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기/산행후기(종합)

충주댐 옆 계명산

질고지놀이마당 2015. 1. 27. 07:46

2015. 1. 25. 일. 흐림

 

주말에 충주호반을 지나게 되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제천 금성에서 충주 동량까지 호반 북쪽의 교통이 뜸한 532 지방도로를 지나는 경로를 선택했다.

그리고 충주댐 근처인 동량면에서 숙소를 정한 다음에 일요일 아침 일찍 계명산(774m)을 한바퀴 돌아 내려왔다.

 

충주호반 북쪽 비포장 도로를 지나면서 건너다 본 비봉산(1. 24. 토)

 

 

532번 지방도로는 대부분 비포장 상태였는데 중간에 도로확장 공사구간은 그야말로 뻘과 같은 진창길이었다.

그리고 도로가 물길과 골짜기를 따라서 등고선처럼 이어지다 보니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멀었다.

연료 잔량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고등이 들어온지 오래고, 해가 제법 길어졌음에도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럴리가 없다고 믿으면서도 만약 인적이 거의 없는 오지에서 연료가 떨어지는 낭패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때때로 찾아든다.

 

그런 중에도 이런 풍경이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한 컷~^^*

 

 

동량면에서 일박 하면서 아침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지도를 검색했더니 근처에 계명산이 있었다.

해발 774m라서 만만하게 볼 높이는 아니었지만 내가 빠른 걸음으로 다녀오면 2시간이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충주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라는 점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까 산행코스와 소요시간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새벽 다섯시 반, 아직 깜깜한 어둠속이었지만 충주댐 좌안 휴게소에서 작은 마을을 거쳐 올라가는 들머리는 쉽게 찾았다.

동네를 지나 과수원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첫 안내판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그 흔한 이정표나 시그널도 보이지 않았고, 눈 위에 어지럽게 찍혀있는 발자국을 가지고는 더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휴대폰 지도상의 자기 위치표시를 이용해서 다음 이정표까지는 찾았는데 묘지가 여러기 있는 곳에서 그야말로 미로처럼 발자국이 천지사방 흩어진다.

자세히 보니까 이건 등산화 발자국이 아니라 짐승들이 돌아다닌 흔적이었다. ㅠㅠ

 

이정도 관광지에 있는 등산로라면 길이나 안내판도 잘 돼있고, 찾는 이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출발부터 30분 이상 차질을 빚었다.

길을 찾아 오르락 내리락, 내 경험과 판단력으로 찾기 어려운 길이라면 이곳 지방자치단체의 등산로 관리가 문제 있는 것 아냐? 하는 오만한 생각까지...

겨우 찾아낸 희미한 길 흔적을 더듬어 오르는 동안 올겨울 들어서 다닌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등산로에는 그러나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었고 다른 등산로와 만나는 주능선부터 발자국이 몇개 찍혀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밑에서 볼 때와는 달리 눈이 제법 덮여 있었고 바람골에는 발목까지 빠질만큼 눈이 몰아쳐서 발이 푹푹 빠졌다.

등산을 염두에 둔 일정이 아니어서 겨울 등산화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수기능 없는 목 짧은 경등산화는 금새 축축히 젖어 들었다.

아마 날씨가 무척 추웠더라면 발가락 동상 걸리기 딱이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도착, 배낭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짧은 시간을 쪼개서 힘들게 올라온 이유는 오로지 충주호반의 해돋이와 호수에 반영되는 아침풍경을 내려다 보기 위함인데 날씨가 받쳐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절인연이 닿지 않는 것을 어찌하랴...

다음에 알찬 탐방을 위한 사전답사라고 생각하며 하산을 서두르는데 다음 행사 일정이 앞당겨 졌다는 연락에 마음이 더 급해진다.

 

 

 

 

 

 

하산코스는 가장 짧다고 판단되는 계명산 자연휴양림 쪽으로 길을 잡았다.

하산 도중에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이때쯤 구름 사이로 해가 약간 얼굴을 내밀면서 그나마 시야가 조금 열렸다.

 

 

 

 

 

 

계명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으로 하산, 동량면에서 충주호반 남쪽기숡을 따라 살미면으로 넘어가는 지방도로에 접속했다.

차를 세워둔 들머리까지 약 3km가 떨어져 있는데 행사 일정이 앞당겨 진데다 기다리는 일행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길가로 산책로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었으나 그걸 누릴 여유가 없이 뛰다가 걷다가~. ㅠㅠ

2시간을 예정한 아침산행이 딱 3시간 걸렸다.

 

 

 

 

 

 필자 산행경로, 좌안공원휴게소쪽에서 차를 세우고 출발하여 정상을 오른 다음에 계명산 자연휴양림쪽 하산, 도로를 따라 주차지점까지 이동하는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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