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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캐년 엔젤랜딩트레일 / 미국서부여행(15)

질고지놀이마당 2010. 8. 23. 17:19

 

<일러두기 / 계속 이어지는 여행기라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앞 뒤 글을 이어보기 바랍니다.>

 

방문 첫날 오후에 아내와 딸과 동행하여 엔젤랜딩이란 곳을 올랐다.

엔젤랜딩에서 조망되는 바위협곡 풍경은 자이언캐년 탐방의 백미여서 별도의 꼭지로 소개했다.

그리고 엔젤랜딩 오르는 등산로만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거리와 볼거리가 될 것이어서 역시 별개의 꼭지로 편집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뭘 모르니까 따라왔지, 엔젤랜딩 오르는 길의 상황을 알았다면 아내와 딸은 절대로 따라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자이언캐년의 비경은 직접 가서 보지 않고서는 100% 실감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엔젤랜딩을 오르는 초입부분에 산책로 수준의 편한길이 끝나고 나면 상황은 급반전한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도무지 길이 없을 것같은 바위절벽인데 오르면서 확인해 보면 용케도 길을 만들어 놓았다.

 

엔젤랜딩으로 오르는 절벽구간의 등산로

위에서 내려다 보면 이처럼 지그재그로 길을 잘 만들어 놓은 모습인데(위 사진)

밑에서 올려다 보면 도대체 어디에 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까마득한 바위절벽이다.(아래 사진)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축대를 쌓거나 절벽을 깎아서 실제로는 걷기 편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이런 식으로..!

바위절벽에 홈을 파서 길을 냈기 때문에 실제로 걸어보면 멀리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안정감이 있고, 안전이 확보되는 길이다.

 

그리고 엔젤랜딩으로 오르는 트레일 중간지점을 지나서 상단부 까지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상태였다.

지그재그 계단을 쌓아서 만든 길이 기다리고 있다.

 

 

위에 엔젤랜딩 트레일에서 상징적인 구간 사진 몇 장을 맛보기로 먼저 소개했다.

지금부터 오르고 내려오는 순서에 따른 트레일 상세보기다.

 

완만한 등산로가 끝나고 거의 직각에 가까운 절벽구간을 오르는 코스를 아내와 딸이 앞질러 오른다.

찍사는 풍경을 찍느라 뒤쳐진 다음에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아 앞질러 갔다가 다시 풍경사진, 따라잡기를 반복한다.

 

 

ㄷ형으로 바위절벽을 파내어 비가 맞지 않을 정도로 길을 낸 구간을 지나며 저아래 계곡에서부터 올라온 구간을 뒤돌아 본다.

바위를 타거나 밧줄에 매달려야 하는 구간이 보통인 우리나라 등산로와 달리, 이녁의 탐방로는 아무리 험한 구간도 신작로처럼 편한 길을 만들어 놓았다.

 

 

직벽에 가까운 구간을 오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올라서 보니까 절반정도의 구간이었다.

그리고 남은 구간은 한동안 완만한 경사길을 지나쳐서 다시 급경사 구간을 올라야 한다.

그러니까 엔젤랜딩 트레일은 전체를 반씩 나누어서 상하 모두에 한번씩 절벽구간을 통과하는 급경사 등산로를 올라야 한다.

 

 

10m가 채 될까말까한 협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바위절벽이 나란히 서있다.

붉은색 바탕에 갈색 빗살무늬가 눈길을 사로잡으며, 그 바위틈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나무들이 경외감을 자아낸다. 

 

  

급경사 계단길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

 

이후 안부까지 올라서면 그곳이 바로 엔젤랜딩이려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안부에서 눈 앞에 보이는 바위봉우리가 있어 저곳이 정상이구나 하고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라갔으나 아니었다.

실은 이 바위봉우리 오르는 구간도 얼음이 무척 위험했으나 난간과 밧줄이 있어서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너머에 더 어려운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쪽이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는 칼날능선을 지나야만 비로소 엔젤랜딩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위능선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고, 안전시설조차 보이지 않는데 그 곳을 오르겠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목숨까지 걸고 무모한 도전을 할 이유는 없으므로 여기서 발길을 돌렸다.

 

아래 사진에서 A지점까지는 난간과 밧줄 등이 있어서 그럭저럭 오를만 했다.

하지만 A지점에서 B지점 중간의 다소 낮은 지점 이후는 도저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양쪽은 까마득한 낭떠러지를 이루는 칼날바위능선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는데 난간도 없고, 아무도 간 흔적이 없었다.

C 봉우리는 사진상으로는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협곡 건너편에 우똣 서 있는 봉우리다.

 

 엔젤랜딩으로 오르는 마지막 난관이 이렇게 떡 버티고 있으니 목숨이 하나인 이상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첫 날 엔젤랜딩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도중에 중간지점에서.

실제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해서 협곡풍경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으나 후보정으로 밝기를 조정한 것이다.

 

둘째날 아침에 나홀로 다시 올랐다 내려오는 과정이다.

눈과 얼음이 녹지않은 상태에서 비가 내리는 바람에 더 조심스러웠다.

 

나보다 늦게, 어제 아내와 딸이 올랐던 곳까지만 올라왔다 내려가는 한 탐방객을 만났다.

그는 나보다 젊어 보였지만 하산을 서두르다 보니까 걸음은 내가 두 배는 빠른 것 같았다.

 

  

중간지점까지 내려오면 쌓인 눈이 사라진다.

난구간을 지났다는 생각에 마음은 벌써 다 내려온 기분이다.

언제 다시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 풍경을 다시 담는 동안 나를 앞질렀던 탐방객이 비가 가려지는 구간에서 협곡 조망을 내려다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음 소개할 순서는 브라이스캐년으로 가기위해 자이언롯지를 출발하여 자이언캐년 국립공원구역을 벗어나기까지의 풍경이다.

카멜터널과 캐년룩트레일까지의 풍경과 9번도로에서 만나는 특이한 풍경 및 눈덮인 체크보드Mt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