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정치/질고지칼럼

27.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언론보도 유감

질고지놀이마당 2008. 6. 24. 15:55

<북구청에서 추진한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언론의 왜곡보도를 접하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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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언론보도 유감


북구청에서 추진한 관내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국제신문(10. 2 보도)과
울산 mbc(10. 3저녁 및 10.4 아침 전국)의 보도는 사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편파적인 보도다.
이 기사가 의도하는 바가 과연 주민의 알 권리나 건전한 비판과 견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국제신문은 10월 2일자 사회면 톱 5단 기사로
'울산 북구청, 기업에 비용 전가, 공무원 끼워넣기'
'근로자 해외 연수 강요 '말썽'
이라는 제목으로 아주 부정적인 보도를 하였으며,
울산mbc 역시 '세금으로 노조 해외연수'라는 제목 하에 같은 맥락으로 보도했다.

두 언론사가 비판적으로 제기한 핵심은
첫째, 세금으로 노조간부 해외연수를 시키는 것
둘째, '현장 노동자 해외연수'라고 하면서 노조간부 중심으로 짜여진 점
셋째, 기업 측에 연수비 일부를 부담하게 한 것
넷째, 연수단에 '공무원을 끼워 넣은 것' 등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과연 언론 보도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이 기사가 공익 목적에 부합한 것인지 쟁점별로 확인을 해 보자.

우선 북구청에서 노조간부 해외연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나라 경제 문제에서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노사문제로서 안정적인 노사관계야말로 경제를 살리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첩경이다.
따라서 현장 노조간부들이 선진국 노사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노조간부의 해외 연수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대공장 노조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이미 노사 공동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규모가 작은 노조는 막대한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하여 추진할 수도 없고, 그런 기회를 갖기도 어렵다.
회사나 행정관청에서 연수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회사나 관에서 원하는 곳이나 관광지를 방문함으로써 '연수'라기보다는 관광성에 치우침으로써 '관광유람'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현장 노조 간부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제대로 된 연수' 기회를 갖기 어렵다.
북구청에서는 이처럼 부정적으로 비쳐진 '해외유람'성 연수가 아니라 알찬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일선 노조간부들이 부정적 시각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첫째, 구청에서 노조간부 해외연수를 지원하면 안 되는가?

앞에 잠시 설명했듯이 북구청에서 노조간부 해외연수를 추진하게 된 동기는 일선 노조 간부들에게 선진노사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노사관계 안정에 기여하고자 함이다.
경제계 대표나 일선 기업 대표들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단, 선진 기술견학, 연수, 박람회 등등의 이름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아도 이를 문제삼는 경우를 못 봤다.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지원사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자신이 1995년도에 정무장관실 예산 지원으로 15일간 유럽과 미국의 선진 노사관계 연수를 다녀온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당시의 연수는 지금도 보람을 느낄 정도로 알차고 유익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유익한 경험을 일선 노조간부에게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노사의 공동발전과 노사관계 안정에 기여하려는 것인데 이를 문제시하는 시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둘째, 노조간부들로 연수단을 구성한 것을 문제삼는 것에 대하여

기자는 공문 제목에는 '현장노동자 해외연수'라고 되어있는데 연수단이 노조간부 위주로 구성한 것이 큰 문제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이다.

북구청에서는 처음부터 일선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를 추진했다.
그 이유는 선진국 노사문화를 보고 와서 노조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구청에서 이 사업을 입안하고 의회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도 '노조지도자 해외연수'로 표기되어 있으며,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보면 명백하다.
연수 프로그램을 보면 이번 연수가 현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수인지 지도자급에 있는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래 사업추진 의도가 어떤 목적의, 누구를 대상으로 한, 어떤 내용의 해외연수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당초의 취지가 중간에 변질됐다면 비난 받아도 마땅하다.
하지만 북구청에서 추진한 것은 일관되게 노조간부 해외연수였다.
북구청에서는 기자의 취재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설명했음에도 기사는 바뀌지 않았다.
표현이 '현장노동자'냐 '노조간부'냐 하는 용어의 차이는 문제의 본질이 아님에도 취재기자는 그것을 꼬투리 삼아서 비난하고 있다.

