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기/백두 한라 지리 설악 덕유산

남덕유산의 힘찬 기상 & 근육질

질고지놀이마당 2015. 2. 3. 07:00

2015. 2. 1. 일. 맑음

영각사~남덕유산~서봉~육십령 방향 갈림길-경남(덕유)교육원-원점회귀

 

나홀로 산행을 작심하고 왔다면 어제 당일치기로 북덕유~남덕유를 종주하려고 욕심을 냈을 터인데 이럴경우 교통편이 큰 애로다.

하여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주말엔 북덕유산(향적봉)을 여유있게 탐방하고, 일요일 아침 일찍 영각사 탐방안내소를 출발했다.

 

영각재에 도착하기 직전 해가 솟았다.

탐방안내소에서 영각재까지는 계속 계곡을 따라서 오르기 때문에 해돋이 장관은 고사하고 주변지세조차 살필만한 포인트가 없다.

영각재 주능선에 올라서도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철계단이 설치된 암봉 돌출부까지 올라서면 비로소 전망이 탁트인다.

 

막 떠오른 아침햇살을 받아서 붉은 빛이 감도는 가운데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서 뻗어내린 지능선들이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듯이 힘이 넘친다.

 

 

짧게 지나버린 매직아워, 철계단 하나 더 오르는 사이에 붉은빛은 사라지고 푸르스름한 응달쪽 색감이 기온이 차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앞에 봉우리가 삿갓봉, 가운데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무룡산, 저 멀리 하얗게 보이는 산이 중봉이다.

 

 

남덕유산 오름길의 병목구간

등산객이 많을 때 주말이나 휴일 한낮에 이곳을 통과하려면 속절없이 기다려야 할 정도로 병목현상이 힘한 구간인데 한겨울 이른아침이라 아직은 한산하다.

 

남덕유산 서봉에서 육십령을 지나 남쪽으로 힘차게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

중간에 바위가 보이는 암봉이 할미봉

 

 

 

 

 

지리산 주능선

 

 

암릉 철계단 구간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정상

 

 

동편으로 펼쳐지는 산그리메

왼쪽 높이 솟은 봉우리가 수도산(?)으로 짐작된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북덕유산(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남덕유산에서 건너다 본 서봉의 북쪽과 남쪽

 

 

남덕유산에서 영각재~남령재를 지나는 진양기맥능선

 

 

 

 

사선으로 흘러내린 골짜기 아래 사각형으로 하얗게 보이는 곳이 하산길에 목표로 삼은 경남교육원이다.

백두대간 길에서 교육원을 거쳐서 산행들머리까지는 미답구간이어서 사전에 지도를 세심히 관찰하고 전망포인트에서 지형을 관찰했다.

초행길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시야가 확보되는 조건이면 설사 길을 찾지 못하더라도 방향만 어림잡아서로도 찾아 갈 것 같다.

 

서봉 직전 헬기장에 비박산꾼들이 세찬 바람부는 정상에 거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아침식사를 하는지 왁자지껄하다.

휴대하기 편한 작고 가벼운 텐트가 아니라 부피와 무게만도 만만치않을 중형천막 주변에 초병처럼 늘어세운 비박배낭을 보니 1개분대급이 넘는 것 같다.

 

 

 

 

서봉에서 보는 전망도 남덕유산 못지 않다.

몇년 전에 대간산행을 따라 걸으면서 이 구간을 여름에 지났는데 구름과 안개로 거의 전망이 없었던 아쉬움을 이번에 곱배기로 보상받는 기분이다.

아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고는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지 않는 고집이 있어서 왠만하면 부채꼴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늘 찾아보고 출발한다.

그리하여 하산길은 서봉을 거쳐 대간길을 따라 육십령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덕유교육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점찍어 두었다.

 

 

 

 

 

서봉과 남덕유산(우)

서봉에서 육십령 방향으로 하산길에 접어들자 육십령에서 출발하여 대간길을 걷는 산객들이 줄지어 행군하듯이 올라온다.

영각사 방향으로 하산하면 병목구간에서 지체하는 산꾼들에게 눈총받기 십상일텐데 그에 비하면 이 코스는 한적한 편이다.

 

대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경남덕유교육원 방향으로 접어들자 조금 전까지 저자거리 같은 번잡함은 사라지고 이내 인적없는 호젓한 산길로 변한다.

그리고 길도 좋고, 많은 사람이 다져놓아서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지않을까 하는 염려는 기우였다.

교육원을 목전에 둔 계곡을 건너면서 다시금 어름장 밑으로 흐르는 봄을 만끽하면서 덕유산 쓰리고 산행을 마감한다..

 

 

 

 

덕유교육원 운동장에는 눈이 녹지않고 하얗게 덮여있다.

따뜻한 햇볕을 받는 남쪽 기슭이라서 주변 숲에는 눈이 거의 다 녹았는데 제법 넓은 면적이 하얗게 빛나고 있어서 정상에서도 교육원 위치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누군가 지극정성으로 발자국을 내어 하트모양을 만들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