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기/산행후기(종합)

화왕산 억새산행 1

질고지놀이마당 2013. 10. 15. 07:07

2013. 10. 13. 일. 맑음

 

필자가 속한 테니스 동호인 모임에서 창녕지역 동호인들의 초대로 교류모임차 방문길에 동행했다.

하지만 나는 공식 테니스 대회에 단 한번도 출전해 본 적이 없는, 따라서 교류전에 끼일 처지가 못된다.

그럼에도 일행에 끼게 된 것은 뭐랄까,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꼴난 사진실력을 추켜 세우며 사진기록을 남겨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다.

 

그러니 교류전 게임에는 도통 마음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산행, 그것도 지척에 화왕산이 있으니 마음은 온통 화왕산으로 달려갔다.

더욱이 화왕산은 가을억새 산행의 대명사여서 지금이 제철, 딱이었다.

그리하여 아침일찍 눈을 뜨자마자 산으로 내달렸다.

바로 이모습 산아래로 운해가 깔려 있는 풍경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을 것인가?

 

 

 

 

사실은 5시쯤에는 일어나서 산행 출발을 하려고 생각했으나 전날 산중 농성장에서 추위에 떠느라 잠을 설친 탓에 넘 피곤했던지 늦잠을 자고 말았다.

피로에 지친 몸을 잘지은 한옥의 따뜻한 온돌방에 뉘였으니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평소에 알람 맞추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알아서 눈이 떠지는 편인데 원체 피곤했던 탓인지 문밖이 훤해서 퍼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까 6시 20분이 넘었다.

 

산행을 포기하는 마음으로 마당으로 나왔더니 주인장께서도 따라 나오신다.

그런데 묵었던 집이 화왕산 자락의 제법 높은 기슭이어서 들녘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였고 들녘에 하얗게 운해가 깔려 있었다.

내 기준으로의 아침산행 시간이 좀 늦기는 했지만 더 이상 머뭇거릴 게재가 아니었다.

마침 주인장의 친구분께서 아침일찍 차를 가지고 오시는 바람에 그분의 도움을 받아 산행 들머리로 내달렸다.

 

바지는 츄리닝을 입고, 신발은 테니스화... 내 몰골이 우스꽝스럽게 보일수도 있었지만 남들이 어떻게 보는 것에 개의치 않고 경보하듯 산을 올랐다.

조금이라도 늦게 오를수록 운해의 모습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이라 차량으로 이동하는 구간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에 서문까지 실제 걸어 오를 거리는 1.4km 남짓

늦잠을 잔 것만큼을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만회를 한 셈이다.

 

 

 

 

07시 20분쯤 서문에 올랐다.

6시 20분에 일어나 이런 저런 준비를 좀 하고, 차량이동을 했다 치더라도 얼마나 빨리 치고 올랐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산객은 거의 없고 등산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아주머님 두 분이 전을 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상과 배틀바위 어느쪽을 먼저 갈까? 정상에서 보는 억새보다 남쪽으로 많이 깔린 운해가 먼저다 싶어서 배틀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제부터는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다.

보고 느끼고 카메라에 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베틀바위에서...

 

 

 

 

 

 

아침햇살이 퍼지는 것과 비례해서 산아래 운해는 빠른 속도로 퍼져 오르기 시작한다.

 

 

 

동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상부 능선 한바퀴 사진찍으며 널널하게 돌면 거의 완벽한 산행을 마치는 거다.

십중팔구는 금지되어 있을 야영텐트가 몇 동 보인다.

 

동문쪽 성벽이 아침햇살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나고..

 

 

 

 

 

동문을 거쳐 능선을 타고 정상 쪽으로...

 

 

 

 

 

 

 

 

 

 

나머지 풍경은 2편에 이어서~~~

 

<후기>

누구나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찌질이도 안되거나 못하는 분야가 있다.

전자를 일러 타고난 소질이라 할 것이고, 후자를 일러 도무지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면(그것이 일이든 놀이든 운동이든 간에) 즐겁고 재밌고 능률이 팍팍 오른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은 심신만 고되고 즐겁기는커녕 고역이고 재밌때까리도 없고, 능률이 오를 리가 없다.

 

필자의 경우 운동을 해보면 그런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테니스는 정말이지 나하고는 지독하게도 궁합이 안맞는 것 같다.

게임을 하게되면 승패를 떠나 박진감있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상대방한테도 미안하고 파트너에게 민폐다 싶어서 위축된다.

 

하지만 산을 떠올리는 순간, 내 몸도 마음도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ㅎㅎ

테니스 교류모임에 참석해서 머릿속으로는 내내 산행할 궁리만 하는 것이 실례되고 독단적인 행동일 수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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