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종주 마지막 사진보기는 장터목에서 출발하여 제석봉-천왕봉-중봉을 거쳐 하산까지다.
다만, 날씨가 좋지않고 어둠이 일찍 내린 관계로 중봉이후의 사진은 찍지 않았다.
제석봉으로 오른다.
새벽 2시 10분에 출발하여 13 시간이 지났으니 어지간한 산행을 마칠정도를 걸은 셈이다.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이 표정에서 읽혀진다.
일방 오르는 대열과 내려오는 대열로 지리산 주능선 산길은 언제나 분주하다.
아침부터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것처럼 흐린 날씨는 용케도 잘 참아 주었다.
제석봉을 오르면서 잠시 베낭카바를 씌우고 비옷을 입는 부산을 떨었으나 이 역시 잠시 지나가는 비로 그쳤다.
전망이 꽉 막힌 것만 제외하면 삼복더위에 화대종주를 하기에는 축복받은 날씨였다.(어찌 다 만족하길 바랄까!)
통천문 오르기 전에 한무리의 패랭이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하늘로 통하는 문을 지난다.
찍사 뒤에 오는 일행 몇 명이 포착됐다.
마침내 천왕봉 정상석 앞에 섰다.(15:42 필자 기준)
화엄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약 13시간 반을 걸어와서 도착했으니 제법 빠른 속도였다.
정상은 다소 쌀쌀함을 느낄 정도의 날씨다.
정상까지 무겁게 짊어지고 올라 온 술병을 모아서 정상주도 나누고
집없는 걸뱅이라면 눈물나올 장면이지만 좋아서 하는 일임에 이 순간은 오르면서의 힘듦에 대한 보상이 되고도 남을 성취감을 만끽한다.
일행의 안전을 위해 어부인을 챙길 여유가 없는 선발대장님 품에 기댄 사모님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고마움의 답례로 기념사진도 따블로 *^^*
조운산방 대빵님 가족도 과연 대단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펼침막이 빛을 발하는 순간, 자랑스런 얼굴들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른탓에 정상석 쟁탈전이 만만치 않다.
오르면 내려가야 하는 법
산은 우리에게 세상을 사는 평범한, 그러면서도 잊기 쉬운 진리를 깨우쳐 준다.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향하는 길, 안개구름이 더 짙어져서 분간이 안될 정도다.
그렇지만 이제 한갓진 길이어서 복잡하지 않고, 어쩌다 올라오는 몇 사람 외에는 거의 우리팀끼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다.
으아리꽃이 지고 난 뒤에 맺힌 씨방이 꽃 못지않은 자태를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봉장을 맡은 산행대장님(죄송하게도 찍사가 규칙을 어기고 앞지르기 했슴다.)
얼마쯤 내려왔을까?
손이 허전해서 정신이 번쩍드는데 정상에서 사진찍는다고 부산을 떨다가 그만 스틱을 두고 내려왔다.
찾으러 가? 말어? 순간의 갈등.. 되짚어 올라갔다. 값이나 가치보다 소중한 것이 스틱 하나에 담긴 의미였기 때문이다.
숨을 헐떡이며 올라간 정상은 돗대기시장같은 분위기가 언제였냐 싶게 고요 그 자체다.
놓아둔 자리에 스틱이 얌전히 있을 턱이 없지.. 허탈함을 안고 내려오려는데 한 쌍의 남여가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갖고있는 스틱이 눈에 익었다.
결례를 무릅쓰고 "저 혹시 그 스틱 주인 맞나요?"
그 분들 고맙게도 아무도 없는데 스틱 혼자 있기에 주인을 어떻게 찾아주어야 할지 고심중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소중한 인연은 되찾았다.
배낭을 회장님이 맡은 터라 달음박질 하듯이 쫓아 내려오는데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컷!
기다려 준 산행대장과 회장님을 중봉에서 기념사진으로 보답하는 것으로 산행모습 담기는 끝이다.(16:44)
이후는 찍을거리도 마땅찮은 데다가 안개구름과 어둠이 일찍 내리는 탓에 촬영조건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카메라를 아예 배낭에 넣었다.
이후 치밭목대피소에서 저녁식사를 겸해 휴식을 취하는 선두대열과 합류한 다음에는 거의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곧바로 대원사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새재를 거쳐 새재마을로 내려가는 코스를 잡은 탓에 남은 하산시간이 녹녹치 않다.
갈림길에서 새재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체력이 바닥을 보이는 산꾼들의 안전을 배려한 것처럼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가 하나 더 남았으니 바로 새재마을에서 대원사를 거쳐 주차장까지의 시멘트포장길 약 7.5km였다.
그 팍팍한 길을 걸으면서 지나치는 차량에 카풀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지 않을까마는 종주산행에 나선 산꾼으로서 자존심이 있지.
여럿이 함께, 혹은 혼자 타박타박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는지 좀 쓰라리고 따가운 것 말고는 근육과 관절 다 견딜만하니 아직 쓸만한 몸뚱이가 고맙기 그지없다.
주차장에서 마지막 주자를 기다리며 하산주를 마시는 것으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들 힘든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화대종주 가장 긴 코스를 걸었다는 자부심과 안도감에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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