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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설경 1/ 삼신봉-세석대피소

질고지놀이마당 2009. 2. 1. 12:23

언제 : 2009. 1. 26~27 양일간

누가 : 아내와 함께 설 연휴 심설산행

코스 : 청학동~삼신봉~세석대피소(일박)~촛대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중산리하산

 

설날 아내와 지리산 산행을 시작하면서 들머리를 청학동 코스로 잡은 것은 두 가지 이유였다.

첫째는 삼신봉에서 보는 지리산 주능선 설경을 조망하고 싶다는 것, 둘째는 정초에 기도발 잘 받는 삼신봉을 거치면서 기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12시에 청학동 탐방안내소를 통과했다.

날씨는 맑은듯 하다가 눈발이 날리기도 하는 들쭉날쭉, 그러나 추위는 심하지 않았다.

내 배낭은 어깨를 짓누를만큼 무거워서 걸음이 더딘 편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아내의 걸음이 자꾸만 뒤쳐진다.

허리와 고관절이 아프다는 이유로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후유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때문에 삼신봉까지 오르는데 1시간 반 걸렸다.

 

삼신봉에서 보는 지리산 주능선은 천왕봉에 걸쳐있는 구름 때문에 정상부가 보일듯말듯하다.

 

 

  내삼신봉(쌍계사 방향)

 

반야봉 방향은 구름이 더 많은데 짧은 순간 어두워지면서 눈발이 몰려온다.

 

 

삼신봉에 머무는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눈발이 두어차례 지나갔다.

잠시 지나가는 비처럼 눈발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시야가 열리는 그런 날씨다.

 

외삼신봉

 

 

삼신봉까지는 다녀간 발자국이 있었으나 이후 구간은 아무도 가지 않았다.

내린 눈이 많지 않아서 전날까지 새겨진 발자국을 살짝 덮은 수준이라 길은 문제가 없지만 길을 덮다시피한 좌우의 세죽잎에 쌓인 눈을 털면서 지나야 한다.

내가 앞서고, 아내가 뒤따르는 행군은 전세를 낸 듯이 조용하기만 하다.

두 시간여 걸어왔는데도 뒤 돌아보니 삼신봉으로부터 그다지 멀리 오지 못했고, 가야할 목적지는 까마득하니 보이지도 않는다.

 

걸음이 더딘 아내와 보조를 맞추려니 이동시간이 마냥 늘어지고, 마음은 조급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

그러는 사이에도 반야봉 쪽에서 날아오는 눈발이 몇차례 지나갔다.

원래는 장터목대피소까지 가려고 했는데 이런 속도라면 어둠 내리기 전에 세석대피소에 닿을지도 걱정이다.

 

거림쪽 계곡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삼신봉 출발한지 2시간 20분쯤 지난 지점이다.

 

 

삼신봉 출발한지 2시간 반이 지나서야 석문을 통과했다.

좀 지나면 대성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거기서 세석까지 1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니까 마음이 놓인다.

 

 

이후 완만하지만 오르막인데다 눈이 점점 많아지니까 아내의 발걸음도 따라서 더 무겁다.

그렇다고 뭐라거나 나무랄수도 없는 일, 보조를 맞추어 걷다 보니까 어둠이 내려서야 세석대피소에 도착했다.(18:12) 

4시간이면 닿으리라 예상한 거리(10km)를 6시간 넘게 걸렸으니 계획을 수정하여 세석대피소에서 묵기로 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세석대피소에서 행군을 마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음 날 촛대봉 일출과 장터목까지 걸으면서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세상만사 세옹지마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아후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