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8. 12. 30(화) 무척 추운날씨, 강풍은 여전하지만 개인날씨여서 전망 좋은 편(강풍에 날리는 눈으로 가끔 시야 흐림)
누가 : 나홀로
코스 : 중청대피소~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공룡능선(무너미재-신선봉-1275봉-나한봉-마등령)~금강굴~비선대~설악동 하산(약 9시간)
어제 오후부터 밤 새도록 온세상을 날려 버릴것처럼 울부짖던 강풍은 새벽까지도 잦아들지 않았다.
하릴없이 일찍 잠자리에 든 탓에 새벽부터 잠이 깨어 수시로 바깥 동정을 살펴보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어 낙심천만이다.
그런데 동이 트면서 바깥이 소란스럽다.
취사장은 발디딜 틈도 없고, 대피소 안팍이 시끌벅적해서 나가 보니까 거짓말처럼 대청봉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침 식사를 뒤로 미루고 서둘러 대청봉으로 향하는데 추위와 강풍은 그대로인채 다만 시야만 맑게 열려있었다.
삼각대를 설치하여 바람이 눈을 실어 나르는 대청봉 사진을 찍은 다음에 서둘러 대청봉을 오르는데 강풍에 몸이 날릴 지경이다.
이미 떠오른 태양이 구름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도 바람에 날리는 눈에 가려서 흐릿하다.
평소 같으면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차례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너무나 추운 탓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대피소 직원에 따르면 체감온도는 영하 40도쯤(!) 될거란다.
하긴 어제 저녁 무렵에 본 대피소 전광판에는 영하 17도에 초당 풍속이 19m 였으니 해뜰무렵의 강풍속에 느끼는 체감온도는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설상가상, 추위에 노출된 카메라가 수시로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여분의 밧데리를 몸속에 품고 있다가 수시로 교체하느라 장갑을 벗어야 하는 일이 고통이다.
대청에서 중청봉 너머로 조망하는 서북능선
중청에서 S자로 휘감아 돌아간 자리의 귀때기청봉을 거쳐 흐릿하게 이어지는 곳에 대승령이 있고, 그 뒤로 안산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귀때기청봉 건너편이 가리봉과 주걱봉, 한계령에서 올라오면서 힘찬 기상으로 우뚝하게 보이던 봉우리다.
왼편에 아침햇살에 흐릿하게 비치는 봉우리가 대청봉의 남쪽에 자리한 점봉산.
깊은 골짜기는 오색약수터가 있는 곳이다.
북쪽으로 공룡능선의 암봉들이 아침햇살을 받기 시작한다.
그 너머로 마등령, 황철봉, 미시령 등 백두대간길이 이어진다.
다시 중청대피소로 하산길
나는 '통과의례'를 거쳤는데 강풍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대청봉을 올라오고 있는 등산객 몇 명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게 느껴진다.
눈바람 날리는 대간능선 너머로 화채봉과 화채능선도 하얀 눈을 뒤집어 쓴채 힘차게 뻗어있다.
공룡능선의 시작이며 끝이자 갈림길
아래 사진 오른쪽 귀퉁이에 작고 하얗게 빛나는 곳에 희운각 대피소가 자리하고 있고, 조금 지나서 새로 설치한 전망대데크도 하얗게 빛난다.
이곳에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거나 아니면 왼편 능선을 따라 공룡능선길이 시작된다.
신선봉(혹은 신선암으로 표기)
공룡능선의 백미를 한눈에 내려다 본다.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천화대릿지 및 우뚝솟은 봉우리가 범봉
왼편에 주욱 늘어선 뾰족뾰족한 암봉群이 1275봉과 그 주변의 암릉이다.
천화대릿지에서 크고 작은 암봉을 거느리며 우뚝 솟아 있는 범봉은 그 생김새에서 군계일학이다.
일단 중청대피소로 하산하여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동안에도 바람은 잦아들지 않는다.
맑은 날씨인데도 강풍에 날리는 눈이 내리는 눈에 못지않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불이 없으니 차디찬 주먹밥을 먹는데 곁에서 라면을 끓여 먹던 젊은이들이 안돼보였는지 따뜻한 라면국물을 건넨다.
답례로 나는 무겁게 지고 온 석류 반쪽과 배즙팩을 건넸다.
아쉬운 소리를 하면 불을 빌릴 수야 있겠지만 굳이 청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배려할 정도로 산 인심은 후한 편이다.
대피소 안이어서 그런지 혹한 속에서 찬 음식도 먹을만 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하기야 얼음처럼 차가울망정 배고프지 않게 먹을 것과 영양보충을 할 수 있는 것만도 축복이다.
중청대피소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는 대청봉 풍경이다.
중청대피소에서 공룡능선과 화채능선을 바라보는 조망은 정상 못지않게 좋다.
이번 산행에서 찍은 사진들의 선명도가 떨어지고, 잡티가 많이 보이는 것은 카메라(렌즈) 청소불량 탓도 있겠지만 강풍에 날리는 눈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중청대피소의 전망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어느 대피소와 견주어도 으뜸에 꼽힐 것 같다.(아래 사진 참조)
하긴 소청대피소에서 용아장성능선을 중앙에 두고, 왼편으로 멀리 서북능선과 오른쪽으로 공룡능선을 조망하는 전망을 으뜸으로 칠 수도 있겠다.
무너미재 너머로 천불동계곡 건너편을 이루는 칠성봉 집선봉 암릉경관도 뛰어나다.
오른쪽에서 흘러내린 암릉의 끝부분이 설악동 소공원에서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권금성이다.
건너편에 희미하게 누에모습을 한 암봉이 달마봉이고 그 너머로 속초시내 및 동해가 펼쳐진다.
중청대피소에서 소청으로의 하산길
중청봉 너머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구름인지 바람에 날리는 눈가루인지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좋은 풍경에 좋은 길, 번잡하지 않아서 더욱 좋다.
생각할수록 대목이 아닌 평일에 떠나오길 참 잘한 것 같다.
떠나지 못하고, 떠나보내지 못한 빨간 열매위로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뷰파인더로 보는 풍경은 추위까지도 사진에 담기는 것 같다.
중청대피소에서 소청으로 향하는 길 북사면에는 엷은 상고대가 새하얗게 피었다.
그래서 더욱 차갑고 힘차게 보이는 겨울 설악풍경
다음, 설악산 송년 심설산행 세번째로 소개할 구간은 소청에서 희운각대피소 전망데크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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