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태풍 홍수에 유실된 현장, 복구는 언제?

질고지놀이마당 2022. 1. 13. 00:45

2022. 1. 9. 토. 맑음

생활오폐수 흘러드는 곳을 답사하러 갔다가 발견한 하천 제방, 물막이 보의 기초, 하천바닥 유실 현장이다.

곳곳에 옹벽이 허물어지거나 기초 및 강바닥이 파여나간 곳(세굴 洗掘 이라 함)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세굴로 인한 문제는 하수관로가 공중부양을 한 곳, 물막이보 지지 돌망태가 다 떠내려 간 곳, 제방 옹벽(호안)이 허물어진 곳, 어도가 내려앉은 곳 등 다양했다.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7월부터 9월까지 집중된다고 봤을 때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지금이 복구할 시기일텐데 필자가 살펴본 현장은 복구공사는커녕 현장실태 파악이나 제대로 된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그 현장을 살펴보자.

수마가 할퀴고 간 상북교 아래쪽 강바닥은 처참했다.

돌망태는 다 뜯겨나갔고 깊게 매설됐던 하수관로도 드러나 있었다.

하천 바닥이 세굴되면서 생얼이 드러난 하수관로

오른쪽 옹벽 하단의 기초도 많이 파여나갔다.

떠내려 온 토사로 강바닥이 높아지면서 어도 상단부를 메워버렸다.

돌멩이는 깨끗한데 강변에서 불피우고 놀다간 사람들이 남긴 나쁜 흔적

답사한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어도가 제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곳(언양파출소 앞 물막이 보)

공중부양중인 하수관로

자체하중으로 인해서 균열이 염려됨에도 응급조치를 한 흔적조차 안보인다.

기초가 모두 파여나가 공중에 뜬 하수관로가 위태위태 한데도 아무런 응급조치도 없이 방치되어 있다.

이곳 옹벽역시 유실된 부분이 많은데도 어떠한 응급조치도 없다.

잡초가 덮여 있어서 심각성이 덜 해보일 뿐이다.

또한 잡초가 이렇게 뒤덮여 있다는 것은 유실이후 방치돼 왔음을 보여준다.

기초를 받쳐주던 돌망태가 유실되어 물막이보 아래로 흐르는 강물

하수관로를 덮었던 토사가 이렇게나 깊고 길게 파여나갔다.

 

답사를 마치며

강물은 인간의 의도대로 얌전하게 차렷자세를 유지하거나 앞으로 나란히 상태로 오와열을 맞추지 않는다.

자연 상태의 물흐름은 흡사 뱀이 기어가듯이 지그재그로 흘러가며 그 유역을 넓게 차지하려고 한다.

이 상태에서는 유실될 옹벽 자체가 필요 없고, 세굴이 일어날 이유도 별로 없다.

 

그런데 인간의 지나친 탐욕이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이 안에서만 흘러라'며 강폭을 좁힌다.

큰 비가 오지 않았을 때야 강물이 다소곳하게 인위적인 경계에 순응하지만 큰 비가 내리면 자연이 돌변한다.

더욱이 기상이변이 점점 심해지면서 태풍과 홍수는 점차 많아지고 강해졌다.

 

물살이 일정 단계를 넘어가게 되면 강 바닥과 물길은 수시로 변한다.

상류쪽 인공구조물 어딘가가 세굴되면, 파여나간 토사는 하류쪽에 수북이 쌓여서 물흐름을 막으면서 피해를 가속화 시킨다. 그래서 복구공사는 매년 되풀이하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이 바보같은 짓을 되풀이 하느라

국민은 세금을 매년 더 내야되고

공무원은 엄청 바쁜듯이 보이며

누군가는 국민혈세에 빨대를 꼽고 쪽쪽 빨아 먹는다.

 

세굴 (洗掘)이란?

세굴은 주로 수류나 파랑에 의해 해안, 하상, 제방, 해저 또는 전환수로의 바닥이 침식되는 것을 말하며
수중에 구조물을 만들면 그에 접하는 토사가 물의 흐름에 의해 세굴되어 구조물의 안정성에 영향을 끼친다.(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