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환경 노동분야

자연파괴 반 환경공약을 반대한다.

질고지놀이마당 2020. 3. 4. 12:07

지난 2월 27일 울주군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소속의 서범수 예비후보가 천상천을 복개해서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천상지역의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야 환영할 일이지만 자연하천을 복개하겠다는 발상는 반 환경적이다.


첫째, 자연을 지배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 중심의 발상이다.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고, 자연환경에 대한 고려는 더더욱 없다.

그야말로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나쁜 공약이다.

일시적인 편의를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면, 망가뜨려진 환경에서 사람도 살 수 없게 된다.

지금 기후위기 비상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둘째, 잘못한 정책의 결과를 자연파괴와 국민세금으로 해결하겠다는 면피성 공약이다.

문수산 기슭에 아늑하게 자리잡았던 범서읍 천상리는 도시확장과 더불어 '상전벽해'가 되었다.

대대로 사이좋게 살았던 시골마을 정취는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고, 서 예비후보도 인정한 것처럼 주차지옥으로 변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범서초등학교 하나뿐이던 동네에 초중고가 새로 생겼다.

입주민이 늘어나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니까 당연히 상가도 늘어나고 주차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도시개발을 누가 입안하고 승인했는가?

기본적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주차수요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반 상가와 단독주택지를 수용하는 대규모 택지개발도 마찬가지다.

지금 천상지역 일대의 주차난이 심각한 이유는 잘못된 도시개발의 표본이다.

즉, 정치인이 정치를 잘못한 결과이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행정을 잘못해온 결과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치, 잘못된 행정을 책임졌던 정당에서는 그 책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부터 우선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누구의 잘못이든 천상지역의 주차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자연하천을 복개해서 주차장을 확보하겠다니 이런 것이 대책이고 공약인가?

천상천은 지금도 이미 상당부분을 인간들의 편의를 위해 강제로 성형수술 받은 것처럼 직선화되고 콘크리트 축대로 폭이 좁혀진 상태다.

길을 내고 주차장을 만드느라 하천 한쪽은 다리를 놓듯이 복개를 한 것과 같다.


그나마 남아있는 자연하천을 제대로 살릴 생각을 해도 부족할 판에 복개를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다니 매우 유감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개발을 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잘못된 개발의 결과로 초래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다시 자연을 더 파괴하는 악순환의 대책은 대책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자연하천을 복개해서 공영주차장을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반대한다.


범서초등학교 옆에서 하류(태화강)쪽을 바라본 모습

천상천은 이미 한쪽 편을 빼앗긴 반신불수 상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듯이 건기에 말라버리는 천상천은 잦은 봄비 덕분에 실개천 모습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었다.

한쪽은 자연 그대로, 한쪽은 인간의 편의를 위한 통행도로와 주차장 확보를 위해 점유 당한 상태다.


반편이나마 자연상태로 남아있던 천상천은 양쪽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 구간에 이르자 옴짝달짝 못하는 신세가 된다.

콘크리트 옹벽에 의해 차렷자세로 직강화 되고 목을 조르듯이 몸통을 촉죈다.  


보아하니 하천 바닥을 자연화 시켜보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 같다.

양쪽에서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위압적인 옹벽과는 언밸런스이긴 하지만 이런 노력만이라도 가상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가상하기는 개뿔

비교적 맑아보이던 하천 물이 탁도가 심해진다 싶었는데 1차 오염원으로 짐작되는 곳이 나타났다.

천상천을 따라서 오수 채집관로는 매설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천상천 수질이 이렇게 탁해진 이유는 뭘까?

오수관로에서 오수가 새어 나오거나, 오수를 오수관로가 아닌 우수관로로 내보내거나, 아예 우수와 오수 분리배출 개념이 없거나~ㅠㅠ 


이곳부터는 자연하천 구간이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및 신흥 주거지역이 끝나고 예전부터 살았던 자연촌락 모습을 간직한 곳이어서 오수배출이 많지는 않을 터인데 계속 오염된 하천수가 흐른다.

오염원을 찾아서 하천을 따라 상류로 상류로 올라가도 오염원은 나타나질 않는다. 


중간을 건너뛰고 훨씬 더 상류로 올라가자 예상대로 문수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흐른다.


그리고 이어서 나타난 천상 평천 도랑살리기 팻말

지역의 기업체가 이곳 마을 주민들과 협력으로 도랑을 살리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표지판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곳 하천도 자연하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인공적으로 바뀌어 있고, 더욱이 하류쪽은 1.2km를 복개하겠다니 도랑살리기 구호가 무색해진다.


미래통합당 서범수 후보가 공영주차장 조성을 위한 두가지 방안 중 하나인 천상초등학교와 벽산아파트단지 사이의 협곡을 매립하겠다는 현장이다.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보이는데 일부는 텃밭으로도 개간하고 대부분은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볼썽사납게 제멋대로인 이곳을 잘 정비하면 자연훼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주차공간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상천을 복개하겠다는 구간 약도


천상그린코아아파트와 천상청구그린타운 1,2차 아파트 단지 사이를 흐르는 천상천은 이미 숨이 막히는 지경이다.

콘크리트 옹벽으로 몸통을 조이고 직강화시켜놓은 이곳을 복개하겠다는 것은 아예 자연하천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현장 답사를 통해서 떠오른 또 한가지 생각은 기상이변으로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복개를 했을 경우 재해 유발 가능성이다.

유사시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나무와 구조물 등이 교각에 걸치기만 해도 위험한데 긴 구간을 복개한다는 것은 재해요인을 만드는 것과 같다.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잦은 울산의 특성상 재해요인을 만드는 것이란 점만으로도  천상천을 복개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미래한국당 서범수 예비후보의 공약발표를 보도한 언론기사>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 울주군 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서범수 예비후보가 27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서읍 천상지역의 주차난 해결을 약속했다.

이날 서 예비후보는 "경기침체로 인한 폐업 등으로 공실 상가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울주군의 12개 읍면 중에서 범서읍 천상리 상가지역은 그 정도가 가장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음식점을 이용하거나 잠깐 차를 정차해 물건 하나 사는 것조차 힘든 주차난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폐업과 공실 상가가 하루가 멀다고 늘어나면서 상가는 상가대로, 인근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예비후보는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대표, 전문가 등과 함께 여러 차례 현장을 답사해 범서읍 천상지역에 약 600면의 추가 주차공간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서읍사무소 앞 회전교차로부터 천상그린코아아파트 1단지까지 약 1.2㎞ 천상천 구간을 폭 6m로 복개하고, 가로 2.5m, 세로 5m의 사선주차 방식의 주차장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럴 경우 380면의 주차장 조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 예비후보는  천상초등학교와 벽산블루밍아파트 사이 임야 협곡을 매립해 면적 약 2750㎡에 220면의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