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본말이 전도된 동천강 준설현장 / 하천정비 명분으로 골재 채취가 목적?

질고지놀이마당 2019. 11. 26. 18:26

답사한 날 : 2019. 11. 26. 화


지금 동천강에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냐?

파내도 너무 깊이 파내고 있었다.

이것이 정녕 재해예방을 위해서 하천 바닥을 정비하는 공사란 말인가?

아니면 주 목적은 돈이되는 골재를 채취하기 위한 것이고, 표면상 내세운 명분은 하천 정비공사인 것인가? 





지금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하천 바닥의 높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보인다.

시진 왼편의 다소 높게 보이는 곳이 하천 중심부인데 이곳은 평평한 하천 바닥보다 1~1.5m쯤 높다.

따라서 중심부 하상처럼 높아진 부분을 평평한 바닥높이로 걷어 내거나 평탄작업을 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중장비가 하고 있는 작업은 정상적인 높이인 평탄한 하찬바닥에서 2~3m 깊이까지 모래를 파내는 중이었다.


왼편 차가 서있는 곳은 제방 위가 아니라 제방보다 한참이나 낮은 둔치에 조성된 산책로다.

둔치 산책로 아래로 하천바닥이 보이고, 하천바닥보다 훨씬 깊게 모래를 파내는 모습이 마치 운하를 파는 것처럼 보인다.



아래 사진에서 맨 왼쪽 높은곳이 동천강 제방이다.

그 아래로 둔치가 조성되어 있으며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서 자전거가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가 모래가 퇴적된 하천 바닥이다.

그런데 정상적인 높이로 보이는 하천 바닥에서 약 2~3m 깊이로 모래를 파내고 있었다.


아래 현장을 보면 지금 벌이고 있는 공사는 누가봐도 하천 정비가 목적이 아니라 골재채취가 목적이다.

그렇다면 하천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골재채취 허가를 내준 것인가?


골재채취작업을 하는 곳 위쪽 하천 중심부에서 상류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하천 중간에 높게 퇴적된 곳은 어느정도 덜어내야 할 부분은 이런곳이다.(오른쪽 높은 곳이 하천 중앙이다.)

같은 하천이 아래 보이는 것처럼 절반은 깊이가 2m이상 깊게 파여나가고, 절반은 오른쪽처럼 모래가 높게 퇴적되어 있다는 것이 낯설다.

아마도 이전에 왼편의 깊은 곳을 먼저 파낸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같은 장소에서 하류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강변 오른쪽에 보이는 아파트는 중구 서동과 장현동 일대

멀리서 봤을때는 높낮이 차이가 별로 안느껴지던 하천 바닥이 가까이서 보니까 이렇게 차이가 난다.

갈대가 덮고 있던 왼쪽은 모래가 남아있고, 급류에 쓸려간 오른쪽은 깊이 파이고 자갈층만 남았다.

동천강 바닥이 반반으로 나뉘어서 북구 쪽(동쪽)은 하상이 높고, 중구 쪽(서쪽)은 깊게 파여 나가면서 자갈층만 남았다.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다기 보다는 인공적인 개입으로 보인다.


다시 상류를 바라본 모습

깊게 파인 곳과 높게 퇴적된 곳의 높이 차이가  족히 3m는 넘어 보인다.


강건너 시례동, 시례천을 지나는 시례교가 이곳 위치를 알려주는 단서다.


시래천과 합수되는 부근 하천 중앙부의 퇴적층


하류에서 강바닥을 너무 깊게 파내니까 상류가 이렇게 영향을 받는다.

보아래로 물흐름이 빨라져서 바닥의 모래자갈층이 다 파여나갔다.

물은 더 급류가 되고, 기초가 유실되어 강가의 축대도 무너지고 보 아래 기초도 드러났다.




이곳을 직적 건드리지 않아도 물흐름이 이렇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서편 둔치를 이루는 축대가 허물어졌다.



급류로 변한 물살에 모래는 다 쓸어가고 자갈층만 남은 하천바닥

하류에서 모래를 파내는만큼 상류의 모래가 떠내려가서 채워주니까 언뜻 봐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상류의 하천바닥은 이렇게 변하고 있었다.




같은 하천바닥인데 이곳은 너무나 낯선 모습이다.

