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25. 북구 자원화시설 관련

질고지놀이마당 2008. 6. 24. 15:48

 

 

  이상범 (2004-09-15 10:20:58, Hit : 731, Vote :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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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화 시설과 관련하여 주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구청장 이상범입니다.
그간의 구정에 대한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리며, 최근 음식물 자원화 시설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구청에서는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데 주민들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주민들께 머리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해를 돕기 위해 그간의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립니다.

4년(48개월) 임기 중에서 벌써27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간 여러 가지 어려운 현안문제가 많았습니다만 음식물 자원화 시설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현안사업입니다.
의회로부터 예산과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승인을 받은 지 21개월이 지났습니다만 시설부지가 위치한 중산동 주민들의 절대 반대에 막혀 있습니다.
'대책위'로 시작한 반대운동은 '비상대책위'로 전환하여 공사현장에 천막을 치고 물리적으로 막는 사태로 발전하였습니다.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수 없는 북구청의 입장

북구 자원화시설은 2005년부터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여 가장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처리 시설을 갖추겠다는 목표아래 국비와 시비 27억여원을 지원 받아서 시작한 사업입니다.
2001년 자원화시설을 결정할 당시 충분한 여유가 있었으나 현재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올 연말까지도 준공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남해 음식물자원화시설 내부 모습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비대위'에서 주장했거나 구청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하여 심도 있게 검토한 결과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에 저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시설을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다른 곳으로의 이전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북구청이 처한 입장입니다.

북구청에서는 '비대위' 및 주민들에게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공사업체에게 공사를 재개하도록 통보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업체는 지난 9월 13일부터 공사를 재개하였으며, 앞으로는 업자의 책임 하에 공사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물리적인 공사방해가 계속된다면 업자는 부득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게 될 것입니다.

예산 편성 및 부지선정은 2001년도 확정

자원화시설은 전임자 시절인 2001년도에 확정되어 예산편성 및 부지선정까지 진행되어 북구 의회에서 승인 받아야 할 여러 가지 절차를 거치고, 다만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승인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취임 후, 전임자 시절 이뤄진 사항에 대하여 법적으로나 절차상, 그리고 환경 측면에서 하자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변경 없이 그대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라서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도 한차례 부결된 후 2002년 12월 3일 마침내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승인을 받음으로써 모든 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의회에서 승인을 받은 다음날부터 반대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16대 대통령 선거기간이어서 북구청으로서는 그 어떤 홍보활동도 할 수 없는 시기였는데 이것이 주민들에게는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도 없이 비민주적으로 추진한다는 공격거리가 되었습니다.

평행선 대화 끝에 2003년 12월 착공

대선 기간동안 주민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어버린 탓에 뒤늦게 주민 설명에 나선 북구청의 노력은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습니다.
그간 대규모 반대집회도 수 차례 있었고, 방송토론, 공청회, 토론회도 많이 개최했지만 늘 평행선일 뿐이었습니다.

공사 현장에서의 반대 시위 장면

대화를 통해 뭔가 하나씩 오해가 풀리고, 합의점이 찾아져야 하는데 처음에 들고 나왔던 반대이유가 설득력이 없다싶으면 다른 이유를 또 들고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반대 대책위와의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고, 마냥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업체선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이 2003년 6월입니다.
그리고 8월 업체선정을 거쳐 2003년이 다 저문 12월 20일에 착공을 하였습니다.

공사 일시 중단 및 부지이전 모색

공사를 착공하자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반대 대책위'는 '비대위'로 전환하여 대규모 집회, 촛불시위, 깃발 달기 등 다양한 쟁의 전술로 구청을 압박하면서 얼마 앞으로 다가온 17대 총선을 활용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혔습니다.
특히, 표를 의식해야 하는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비대위'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를 줄이고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이 공사와 맞물려 발생하는 주민들간의 갈등을 더 이상 방관할 수가 없어 부득이 잠정적으로 공사를 중단 시켰습니다. 이는 총선당시 주민들간의 갈등을 염려한 여러 주민들의 건의도 함께 포함된 사항이기도 합니다.

북구청에서는 공사를 일시 중단한 이후 5개월 동안 '비대위'에서 주장한 부지 이전 가능성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방안을 찾아보았으나 모두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동안 북구청에서 검토한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북구관내인 매곡 지방산업단지에 짓는 방안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산업단지 설치목적에 위배되고, 만약 이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부지확보(평당 48만원선) 및 침출수 처리대책, 장소변경에 따른 설계변경과 비용증가, 기 투자비 손실 등 20억 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소요됩니다.

둘째, 남구관내인 성암동 매립장 혹은 용연 하수처리장으로의 이전 역시 불가였습니다.
여유 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남구청, 남구의회 및 남구 주민의 반대가 따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다른 구청에서 우리 북구에 자원화 시설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예산 측면에서도 관내 이전의 경우와 비슷한 추가비용 부담이 따릅니다.

세 번째는 조승수 국회의원이 제시한 대안으로써 역시 남구 공단지역 안에 있는 시 소유 자연녹지였습니다.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적극 검토해 보았으나 역시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지난 8월 16일 국회의원, 구청장, 북구의회 의장이 함께 박맹우 시장님을 방문하여 공단 내 시유지에 건립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으나 법적인 문제와 남구청 및 남구의회의 반대 예상 등 제반 사정을 들어 불가하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이 안 역시 막대한 추가비용 부담이 따릅니다.
결국 현재 착공한 공사를 재개하여 가능한 빨리 완공시키는 것 밖에는 방안이 없습니다.

