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동아리/풍경사진

돋질산에 올랐어라

질고지놀이마당 2020. 8. 13. 16:47

2020. 8. 9. 일. 갬

 

돋질산에서 바라 본 태화강 너머 북구 전경

명촌에서 효문역과 연암동을 거쳐 동대산 자락으로 휘어지는 S자 노선이 정겹게 조망된다.

안정된 직장을 찾다가 울산에 정착한 지 만 41년,

당시에 현대차직원 대부분은 나이가 젊은 향토예비군이었다.

 

예비군이 연대 규모였기 때문에 훈련을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받았다.

돋질산이 건너다보이는 태화강변 갈대밭에 각개전투 훈련장이 있었다.

달콤한 휴식시간에 교관들이 펼치는 5분 드라마는 인기 짱이었다.

그중에서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하나 있었는데...

 

"저 건너편 전망 좋은 돋질산 정상에

삼성 이병철 회장이 별장을 지으려고 터를 닦다가

용이 되려던 구렁이가 불도저에 깔려서 죽었고,

그 불도저 기사도 벌을 받아 죽었다."

 

전설따라 삼천리 수준의 이바구였지만 귀가 솔깃했다.

다른 교관이 또 들려줘도 지루하지 않았다.

왜냐면 빡시게 훈련을 받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실제로 돋질산 정상에는 짓다가 만 건물 잔해가 30년 넘게 있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던 돋질산에 얽힌 전설...

그런데 언제부턴가 건물잔해는 보이지 않는다.

궁금증을 품은지 41년 만에 돋질산에 오를 기회가 생겼다.

 

<사진설명>

돋질산 정상은 예상과 달리 전망이 트이질 않았다.

키만큼 자란 잡초가 전진을 막았고, 군부대 초소도 오래 방치되어 있어서 마치 DMZ 분위기가 느껴졌다.

돋질산에서 나무숲을 헤쳐가며 바라본 국가산업공단

돋질산에서 바라 본 태화강역 뒷편부터 야음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녹지

기억을 되살려 보니까 태화강 뒷편에 아카시 나무와 잡목이 제멋대로 자란 녹지는 한동안 쓰레기매립장이었다.

오랜세월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심고 가꾸지 않아도 그 환경에 맞는 나무와 풀이 자라면서 숲의 형태가 된 것이다.

울산도서관 지붕이 일부 보이고, 숲속에 골프연습장 그물망 팬스도 보일 것이다.

사진 하단에 태화강 역에서 여천5거리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이는데 이 도로 건너편 숲이 모두 야음근린공원 부지였던 곳이고,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공원부지에서 해제 되면서 LH공사에서 공공임대아파트를 짓겠다는 곳이다.

 

그렇게 되면 울산석유화학단지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막아주는 차단녹지 역할을 하던 숲의 절반이상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야음근린공원을 아파트단지가 아니라 현재보다 더 울창한 숲공원으로 조성하도록 시민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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