하류에서 골재채취를 하는만큼 상류는 급류가 된 물살에 하천바닥이 파여나가서 삭막하게 변했다.


보 아래는 서로를 묶어놓은 콘크리트 구조물과 큰 바윗돌만 남고 하천 바닥은 물길을 따라 깊게 파여 나갔다.

과연 이런 하천정비사업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골재채취를 허가했다고 하더라도 허가받은 양만큼만 파내서 반출하는지 여부도 감시단이 지켜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과도한 골재채취로 축대가 무너지고 보가 떠내려가면 또 세금 들여서 보수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이거야말로 하천에 빨대를 꽂아놓고 국민들이 내는 피같은 세금을 빨아먹는 꼴 아닌가?



하천 바닥이 깊게 파여나가면서 보 아래쪽의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이처럼 삐뚤빼뚤 기울어져 있다.


고래채취가이뤄지고 있는 현장과 기초가 많이 유실된 보 위치다.

<추가, 울산시 담당자와 통화내용>교통건설국  건설도로과 김**주무관

나 : 동천강에서 진행하는 준설작업의 공사목적과 내용이 뭔지 알려달라.

답 : 최근 10년간 준설을 하지 않았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쓸려내려온 토사로 하찬 바닥이 높아져 있다. 올해도 태풍 홍수가 잦았다. 현재 하고 있는 공사는 높아진 하천 바닥을 준설하는 공사다. 골재채취가 목적 아니다. 준설과정에서 나오는 골재는 입찰을 통해서 매각한다.

나 : 준설할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현장을 가서 보니까 준설을 목적으로 하는 공사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준설이 목적이라면 적정 높이 하천 바닥에서 2~3m나 깊게 파야 할 이유가 없지않은가?

답 : 그럴리가 없다. 

나 : 내가 어제 직접 현장을 가서 확인한 내용이다. 사진도 찍어놨다.

답 : 현장에 나가서 확인해 보겠다.

나 : 현장에 공사목적과 시행청, 시공사를 알리는 팻말도 없다.

답 : 다 설치해 놓은 것으로 알고있다.

나 : 무슨 소리냐, 근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는데 표지판 안보인다. 공사현장이 이동하면 이동하는 곳에 설치해야 맞지 않은가?

답 : 확인해보고 조치하겠다.


결론적으로

통화내용을 종합하면, 어제 포스팅을 하면서 예상했던 그대로다.

골재 채취가 주 목적이 아니고, 높아진 하천 바닥을 준설하는 것이 공사목적이다.

그런데 현장을 보면 주객이 뒤바뀌어 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 다시한번 설명하면 이렇다.

유사시 강물이 범람하지 않도록 강 양쪽으로 대략 2층건물 높이의 제방이 있다.

제방 아래로 대략 1층 건물높이보다는 약간 낮은 안전지대 성격의 둔치가 있고 둔치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 둔치도 여간해서는 물에 잠기는 경우가 드물다.

그 아래로 우리가 다니는 길처럼 물이 흐르는 하천 바닥이 존재한다.


그런데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토사가 쌓이면서 하천 바닥이 높아짐에 따라 물 흐름을 방해하게 되는데 쌓이는 곳만 있는 곳이 아니라 깊게 파여나가는 곳도 있다.

그래서 때때로 (예를들면 10년에 한번 꼴로) 물 흐름을 방해하는 지장물(즉 퇴적된 모래층)을 걷어낼 필요성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높이의 하천 바닥보다 높은 곳은 걷어내고, 깊에 파인곳은 메꾸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공사를 한다면야 시민들도, 시민단체도 시비를 걸 이유가 없다.(다만 환경단체는 모래톱이나 억새 등 자연상태를 최대한 그대로 두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지금 공사현장을 가보니까 정상높이의 하천 바닥보다 2~3m 깊이로 모래를 파내고 있으니까 골재채취가 목적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되는거다.

다시한번 예를 들면 사람이 다니는 길가운데 지장물이 쌓여서 그걸 치우는 공사를 하라고 했는데 지하1층 깊이로 땅을 파내고 있는 것과 같다.

파내는 땅이 아무 쓸모가 없는 흙이라면 파라고 해도 파지 않을 것인데 문제는 동천강 모래는 돈이되는 노다지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