사실과 너무나 다르게 과장된 피해의식

주민들은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너무나 과장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대위'나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핵심적인 반대사유는 악취, 파리 모기 등 해충, 교통혼잡, 경관훼손 그리고 이러한 사유로 인한 재산가치 하락과 지역발전 저해 등입니다.
주민들이 염려하는 사항들이 단 한가지라도 사실이라면 구청장인 제가 먼저 반대하고 방침을 바꿨을 것입니다.

만약 강제로 지었다 하더라도 주민들이 주장한 내용 중에서 한가지라도 문제가 된다면 가동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주민들은 "그럼 구청 앞마당이나 구청장 사는 화봉동에 지어라"라고 합니다. 물론 화가 나서 하는 말이지만 불신이 너무나 깊습니다.

주민들이 이렇게 무조건적인 반대로 돌아서게 된 이유는 쓰레기 매립장 또는 소각장이 들어온다고 악선전된 이유가 큽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마치 70∼80년대 쓰레기 매립장처럼 하루 종일 쓰레기차가 들락거리면서 악취와 쓰레기 먼지를 날리고, 파리떼가 득실거리는 시설로 단정합니다.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도 한 몫

한편, 지리적으로 변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교통도 불편하고 문화 복지시설이 전무하며, 아이들 교육여건도 좋지 않은 등 낙후되어 있다는 소외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시설은 다 다른 곳에다 지으면서 왜 중산동에는 기피시설을 짓느냐는 것이지요.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자원화시설 반대를 위한 본질적인 사유는 아닙니다.

중산동 기적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있는 어린이들

저는 초기엔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보면 오해가 풀리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자원화시설로 인한 악취나 해충, 교통난 유발 등 피해 가능성 유무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사항들입니다.

그리고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구 재정이 허락하는 한 최우선적으로 문화 복지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만 한번 쌓이기 시작한 불신은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또 다른 반대 사유가 되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의회 속기록을 보면 강혁진 전 의원은 '조건부 동의'

애초 이 문제를 다루던 제 49회 북구의회 2차 정례회(2001.12.4) 속기록을 보면 현재 부지에 대한 북구의회 의원들의 열띤 토론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중산동이 지역구인 강혁진 전 의원이 가장 많은 발언을 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조건부 동의'였다는 점입니다.
즉, 인센티브만 준다면 유치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당시 강혁진 의원이 발언한 순서대로 요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친환경적 차원에서는 당연히 해야되는 것이지만 하필이면 이 지역에 들어와야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들어옴으로 해서 공원이나 뭔가를 하나 해주고 넣으라는 것입니다. 휴식공간도 만들어 주면서 이런 것도 유치시켜야지 땅 여유가 조금 있다고 무조건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 자신이 환경운동을 하고 있지만 음식물쓰레기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활용공간을 만들어 줄까 고민하는 의원으로서 이런 식으로 주민공간을 만들어주지 않고 들어온다면 저는 반대합니다."

"오지 말라는 것은 아닌데 인센티브 20억원 주지 않으면 못 들어옵니다."

"인센티브 20억원 안 되면 그 자리는 안 됩니다."

"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 하필 농소2동에는 들어오는 것마다 대형민원이고, 주민들 휴식공간은 안 주면서 이런 것을 자꾸 넣느냐는 것입니다."

"농소2동에는 문화시설이나 생활도시기반의 혜택을 단 5%만 받아도 이것을 유치하겠습니다"


강혁진 전 의원은 지금 비대위 위원장을 맡아 반대투쟁을 이끌고 있습니다.
"우리지역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라 지역발전이나 인센티브에 대해선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시공과 공개적인 운영, 지역발전을 논의할 때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소모적인 투쟁이 아니라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가지고 의논할 것을 간곡히 제안합니다.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반대는 불신과 대립만 조장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악취나 해충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완벽한 시공과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방안을 함께 모색할 때입니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한 요구에 대하여는 구청장의 권한과 북구 재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의 지원을 다시 한번 약속합니다.

중산동 발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14억원이 투입된 기적의 도서관은 이미 개관하여 아이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동천강 둑을 이용한 자전거 전용도로 및 산책로와 교량을 포함해 十八억원을 투입하여 이미 포장을 끝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12억원을 투입하는 중산동 어린이공원은 부지매입을 완료하여 문화재 발굴 중에 있습니다.
미니 인조잔디구장은 부지를 물색 중에 있으며, 동천강변 생태공원 조성은 동천강 정비 및 고수부지 조성공사와 더불어 더 완벽하게 조성할 것입니다.

중산동 자전거 전용도로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이화중학교 신축이 2006년 3월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구청에서 해야 할 행정적 지원과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약 170억원을 투자하는 동천강 정비사업 중 확보한 43억원으로 중산동 구간부터 올해 우선 착공합니다.

이 공사가 끝나면 동천강변엔 생활체육시설과 생태공원 조성 등 잘 가꿔진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입니다.
이상 이미 투자가 끝났거나 진행중인 사업만 하더라도 당시 강혁진 의원이 조건부로 요구했던 인센티브 20억 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균형 발전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저는 취임이후 지금까지 주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켰다고 자부합니다.
자원화시설을 짓는데 따른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주민들께서 염려하는 악취와 해충, 교통혼잡, 경관훼손, 지역발전 저해와 재산가치 하락 등의 문제는 결코 없도록 하겠습니다.

자원화시설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에 대하여 주민참여를 보장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복지, 도로,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위해 매년 10억원 인센티브도 별도의 약속으로써 여전히 유효하며 분명히 지킬 것입니다.

이제 중산동은 소외되고 낙후된 변방이 아니라 발전하는 북구의 관문이며 문화·복지·교육시설에서 앞서가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제 명예와 정치생명을 걸고 분명히 약속드리며, 다시 한번 간곡하게 주민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