름없다.
전망도 막히고 돌계단을 오르며 한창 피어나는 들꽃과 새싹, 그리고 나비처럼 팔랑대는 나뭇잎만 시야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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