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동천강 준설공사, 골재채취 의혹 2탄(동영상)

질고지놀이마당 2019. 11. 28. 19:50

답사일자 : 2019. 11. 27(수)


내 블로그에 포스팅한 내용을 보고 지역 기자들에게서 현장을 안내해 줄 수 있냐는 연락이 왔다.

바라던 바여서 오후에 함께 현장을 가기로 약속했다.

그에 앞서서 오전에 시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용을 확인했다.(통화 내용은 앞에 답사기에 추가했음)


오후 2시경 기자들과 함께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때 뜻밖의 상황과 마주쳤다.

어제는 열심히 모래를 파내던 중장비가 오늘은 쌓아놓았던 모래를 퍼다가 깊게 파냈던 하천바닥을 도로 메꾸고 있었다.

오전에 내가 전화를 걸어서 문제제기를 했을 때 담당자는 "그럴리가 없다"고 부인했었는데 그 사이에 어떤 작용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동영상 1


동영상 2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11월 26일 (화) 오후에 확인한 공사현장이다.
마치 운하라도 파는 것처럼 정상적인 하천바닥보다 2~3m 더 깊게 모래를 파내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 뒤인 11월 27일(수) 오전에 시청 담당자에게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고 오후에 기자들과 다시 현장취재를 갔더니 되메우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럴리가 없다'고 부인한 시청 담당자가 공사업체에 연락하여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동천강 준설공사가 이뤄지는 현장을 단면도로 그려서 다시 한번 설명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동천강 바닥은 중앙부분은 퇴적토가 많이 쌓여있고, 동천서로쪽으로 평상시 물이 흐르는 곳은 깊이 파여나간 상태다.

따라서 재해예방을 위한, 즉 물 흐름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준설작업이란 퇴적된 부분은 걷어내고, 깊게 파여나간 부분은 메꾸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아래 그림에서 화살표로 표시한 것처럼 지극히 정상적인 하천바닥을 2~3m 깊이까지 모래를 파낸 것이 26일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준설공사를 명분으로 골재채취가 목적이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담당공무원은 아니라고 부인했고, 현장에 가보니까 되메우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더 웃기는 것은 양질의 모래를 애써 파냈다가 되메우기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공무원이나 공사업자는 '평탄작업을 하는 것이다'라고 변명할 것이란 예측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27일 현장을 확인한 언론기자들의 질문에 예상했던 그대로 '평탄작업을 하는 것' 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평탄작업이 필요한 곳은 위 그림사진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천 중앙부분에 자연적으로 높게 쌓인 퇴적토를 가지고 깊게 파여나간 부분을 메꾸는 일이다.

현장사진을 통해서 다시 설명을 하면26일 현장을 갔을때 2~3m깊이로 파내던 곳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준설을 할 이유가 없는 곳이었다.

왜냐하면 오른쪽 둔치를 조성한 축대하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곳 하천 바닥은 정상적인 높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서는 거의 평평해 보이지만 노란 화살표로 표시한 하천 중앙부는 둔치 높이만큼 퇴적토가 쌓여 있어서 이 부분이 준설해야할 지점이다.


아래 사진에서 높은 부분을 하천 가장자리 제방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퇴적토가 높게 쌓인 하천 중심부다.

즉, 넓은 동천강 강폭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강물이 흐르는 서쪽은 깊게 파였고, 동쪽은 퇴적토가 쌓여 있다. 


지금 공사를 하고있는 구간에서 동쪽 제방 둔치 아래 하상은 정상적인 높이여서 파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곳을 운하 파듯이 깊게 파내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준설 빙자한 골재채취 의혹을 제기하자 '그럴리가 없다' 부인하고는, 부랴부랴 되메우는 작업을 하는 현장 딱 걸렸다.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사진과 동영상이 필자에 의해 고스란히 채록되었다.


동천강 하류의 강바닥을 지나치게 파냄으로써 상류에 있는 횡단보와 하천바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현장이다.


홍수에 대비하여 하천 범람 및 유실을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치수담당 공무원들에게 생물종다양성과 환경적인 고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렇지만 동천강 준설공사 현장을 살펴보니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이뤄지는 공사를 보면 재해예방이란 목적조차 역행하는 문제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준설을 명분으로 한 동천강 모래채취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준설작업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길을 따라 떠내려 오는 모래 자갈이 모래톱을 형성하고 퇴적된 모래 위에 풀이 자라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고기와 철새들의 서식지이기도 한 공간을 인간 중심의 관점과 필요만 가지고 마구 파헤치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역행하는 폭력이다.

다만 재해예방을 해야 하는 것도 공무원들의 책무임으로 준설공사를 하더라도 필수불가결한 곳으로 최소화 해야 한다.

그리고 업자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수시로 현장을 확인하고, 이런 공사의 경우는 민간감시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끝>


부록 / 동천강 골재채취의혹을 보도한 언론기사 링크

[오마이뉴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591062


[울산제일일보] http://www.uj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182


[울산매일신문] http://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2515


[뉴시스] [오후 5:24]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91127_0000843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