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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운전자와 '궁합' 맞아야 최상효과

질고지놀이마당 2012. 12. 12. 14:09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2개월 반정도 운행하면서 연비를 꼼꼼히 체크한 결과 확실시 되는 것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앞에 소개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운전습관이 연비효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알기쉽게 말하면 운전자와 '궁합이 맞아야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겨울철이 되면서 엔진이 워밍업 되기 전에는 연비가 뚝 떨어진다는 점이다.

즉, 하이브리드 성능은 외기 온도와 매우 민감하다고 할 수 있다.

엔진이 냉각된 상태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모든 내연기관의 공통점일 것인 바, 밧데리 성능은 더 민감한 것 같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자.

아래 첫 연비그래프는 지난 12월 9일(일) 아침에 주행한 연비정보다.

울산 북구 화봉동에서 남구 태화로터리 부근까지 이동했는데 시동을 걸고 출발하여 15분정도 지날 때까지 연비가 매우 낮다.

사진에 찍혀 있듯이 전국을 강타한 강추위는 울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외기온도는 -4도를 기록하고 있다.

 

날씨가 매우 추운데다가 일요일 아침이어서 도로사정은 신호등 외에는 막힘이 없었는데도 15분 정도가 지나서야 그린막대로 표시되기 시작했다.

'따뜻한 남쪽나라'인 울산이 이정도라면 훨씬 더 추운 수도권 지역의 경우 겨울철 아침에 엔진이 워밍업 되기 전의 효율저하는 더 심할 것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외기 온도가 하이브리드 효율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비교 그래프도 찍어 놨는데 안타깝게도 지워져 버렸다.

그 그래프는 남구 태화로터리 쪽에서 약 1시간 반 쯤 일을 마치고 아침에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경로에서 표시된 연비정보다.

그래프 자료는 삭제됐지만 목적의식을 갖고 비교해 보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출발 후 첫 막대그래프만 노란색이었고, 이후는 전부 그린막대였다.

그것도 20~25km/리터 를 오르내리는...

 

아침 일찍 시내로 나갈 때나 돌아 올 때나 같은 경로, 같은 운행 조건이었는데 연비정보는 완전히 상반됐다.

차이가 있다면 나갈 때는 엔진의 워밍업 되기 전이었고, 돌아 올 때는 워밍업이 된 상태였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은 외기 온도에 민감하고, 따라서 엔진이 충분히 워밍업 되어 있어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

(이것은 모든 내연기관이 같은 조건일 것이므로 일반차량 운전자들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다시 한번 강추한다.

아래 그래프는 꽤나 길고 가파른 고갯길을 주행하면서 기록한 연비정보다.

울산의 지리를 아는 운전자라면 북구 매곡동에서 마우나오션 골프장을 거쳐 경주 양남 동해안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경사도를 금방 이해할 것이다.

 

<고갯길 오르막 연비정보>

12월 9일(일) 오후 3시경에 북구 매곡산단에서 마우나오션을 거쳐 경북 경주 양남 수렴리~ 울산 북구 강동 정자항까지 이동했다.

수시로 운행을 하고 있었으므로 엔진은 워밍업퇸 상태였고 출발 당시의 연비도 괜찮은 편이다. (맨 오른쪽부터 막대 그래프 1~2번)

그러나 가파른 고갯길에서는 4km/ 리터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맨 오른쪽부터 막대 그래프 3~4번)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고갯길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달리면서는 악셀레이터에 발을 올려놓을 필요가 없다.

가속도가 붙은 바퀴의 힘은 밧데리를 충전하고도 남아서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밟아서 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서 연비정보 막대그래프는 최고점을 기록한다.

 

결론적으로 오르막에서 뚝 떨어지는 연비는 내리막에서 최상의 연비로 어느정도 만회가 된다는 것을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물론, 내리막에서 연비가 좋기는 일반차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자가 충전을 통해서 남는 힘을 저장하고, 그 힘만큼 연료를 절약한다.

이후 고갯길을 다 내려와서 보통 조건의 국도를 달린 연비정보를 보면 하이브리드 연비효과를 알 수 있다.

(아래 막대그래프의 10분 지점부터 왼쪽으로 현재 시점까지가 양남에서 정자까지 기록이다.)

 

<무룡터널 기록>

아래 그래프는 북구 강동동 정자항에서 출발하여 무룡터널을 지나 화봉동까지 주행한 연비정보다.

정자 활어직판장을 출발하여 골목길을 빠져 나오기까지 낮은 연비를 보이고, 잠깐 좋아졌다가 무룡터널로 오르는 오르막에서 다시 연비가 떨어진다.

그 다음에 정점을 찍고 내리막 부터는 다시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만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료절감 효과는 입증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궁합이 맞아야만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강조점이다.

막히지 않는 길을 70~80km/h 속도로 달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연비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 같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샀으니까 아무렇게나 운전해도 연비가 30%쯤 절감될거라고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스럽고 '속았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일 것이다.

 

<추신>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궁금증과 숙제가 하나 있다.

예전에 캬브레터 방식 자동차는 아침에 시동을 걸고 나서 바로 출발하지 말고 3~5분정도 공회전을 시킨다음 운행하라고 권장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시동을 거는 것과 동시에 출발해도 괜찮은(?) 것으로 통용된다.

 

내 생각에도 시동성 좋고, 연료 및 윤활유 공급에 문제가 없으니 바로 출발해도 엔진 성능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가진 궁금증과 숙제란 다름아닌 연비에 관한 것이다.

겨울철 아침에 냉각되어 있는 엔진을 덥히기 위해 공회전을 2~3분정도 시킨다음 운행하는 것과

습관처럼 시동을 걸자마자 곧바로 출발하는 것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연비절감에 더 부합할 것인가?

 

공회전을 시키는 경우 그 시간만큼은 연료를 그냥 소비하는 대신에 주행 조건에서는 연비가 나아질 것이다.

공회전 없이 출발하면 공회전 연비소모는 없지만 주행 조건에서 약 10분 정도(내 운행 경험의 결과) 저연비를 감수해야 한다.

내가 지닌 상식으로는 전자가 맞겠다는 생각인데 이것을 직접 검증해보는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지 궁리중이다.

 

하긴 전자가 정답이라 하더라도 성질급한 한국사람 기질상 촌각을 다투는 출근길에 연비 생각해서 2~3분간 공회전 하면서 기다릴지는 의문이다. ^^*

어쨋든 다음 숙제는 이 문제에 대해 내가 해볼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검증을 해봐야 하겠다.

우선 메이커에서는 어떻게 권장하는지 알아보고 앞선 경험을 지닌 운전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