셋째, 공무원을 끼워 넣었다는 것에 대하여

언론 보도는 '공무원 끼워 넣기'라고 비난하면서 "돈 내고 가는 연수를 생색은 구청이 내고 기업은 들러리 서는 꼴" 이라고 기업측의 불만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이 부분 역시 사실과 다르다.

당초 노조간부 연수를 계획하면서 구청장이 노조간부들과 함께 연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을 잡았으나 구청장이 함께 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서실장을 대신 포함시켰던 것이며, 통상 인솔책임자로 담당 공무원 1명이 동행하기 때문에 2명이 포함돼 있었다.

거기에 공무원노조 지부장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무원 3명이라고 하는데 북구지부장은 공무원 신분이지만 노조대표로 참여하려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 끼워넣기'라는 비난은 지나치다.
연수단에 동행하는 공무원의 경우 별도의 국외여비 예산으로 가기 때문에 '돈은 기업이 내고 생색은 구청이 낸다'는 비난은 터무니없다.
그리고 연수 참가자가 10명 이내로 줄어드는 바람에 공무원은 1명만 동행하는 것으로 축소 조정한 것이 한달 이전의 일이다.

넷째, 기업이 연수비 절반을 부담하는 것에 대하여

당초 계획은 4,000만원의 예산으로 10명 정도를 참가시키는 안이었다.
그런데 연수비 전액을 지원하면 너무 많은 희망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인원을 두 배로 늘리되 부족한 예산은 50% 자부담 방침으로 변경하게 되었다.(최종적으로 41% 부담함)
그런데 일부 경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신청을 받자 신청 희망자가 13명으로 줄더니 그마저도 중도 포기자가 생겨 7명으로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연수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였으나 이미 방문국 노조나 공장, ILO, IMF 등 국제기구와의 스케쥴이 완료된 상태임에 따라 국제적 결례도 문제라서 강행하게 되었다.
공문을 두 번이나 보낸 이유는 인원이 10명 이내가 되면 여행경비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해 개인당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도 있었지만 처음엔 연수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던 노조 간부들 중 참여가 가능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추가 신청을 받았던 것이다.


구청에서 참가자 신청을 받으면서 노조와 회사 양측에 똑같은 공문을 보낸 이유는 노조간부의 해외연수에 회사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물의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책임을 통감한다.
하지만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착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알찬 내용으로 채워지는 노조간부 연수프로그램을 구청이 지원하고 회사가 일부를 부담한다고 해서 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또한, 현장노동자가 아닌 노조간부 중심의 연수를 문제삼는 시각도 이해할 수 없다.
노사관계에 영향을 끼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현장노동자를 보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동기가 의심스럽다.

언론에 제보한 회사 관계자는 '현장노동자 연수라면 기꺼이 돈을 내겠는데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한 연수에 왜 우리가 돈을 내야하느냐'는 볼멘소리를 했다고 한다.
나아가 민주노총 지역본부 국장이 연수단에 포함돼 있었던 것도 문제인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보도를 보면 기자의 시각과 기사의 의도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북구청에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간부들이 함께 가는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다 보니까 너무 타이트하다고 불만인가 하면 한쪽은 오해받을 여지가 있는 관광일정은 하나도 넣지 말자는 입장이어서 이를 조율하느라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연수단 규모가 작아진 이유는 비용 문제도 있지만 프로그램내용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어려운 절충 과정을 거쳐서 조율하고 준비했는데 찬물을 끼얹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못 가겠다는 사람이 또 생기는 바람에 허탈하기 짝이 없다.

북구청에서 추진하는 노조간부 해외연수에 대한 비판기사는 의도가 어디에 있든 결과적으로 기업체가 바라듯이 '말 잘 듣는 착한 모범근로자'를 뽑아서 해외연수라는 이름의 '해외 포상휴가' 보내지 않았다고 트집잡는 격이어서 더욱 실망스럽고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