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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설경 2/ 촛대봉 일출

질고지놀이마당 2009. 2. 1. 16:27

언제 : 2009. 1. 26~27 양일간

누가 : 아내와 함께 설 연휴 심설산행

코스 : 청학동~삼신봉~세석대피소(일박)~촛대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중산리하산

 

밤새 바람소리가 하늘과 땅을 흔드는 것처럼 요란했다.

밤 중에 나가보니 하늘은 흐려있고, 수시로 불어대는 바람에 잔설이 날린다.

설악산 중청대피소에서 만났던 폭풍한설만큼은 아니어도 한겨울 지리산의 추위도 몸을 움추리게 만들기 충분한 날씨다.

하여 일출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았는데 새벽 하늘을 보니 맑게 개어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는 세석대피소에 남고 카메라와 삼각대만 챙겨서 촛대봉으로 올라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다가 맨 몸으로 오르니까 세석대피소에서 촛대봉까지는 준비운동을 하는 격이다.

7시 25분 일출시간에 거의 맞추어 촛대봉 바위를 오르니 바람이 제법 맵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밝아오는 동녘하늘을 응시하는 잠시의 기다림 동안에 강태공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생각해 본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빛이 환상적이다.

 

그 아래 모습을 드러내는 수많은 봉우리, 산그리메가 다도해을 연상케 한다.

산이 아니라 고요한 아침 바다에 떠있는 크고작은 섬, 그리고 그 사이로 밀려오는 파도의 출렁임 같다.

산바다라 이름을 붙일까, 아니면 바다산이라고 불러도 되려나?

 

 

 

이윽고 찬란한 빛을 발하며 해가 솟는다.

그런데 아쉽게도 해는 동그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냥 구름에 가리웠다가 잔영처럼 길게 퍼진 모습으로 눈부신 빛만 발할 뿐이다.

마주보지 못할 정도의 강렬한 밝음으로..

그리고 그것으로 일출은 끝이었다.

 

 

 

일출 직전까지의 황홀한 여명과 그로 인한 흥분된 기대에 비하면 너무 아쉽고 허망했다.

해의 모습이 대강이나마 드러났을때는 이미 구름 위로 한참 솟아오른 때였다.

하지만 이만큼의 모습이라도 볼 수 있었음은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