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記)/국외여행

'물의나라' 캄보디아 여정과 미니킬링필드

질고지놀이마당 2013. 11. 21. 17:30

우기(스콜기간)에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하면 비맞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멋모르고(실은 멤버들이 같은 직장이라 휴가내기 좋은 시기를 택하느라 어쩔수 없었지만) 우기에 갔다가 이틀동안 한나절만 비를 맞지 않았다.~ㅠㅠ

 

씨엠립공항에 도착해서 다음날 오전까지는 날씨가 좋아서 '스콜 그거 별거 아니네?' 싶었는...ㅎㅎ 

 

캄보디아에 왔음을 실감나게 하는 씨엠립공항 건물의 건축양식

 

 

숙소 근처에서

 

숙소 로비 벽면을 장식한 나무로 조각한 '압살라'

 

저녁에 밤거리 구경차 호프집 미팅

실은 이날 저녁도 갑작스레 비가 내렸다.

그래선지 전용버스에는 항시적으로 우산을 준비하고 있다가 나눠준다.

 

캄보디아 도착 둘째날, 그러니까 사실상 온전하게 앙코르왓 탐방을 시작한 첫날 오후부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맑았던, 그래서 더위를 많이 느끼게 했던 날씨였는데 오후가 되면서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벼르고 별러서 왔던 앙코르왓 사원 전경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로...ㅠㅠ

 

그리고 다음날도 왼종일 비가 오락가락,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은 주로 쇼핑샵이어서 그동안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 산책을 했다.

 

 

 

 

워낙에 지대가 낮고 평평한 편이어서 배수가 늦으니까 비가 계속 내리면 도시는 거의 다 물바다로 변했다.

이방인 눈에는 낯설고 불편해 보이는 현상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미니 킬링필드라고, 수백만명을 학살한 폴포트정권의 만행이 간직된 어느 사원을 방문하는데 폭우가 점점 더 심해졌다.

우산이 별 기능을 못할 정도로 퍼붓는 빗줄기에 일행은 도로 버스에 올라갔지만 '현장기록'을 중시하는 필자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만 비를 맞지 않도록 단도리를 해서 유골을 모아둔 곳까지 기어이 다녀왔다.

사진상으로도 선명하게 보이는 빗줄기, '스콜'기간에 방문하면 이러한 폭우속 일정을 각오해야 하겠다.

 

 

 

여기 전시(?)한 유골은 극히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다.

도처에서 학살이 진행됐고, 아무렇게나 집단 매장을 했기 때문에 우연찮게 발견되는 유골도 많은 편이라고.

이곳 역시 터를 닦다가 발견된 유골을 수습한 것이라고 했다.

누구든 재산이 많았거나 손이 고왔거나 하옇튼 부르조아로 손가락질 당하면 총살되었으니 생지옥이 따로 없었겠다.

극악무도한 학살을 자행한 폴포트 정권은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정권 이후 최악의 정권이 아닐까 싶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듯이 쏟아지는 장대비는 무고하게 학살당한 억울한 넋들이 흘리는 눈물일까.

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곳이 부처님을 모시는 사원이니까 부디 부처님의 가호로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했다.

 

장대비 내리는 길가 풍경

 

 

배수가 느린편이어서 도로는 거의다 물바다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별로 개의치않고 일상생활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아마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호된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고로 '치수는 국가경영의 기본이자 기초'라는 상식이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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